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이야 웃으면서 얘기하지만, 나는 수능 시험에서 수학은 당시 내 나이에도 못 미치는 점수를 받았다. 한국 정치권력의 가장 높은 곳에 자리 잡은 두 사람의 모습은 내 수학 점수를 확인한 부모를 떠올리게 한다. 심지어 엄마 아빠가 텔레파시로 주고받던 대화마저도 닮은 것 같다. “당신이 설레발을 쳐대서 이렇게 된 거 아냐?” “내가 그렇게 했으니까 그나마 이거라도 받은 거야!” 위기의 순간, 우리 가족의 평화를 지켜준 조언을 사진 속 두 분에게도 전해드리고 싶다. 고등학교 3학년 시절 담임선생님 말씀이다. “목표를 낮추면 모두가 행복해집니다.” 어쩌면 대한민국이 행복해질지 몰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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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북으로 가야 할 시간
이제는 북으로 가야 할 시간
사진 정지윤·글 김동원(〈송환〉 감독)
판문점 선언에 희망과 절망을 왕복하는 사람들. 한반도의 분단과 분단정치는 끝내 이들을 배신할 것인가? 남과 북 위정자들은 모두 2차 송환에 대해선 일절 말이 없고, 서옥렬 선생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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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개 없는 비행
날개 없는 비행
사진 신선영·글 김원영(변호사)
한때 무용한 경쟁을 비웃으며 ‘병림픽’이라는 말을 빗대던 이들이 있었다. 장애인과는 아무 관련이 없다고 주장했지만 이 말이 “이겨도 져도 결국 장애인”일 뿐이라는, 패럴림픽에서 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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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TS는 우리에게 무엇인가
BTS는 우리에게 무엇인가
랜디 서 (대중음악 평론가)
방탄소년단의 기록 행진이 계속된 한 해였다.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큰 인기를 누렸고 이는 현재도 진행 중이다. 한국 가요사에서 대형 팬덤의 지지를 받은 아이돌 그룹이야 많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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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 기억은 썩지 않는다
4·3, 기억은 썩지 않는다
사진 김흥구 고현주 주용성·글 허영선(시인·제주4·3
기다려라, 곧 돌아오마던 당신. 뒤돌아보니 사라진, 아직도 안 보이는 그대들은 지금 어디에 있는가. 차마 어떻게 쏘랴 했다지. 하나 된 나라를 소망하던 꿈은 죄였고, 모든 울음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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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정현 신부님이 하늘을 바라보는 까닭
문정현 신부님이 하늘을 바라보는 까닭
사진 노순택·글 유현아(시인)
하늘을 바라보는 것, 그것은 희망일 수도 있지만 절망일 수도 있다.바닥을 바라보는 것, 그것은 죄책감일 수도 있지만 상관없음일 수도 있다.그래 그럴 수 있다. 하지만 나는 응원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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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살, 그 후
학살, 그 후
사진 주용성·글 김형민(SBS CNBC PD)
사람 눈도 짐승 눈처럼 빛난다는 거 알아유? 그날 총 겨눈 태극단원 흘낏 쳐다봤다가 소스라쳤다니께. 눈에서 시퍼런 불기둥이 튀는디… 그런 걸 살기라 하나 싶었소. 감나무집 네 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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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포스터 이전으로 돌아갈 수는 없다
이 포스터 이전으로 돌아갈 수는 없다
사진 김현성·글 서늘한여름밤(만화가)
짜릿했다. 또래 여성이 자신만만한 표정으로 나를 응시하고 있는 것이. 페미니스트와 서울시장이라는 당연하지만 낯선 단어 조합이. 신지예와 눈 마주친 사람들은 그 안에서 무언가 깨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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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카기 마사오 점프
다카기 마사오 점프
사진 이현창·글 이기호(소설가)
폭염에 철갑 뒤집어쓴 채 불구덩이에 처박힌 내 기분을 너희들이 알아?주인공이 초반에 고통받고 각 잘 재고 무릎 딱 바닥에 처박듯 만주군관학교 졸업하고 남로당 가입하고 체포되고 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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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수는 정장을 입는다
보수는 정장을 입는다
사진 박민석 신선영·글 임지영 기자
약속이나 한 듯 구두는 검은색이었다. 말끔히 차려입고 도착한 곳은 서울역 광장. 평창 올림픽이 아니라 ‘평양 올림픽’이 될 위기였다. 북한 예술단 점검단이 서울역에 도착하자 인공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