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겟타 (닉네임·2019년 1월부터 전자책 구독, 부산)

대학을 졸업하고 시간이 흘러 학교가 있던 동네에 가본 적이 있었다. 거리가 많이 변해 있었다. 캠퍼스 건물과 가까운 곳에 있는 상가임에도 불구하고 눈에 띄게 빈 곳들이 보였고, 상당 기간 빈 채로 유지된 곳도 있었다. 〈시사IN〉 제836호 커버스토리 ‘전국으로 확대된 상가 공실 주의보’를 읽고 그때 일이 떠올랐다. 기사를 통해 상가 공실 문제의 심각성을 알 수 있었다.

지방 소도시뿐만 아니라 광역시와 수도권의 신도시, 심지어 서울 내의 특정 지역에서도 상가 공실률이 꽤 높다는 사실이 놀라웠다. 기사에서 지적한 대로 전국적인 상가 공실 문제는 ‘한국식 도시개발’을 더 이상 지속하기 어렵다는 경고일지도 모르겠다. 이러한 현상을 단순히 일부 상권의 쇠퇴로만 좁게 볼 것이 아니라, 자영업자의 비율이 높은 한국에서 상가 공실 문제가 어떤 의미를 갖는지, 다른 부작용을 야기하지는 않을지 논의가 필요한 때라는 생각이 들었다.

독서 관련 예산 문제를 다룬 기사(문체부 예산안 ‘책 읽지 말라’?)에도 눈길이 갔다. 내년 예산안에 독서문화, 서점, 출판 분야에 대한 대규모 삭감이 예고된 것은 너무나 안타까운 일이다. 가뜩이나 어려운 출판시장에 타격이 클 것이 분명하다. 정부에서는 ‘카르텔’을 다시 언급하며 논의 없이 일방적으로 예산을 축소했다. 실체 없는 ‘이념’ 논쟁과 ‘카르텔’과의 싸움을 사회 전반으로 넓힐 것이 아니라 다양한 논의와 합의를 거쳐 정책을 펼쳐나가기 바란다.

 

신다인 (2021년부터 종이책 구독, 서울)

인재(人災)가 끊이지 않는다. 이태원 참사, 오송 참사 그리고 최근 이어진 교사들의 죽음까지. 어떤 때는 뉴스를 보기 무섭다는 생각마저 든다. 매일 쏟아지는 새로운 사건 때문일까. 후속 조치에 대한 기사는 찾기가 어렵다. 그렇기에 이번 〈시사IN〉 제836호에 실린, 이상원 기자의 '오송지하차도 참사 그 후' 기사가 귀했다.

기사는 오송지하차도 참사 이후 유가족들의 심경과 필요한 지원, 사건의 원인, 지자체 대응 등을 담았다. 기사에 따르면, 정부도 지자체도 책임을 지기보다는 오히려 방관하거나 피해자들을 위축시키고 있다. 김승섭 고려대 교수는 “갈등에 대처하는 자세가 한 사회의 실력이다”라고 말한 바 있다. 지금 행정기관의 자세는 한국 사회의 갈등 대처 능력이 처참하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이번 기사를 읽다 이경구 유가족협의회 대표가 사용한 ‘각자도생’이라는 단어에서 멈칫했다. 〈시사IN〉 제824호 기사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국가의 역할을 묻다’에서도 해당 단어가 등장했기 때문이다.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후 정부가 괴담이라며 엄포를 놓는 동안 시민들이 각자도생에 나섰다는 내용이 나온다.

정부가 존재하는데도 각자도생해야 하는 사회라니 씁쓸하다. 홉스는 인간의 자연 상태를 만인의 만인에 대한 투쟁 상태로 정의하며 이를 종식시키고 개인 안전을 보장하는 것이 국가의 본질이라고 했다. 시민들이 각자 살길을 찾는 사회 말고, 정부가 정부로서 작동하는 사회를 바란다. 이를 위해 〈시사IN〉이 인재들에 대한 후속 취재를 해주기 바란다.

기자명 시사IN 편집국 다른기사 보기 editor@sis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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