폭염에 철갑 뒤집어쓴 채 불구덩이에 처박힌 내 기분을 너희들이 알아?
주인공이 초반에 고통받고 각 잘 재고 무릎 딱 바닥에 처박듯 만주군관학교 졸업하고 남로당 가입하고 체포되고 무기징역 살다가 다시 복귀해서 쿠데타 일으킨 것도 원래 청춘만화 빡세게 찍듯 계획대로 되어간 거지. 보라. 죽은 뒤에도 내 살과 뼈를 그리워하는 자들을. 넘어지고 쓰러져도 내 인생은 길고 내 영화도 길어. 원래 청춘만화의 핵심은 클리셰, 그래야 독자가 안심하는 법이지. 그 독자들을 위해 오늘도 나는 폭염에 철갑을 뒤집어쓴 채 불구덩이에 처박혀 있다. 이게 다 내 계획이다. OK 계획대로 되고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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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북으로 가야 할 시간
이제는 북으로 가야 할 시간
사진 정지윤·글 김동원(〈송환〉 감독)
판문점 선언에 희망과 절망을 왕복하는 사람들. 한반도의 분단과 분단정치는 끝내 이들을 배신할 것인가? 남과 북 위정자들은 모두 2차 송환에 대해선 일절 말이 없고, 서옥렬 선생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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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정현 신부님이 하늘을 바라보는 까닭
문정현 신부님이 하늘을 바라보는 까닭
사진 노순택·글 유현아(시인)
하늘을 바라보는 것, 그것은 희망일 수도 있지만 절망일 수도 있다.바닥을 바라보는 것, 그것은 죄책감일 수도 있지만 상관없음일 수도 있다.그래 그럴 수 있다. 하지만 나는 응원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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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살, 그 후
학살, 그 후
사진 주용성·글 김형민(SBS CNBC PD)
사람 눈도 짐승 눈처럼 빛난다는 거 알아유? 그날 총 겨눈 태극단원 흘낏 쳐다봤다가 소스라쳤다니께. 눈에서 시퍼런 불기둥이 튀는디… 그런 걸 살기라 하나 싶었소. 감나무집 네 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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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사람에게 전하고 싶은 조언
두 사람에게 전하고 싶은 조언
사진 이명익·글 한승태(작가)
지금이야 웃으면서 얘기하지만, 나는 수능 시험에서 수학은 당시 내 나이에도 못 미치는 점수를 받았다. 한국 정치권력의 가장 높은 곳에 자리 잡은 두 사람의 모습은 내 수학 점수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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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감옥에 갔습니다
결국 감옥에 갔습니다
사진 이명익·글 주진우 기자
이명박은 갔습니다.아아, 이명박 전 대통령은 3월22일 감옥에 갔습니다. 시민들의 환호와 가족의 눈물을 차마 떨치고 갔습니다.4대강, 자원 외교, 방산 비리 등 빛나던 혐의는 방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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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수는 정장을 입는다
보수는 정장을 입는다
사진 박민석 신선영·글 임지영 기자
약속이나 한 듯 구두는 검은색이었다. 말끔히 차려입고 도착한 곳은 서울역 광장. 평창 올림픽이 아니라 ‘평양 올림픽’이 될 위기였다. 북한 예술단 점검단이 서울역에 도착하자 인공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