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겟타 (닉네임·2019년 전자책 구독, 부산)

며칠 전 2024년 신입생이 한 명도 없는 초등학교가 전국 176곳으로 집계됐다는 보도를 보았다. 올해 입학한 아이들은 15년 만에 처음으로 출생아 수 40만명이 무너진 2017년 출생이다. 〈시사IN〉 제860호 커버스토리 ‘합계출산율 0.72명 한국 사회의 성적표’ 기사는 대한민국 저출생 문제를 시의적절하게 다루었다. ‘합계출산율 0.72명’이라는 지표만으로 상황의 심각성을 체감하기가 쉽지 않았는데, 단 두 세대 만에 공동체가 소멸할 수 있는 수준이라는 설명을 보고 가슴이 철렁했다.

정치권이 저출생 문제를 정확히 인지하고 있는지, 그것을 해결할 의지를 가지고 있는지 의문이 든다. 윤석열 대통령이 후보 시절부터 언급한 ‘목표출산율 1.0’은 비현실적이라는 비판을 받아왔다. 저출생 문제를 제대로 다루려면 젠더‧청년 정책을 손봐야 한다는 것을 정책 당국이 인식하는 게 먼저여야 한다.

‘왜 출산이 망설여질까 영유아 부모가 답했다’ 기사는 임신‧출산‧육아를 경험한 사람들의 입을 통해 현금성 지원 대책이 출산율에 미치는 영향을 들어볼 수 있어서 좋았다. 현재 정부와 지자체의 출산 대책은 경제적 지원을 약속하는 내용이 대부분인데, 돈을 주는 것도 좋지만 사회구조도 함께 바뀌어야 한다는 말에 깊이 공감했다.

마지막으로 조형근 사회학자의 칼럼 ‘좋은 의사는 민중과 어떻게 만나야 할까’도 흥미롭게 읽었다. 당시 경성의전의 젊은 의대생이던 이미륵과 유상규의 사례를 통해 시대의 엘리트들이 민중에게 어떻게 다가가야 하는지 고민을 안겨준 글이었다. 현재 한국 상황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조명화 (2021년부터 전자책 구독, 서울)

예전에는 자식이 ‘자산’이었지만 얼마 전에는 ‘부채’였다가 최근에는 ‘사치’라는 말을 들은 적이 있다. 그만큼 한국 사회에서 출산 문제는 부정적인 상황이다. ‘합계출산율 0.72명, 한국 사회의 성적표’라는 김동인 기자의 기사 제목처럼 지금 대한민국은 인구절벽이라는 심각한 사회문제에 직면했다. 왜 젊은이들이 결혼하지 않는지, 왜 아이를 낳지 않는지 등 근본 문제를 진단하거나 대책을 세우지 않고 일회성·선심성 지원만으로 현실을 개선하려는 정부의 태도에 답답함을 느낀다. 근본 대책을 마련하려면 시민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야 하지만 그렇게 하기 위한 제도나 장치도 없는 것 같다. 새로운 생명이 축복 속에서 건강하게 잘 자라나고 충분히 교육받아 사회에 기여하고 편안하게 생애주기를 마칠 수 있는 사회가 되면 좋겠다.

김연희 기자는 ‘굴뚝 오르던 진보 의사’ 정운용씨의 대한의사협회 회장 출마에 대한 이야기를 다뤘다. 정부가 의대생 2000명 증원을 발표한 직후 의료계는 대규모 반대 행동에 나섰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여론 지형에서 고립되고 있다. 정운용 후보는 의협이 보수화를 넘어 극우화되는 경향까지 나타나면서 관심을 보이지 않는 회원이 늘어났다고 지적한다. 그는 최근 의대 정원을 확대하려는 정부의 정치적 의도에 대해 설명하고, 극단으로 치닫는 의·정 갈등을 풀기 위해서는 정부가 일단 물러나야 한다고 말했다. 첨예한 이 사안에 대한 후속 기사를 기다린다.

기자명 시사IN 편집국 다른기사 보기 editor@sis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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