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기 2556년 부처님 오신 날이 코앞이다. 조계사 경내에 내걸린 오색연등은 올해도 어김없이 서울 도심을 화려하게 물들이며 빛의 향연을 펼치고 있다. 어두운 세상을 더 밝히려는 듯, 혹은 어둠을 가리려는 듯 오색찬란한 연등이 유난히 밝게 빛난다.

부처님이 말씀하기를 “모든 악행을 하지 말고 온갖 선행을 받들어 행하라. 그리고 스스로 그 뜻을 깨끗이 하라” 하였거늘, 맑고 향기로워야 할 불전은 오늘날 승려들의 도박 파문으로 진흙탕이 되고 말았다. 바람이 거세던 오후, 어지러이 흔들리는 오색연등 사이로 비친 부처님의 미소가 그럼에도 자애롭기만 하다.

 

ⓒ김흥구
기자명 사진·글 김흥구 (사진가) 다른기사 보기 editor@sis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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