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핵관 퇴진 도우미’의 점심시간 [포토IN] 김흥구 (사진가) 국민의힘 3·8 전당대회를 앞두고 뒤늦게 당권 도전을 선언한 천하람(전남 순천갑 당협위원장) 후보(왼쪽). ‘이준석 아바타’라는 윤핵관·친윤계의 비난에도 불구하고 2월8일 공개된 여론조사에서 10% 안팎(쿠키뉴스·한길리서치 조사 10.9%, 미디어트리뷴·리얼미터 조사 9.4%)의 지지율을 보이며 단숨에 3위까지 올랐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공식적으로 당대표 출마를 선언한 지 5일 만이다.2월6일 “국민의힘 주류를 왜곡하고 오염시키고 있는 윤핵관들은 퇴진해야 한다”라며 ‘간신배 윤핵관의 퇴진 도우미 아무도 지켜보지 않지만 모두가 공연을 한다 [2022 올해의 사진] 사진 김흥구·글 정지돈(소설가) 친구가 말했다. 있잖아, 어느 날 골목을 지나는데 전기 노동자 한 분이 가로등에 매달려서 작업 중이잖아. 그때 길을 걷던 모녀가 있었거든. 애가 여섯 살 정도 됐나 봐. 위를 보더니 엄마한테 저 아저씨 뭐 해? 그러는 거야. 그러니까 엄마가 글쎄, 수리 중이야. 수리가 뭔데? 근데 골목이 조용해서 전기 노동자 분이 그 대화를 들었나 봐. 아래를 내려다보더니 아저씨는~ 집에 불이 들어오게 공사 중이에요. 밤이 되면 거리에도 불이 들어와야 되잖아요~ 걸을 때 잘 보려면~ 하는 거야. 그러니까 애가 위를 보며 아저씨 아저씨 하는데 그 장 얼굴이 통째로 이야기를 들려준다 [2022 올해의 사진] 사진 김흥구·글 오은(시인) 고향 가는 길, 비전향 장기수들의 얼굴을 가만히 들여다본다. 고향으로 향하는 길에서 역설적으로 고향에 가지 못하는 심정을 헤아리는 것이다. 얼굴에 감정이 실리면 표정이 되고, 그 감정이 길어지면 표정은 굳은살이 된다. 바라보고만 있어도 얼굴이 통째로 이야기를 들려준다.형형한 눈빛을 통해 농밀한 사연을 짐작하고 구불구불한 주름을 통해 그들이 살아온 자취를 살핀다. 앙다문 입술 안에서는 가족에게 끝끝내 전하지 못한 말이 맴돌고 있을지도 모른다. 어떤 말을 해도 귀를 닫아버리는 사회에서 그들의 심신 일부는 여전히 감옥신세를 지고 있다.여 불매운동, 유니클로, 그리고 안중근 김흥구 (사진가) “한국의 일본 제품 불매운동이 유감이다.” 10월30일 일본 정부 대변인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이 정례 기자회견에서 이렇게 말했다. 스가 장관은 한국 대법원의 강제징용 손해배상 판결에 대한 입장에는 변함이 없다고 밝혔다. 일본 정부의 방침에 국내 진출한 일본 기업은 여전히 울상이다. 불매운동 직격탄을 맞은 유니클로의 한 매장을 찾았다. 최근 유니클로 야나이 다다시 회장은 〈닛케이 비즈니스〉와 한 인터뷰에서 “한국에서 우리도 (불매운동 때문에) 엉망이 됐지만 한국을 향해 모두가 싸울 듯이 덤벼드는 것은 이상한 일이다”라고 말했다. ‘흉상’이 되어서도 기다리는 그것, 사죄 김흥구 (사진가) 8월14일 수요집회가 1400회를 맞았다. 1991년 8월14일 김학순(1924~1997)은 한국에서 처음으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임을 공개 증언했다. 2017년 정부는 이날을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기림의 날’로 정했다.“증인이 살아 있는데 일본 정부가 거짓말을 할 수 있나?” 김학순 할머니의 최초 고발은 다른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의 용기를 이끌어냈다. 현재 정부에 등록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는 240명, 생존자는 20명뿐이다. 생존자 6명이 함께 지내는 나눔의 집을 찾았다. 돌아가신 할머니들은 흉상(胸像)으로 ‘ 4·3, 기억은 썩지 않는다 사진 김흥구 고현주 주용성·글 허영선(시인·제주4·3 기다려라, 곧 돌아오마던 당신. 뒤돌아보니 사라진, 아직도 안 보이는 그대들은 지금 어디에 있는가. 차마 어떻게 쏘랴 했다지. 하나 된 나라를 소망하던 꿈은 죄였고, 모든 울음이 죄였다지. 집단 광기, 광풍이 휩쓸던, 70년 전 불지옥의 섬. 설레던 새색시의 밤은 붉은 바다였고, 떠나간 당신을 일 년 또 일 년 기다리던 여인들, 속삭이듯 건네던 늙은 위로. “살암시민 살아진다”던 당신들도 세상을 뜨네. 반세기 국가 공권력이 강요한 망각과 오도의 이름 제주4·3. 자욱한 섬의 트라우마는 언제쯤 걷힐 것인가. 언 땅속에 누운 자들은 말 젖먹이 유해의 증언 제주/김흥구(사진가)·이명익 기자 두 손을 뒤로 묶인 채 엎드린 것처럼 보였다. 제주국제공항 인근 도두동, 4·3 사건 당시 희생된 것으로 추정되는 유해 4구가 발견됐다. 도두동 유해 발굴은 1973년 공항 확장 공사 중에 노출된 유해를 인근 밭에 매장했다는 증언을 토대로 진행됐다. 성인 남성과 여성 유해 각각 1구에 10대 초반 어린이 유해 1구, 그리고 2~3세로 추정되는 영유아 유해 1구 등 4구가 발견되었다. 현장 설명회에 참석한 제주4·3희생자유족회의 한 유족은 “치아도 제대로 안 난 젖먹이 아이들이 휩쓸려 죽었다”라며 울분을 삼켰다. 유해는 DNA 감식을 반짝이는 한강에 흔들리는 어두운 그림자 김흥구 (사진가) 다리 아래 야경은 평온하다. 반면 다리 위에는 자살 방지 펜스가, SOS 생명의 전화가 설치되어 있다. 길이 1400m, 너비 25m 서울 마포대교. 최근 5년간 이곳에서 삶을 놓으려는 이들이 864명이나 되었다. ‘나도 살고 싶어’ ‘지금 내 옆에 있어줄 사람이 없네’ ‘삶에 지친 훈 왔다 감’ 등. 다리 난간에 누군가는 고독과 좌절을, 누군가는 사랑하는 이의 이름을, 또 누군가는 취업을 하고 싶다는 희망을 적었다. 마포대교 아래 한강은 수난구조대의 사이렌 소리가 들리지 않기를 바라며 오늘 밤도 느리게 흘러간다. 노회찬 의원이 떠난 지 79일째, 그가 없는 국감이 시작되었다 글·사진 김흥구 (사진가) 10월10일부터 2018년 국정감사가 시작됐다. 10월28일까지 20일간 이어진다. 국정감사 대상 기관은 지난해보다 50개 늘어난 753개이다. 국감 첫날부터 ‘퓨마를 닮은 고양이’에서부터 ‘인공지능 스피커’까지 언론의 관심을 끌 만한 각종 소품이 등장했다.진정한 고수는 말만으로도 피감기관장의 백기 투항을 이끌어낸다. 이번 국감 땐 있어야 할 그 고수가 없다. 신문지 한 장으로 구치소의 수감자 과밀 수용을 적나라하게 보여준 의원, 매번 촌철살인으로 피감기관장을 꼼짝 못하게 한 의원. 노회찬 의원이 떠난 지 79일째. 그가 없는 국감 ‘녹조’ 금강의 물고기 한 마리 김흥구 (사진가) “4대강 살리기는 생명 살리기 사업입니다. 물과 환경을 살리는 사업입니다. 해마다 땜질식 수질 개선 사업과 재해 복구에 들어가는 수조원의 돈을 근본적으로 줄일 수 있는 사업입니다. 4대강 살리기는 미래를 위한 투자지만 먼 훗날이 아니라 바로 몇 년 뒤면 그 성과를 볼 수 있는 국책 사업입니다.”-이명박, 2010년 6월14일 제42차 라디오 국정연설 산책로 옆 굴뚝에, 다시 사람이 있다 김흥구 (사진가) 75m 높이 굴뚝 위에 사람이 있다. 금속노조 충남지부 파인텍지회의 홍기탁 전 지회장과 박준호 사무장은 지난해 11월12일 서울시 목동 서울에너지공사 열병합발전소 굴뚝에 올랐다. 2015년 차광호 스타케미칼 해고자복직투쟁위원회 대표가 408일간 고공 농성을 벌인 끝에 노사는 새로운 법인 설립과 고용·노동조합·단체협약 3승계 합의서를 작성했다. 회사는 합의 내용을 지키지 않았고 두 사람은 다시 하늘 감옥에 갇혔다. 5월30일이면 200일째 수감이다. 굴뚝이 보이는 풍경. 산책객들이 무심히 지나치는 일상 속 풍경이 아무렇지 않게 다가와 미지의 시간을 껴안은 아이들 사진 이명익 김흥구·글 김애란(소설가) 화면은 얼핏 공평하게 양분된 듯 보이나 죽음의 자리가 조금 더 넓다. 어른 보폭으로 치면 반 보 혹은 한 보 정도. 오른쪽 공간의 정중한 물러섬이랄까 마땅한 양보가 눈에 띈다. 여기 없는 이뿐 아니라 있는 이들을 위한 안배. 복도는 색색의 포스트잇과 형광등으로 화사한데 계단 안으로는 바깥의 자연광만 희미하게 들어온다. 그런데 이상하지. 보다 어둑한 곳이 더 생기를 띠는 건. 공간에 모순을 만들어내는 요소는 하나다. 거기 사람이 있는가 하는 것. 층계참, 한 아이가 나비처럼 하늘로 도약한다. 아이는 온몸으로 빛을 만끽하는 것처럼 보인 진흙탕에 핀 연꽃 사진·글 김흥구 (사진가) 불기 2556년 부처님 오신 날이 코앞이다. 조계사 경내에 내걸린 오색연등은 올해도 어김없이 서울 도심을 화려하게 물들이며 빛의 향연을 펼치고 있다. 어두운 세상을 더 밝히려는 듯, 혹은 어둠을 가리려는 듯 오색찬란한 연등이 유난히 밝게 빛난다.부처님이 말씀하기를 “모든 악행을 하지 말고 온갖 선행을 받들어 행하라. 그리고 스스로 그 뜻을 깨끗이 하라” 하였거늘, 맑고 향기로워야 할 불전은 오늘날 승려들의 도박 파문으로 진흙탕이 되고 말았다. 바람이 거세던 오후, 어지러이 흔들리는 오색연등 사이로 비친 부처님의 미소가 그럼에도 자애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