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와의 대화 시사IN 편집국 총 712명. 지난 한 해 동안 〈시사IN〉을 후원해주신 독자분들 숫자다. “심도 있는 탐사보도 부탁합니다!” “독립 언론 잘 되자” “정기구독할 여유는 없지만 작게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합니다” “해외에서도 항상 응원합니다” 등 후원 독자분들이 보내주는 응원 메시지가 후원금 못지않게 〈시사IN〉 식구들의 기운을 북돋는다.2024년도 벌써 신규 후원 독자 명단이 차곡차곡 쌓이고 있다. 후원 독자분들은 “〈시사IN〉 종이책을 매주 눈여겨보다가” “포털사이트나 SNS에서 좋은 기사를 접하고” 등 후원을 결심한 경위를 적어 보내는데, 최근 말말말 시사IN 편집국 “그거(875원)는 (대파) 한 뿌리 얘기.”윤석열 대통령의 “875원이면 합리적인 가격” 발언에 대한 이수정 국민의힘 후보(경기 수원정)의 해석. 3월25일 JTBC 유튜브 〈장르만 여의도〉에 나와 ‘대파 가격 논란’에 대해 대파 한 단이 아니라 한 뿌리라는 주장을 펼친 것. 논란이 일자 3월27일 그는 “사회자의 리드에 따라 언급한 것” “확인해보니 반짝 대박 세일이 맞다”라고 자신의 페이스북에 남겨. “정부가 의붓아버지, 매만 때리고 사랑은 없는 계모 같다.”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3월26일 자신의 유튜브 방송에서 한 발언 10년 만의 부동산 침체 서울 선거에 미칠 영향 신수현 (도시 데이터 분석가) 선거에 관심 있는 사람이라면 매주 혹은 매일 발표되는 여론조사 결과에 관심을 가지게 마련이다. ‘선거 분석’이라는 말은 통상 여론조사와 그 결과에 대한 해석, 이를 바탕으로 한 각종 패널들의 정무적 발언과 스토리텔링을 떠올리게 한다. 하지만 여론조사에 ‘우리 동네’ 이야기는 잘 나오지 않는다. 우리는 우리 동네의 선거에 대해서 얼마나 알고 있을까? 우리는 우리 주변의 사람들과, 우리 동네의 선거에 대해 어떤 이야기를 나눌 수 있을까?〈시사IN〉과 함께한 이번 분석을 통해 자산가격이라는 변수가 선거에 얼마나 세밀한 영향을 끼치는지 살 기억함으로써 잊어버리는 것들 조형근 (동네 사회학자) ※영화 〈너의 이름은〉의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여기 일본 청소년 두 명이 있다. 17세 소녀 ‘미츠하’는 깊은 산골 이토모리에 사는 신관 집안의 무녀다. 다음 생에는 산골 말고 화려한 도쿄의 남자로 살고 싶다. 또 다른 소년 ‘타키’는 바로 그 도쿄에서 고교 시절을 만끽 중이다. 어느 날 놀라운 사건이 일어난다. 둘의 몸이 바뀐 것이다. 불규칙하게, 자는 동안 몸이 바뀐다. 처음에는 실수를 연발하다가 상황을 깨닫는다. 서로의 생활을 위해 규칙들을 정하고, 몸이 바뀐 날 생긴 일을 스마트폰에 남겨 준다. 이 이상한 현상을 극복 웹툰에서 영상으로 국내에서 해외로 박인하 (서울웹툰아카데미 이사장) 코로나19 팬데믹이 많은 걸 바꾸었다. 애초부터 바뀔 방향이었지만, 워프(공간 이동) 장치를 통과하듯 팬데믹이 그 거리를 줄여버렸다. 오프라인 연결이 끊겨버린 상황에서 디지털 커뮤니케이션이 폭발적으로 성장했다. 디지털 커뮤니케이션 중 가장 경제적인 엔터테인먼트 콘텐츠인 웹툰이 급속도로 성장했다. 회귀·빙의·환생(이하 회빙환)을 활용해 현실의 스트레스를 날려버렸다. 매회 독자들에게 쾌감을 안겼다. 네이버, 카카오 등 한국 토종 빅테크 기업의 플랫폼을 활용해 독자들은 편하게 웹툰을 구매했다. 이미 10년 넘게 축적된 사용자 경험은 팬데 사람에겐 어쨌거나 사람이 희망이니까 김이경 (작가) 대기업 임원으로 정년퇴직한 선배는 요양보호사로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두어 해 전 자격증을 딴 뒤 거의 쉬지 않고 방문 요양보호사로 일하는데, 자격증을 따는 이는 많아도 이렇게 -더구나 남성이- 열심인 경우는 많지 않아서 센터에서도 놀란다고 한다. 돌봄 노동에 대한 사회적 편견에도 불구하고 자부심을 갖고 즐겁게 일하는 선배를 보면 든든하다. 선배 같은 이가 많으면 내가 늙고 병들었을 때 집에서 편히 말년을 보낼 수 있을 테니까.그렇다고 내가 요양병원 같은 시설엔 절대 가지 않겠다는 건 아니다. 늙으면 여기저기 탈이 나고 병원 신 새로 나온 책 시사IN 편집국 오리들케이트 비턴 지음, 김희진 옮김, 김영사 펴냄“인생에 금이 간다는 걸 알면서 왜 여기에 올까요?”캐나다 앨버타의 한 오일샌드 개발 현장에 있던 큰 연못에 죽은 오리 수백 마리가 떠올랐다. 석유를 채굴하는 과정에서 유독성 물질을 걸러낸 물을 그대로 흘려보낸 것이 집단 폐사의 원인이었다. 이야기의 끝에 다다르면, 떼죽음 당한 오리들은 이곳 ‘싱크루트 오일샌드’ 공장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에 대한 비유임을 깨닫게 된다. 가난이 싫어서 공장으로 온 ‘평범한’ 사람들이 가난보다 더 서늘한 노동권 침해와 성폭력, 산업재해, 환경파괴를 겪으며 김민수가 돌아왔을 때 이주노동자 제도는 얼마나 바뀌어 있을까 박중엽(<뉴스민> 기자) 〈시사IN〉 제861호에는 ‘한 이주민 전문기자가 만들어낸 변화’ 기사가 실렸다. 통근버스를 운행하던 중 미등록 이주노동자 단속을 나온 법무부 공무원 11명을 다치게 한 한국인 운전기사 김민수씨(가명)의 사연이다. 이 사건을 취재·보도한 박중엽 〈뉴스민〉 기자의 취재기를 싣는다.나는 경북 중소 도시 구도심에서 생애 대부분을 지냈다. 성장하던 구도심은 언젠가부터 낙후하고 있다. 이주노동자는 낙후하는 도시에서 활력이 느껴지게 하는 희소한 존재다. 고용허가제 도입 이후 이 지역은 본격적으로 중앙시장에서, 상점에서, 길거리에서 자연스럽게 사라진 나라, 동독에 대하여 [새로 나온 책] 시사IN 편집국 장벽 너머카트야 호이어 지음, 송예슬 옮김, 서해문집 펴냄“히틀러와 스탈린 사이에 갇히다.”동독(독일민주공화국)은 1949년 건국되어 1990년 10월 지금의 독일 연방공화국(이전엔 서독)으로 흡수 통합되면서 사라진 나라다. 한국인에게 동독은, 슈타지(비밀경찰)로 겨우 유지되었고, 서독과의 경계에 장벽까지 세워가며 인민들을 통제하다가 하루아침에 망한 공산국가로 기억될 뿐이다. 〈장벽 너머〉는 이 나라의 일대기다. 히틀러에게 추방당한 독일 마르크스주의자들이 처음엔 스탈린의 감시 아래서, 나중엔 자신들만의 방식으로 독일식 사회주의 국가 놀이 문화가 된 인공지능, ‘밤양갱’이 던진 질문 차우진 (음악산업 평론가․‘TMI.FM’ 대표) 장기하가 만들고 비비가 부른 ‘밤양갱’이 이렇게까지 히트할 거라고 누가 생각했을까. 그래서인지 여러 가지 분석과 설명이 곁들여진다. 일단 왈츠곡에 쌉싸름한 가사가 충돌하며 매력을 배가시킨다는 풀이가 있다. 요즘 유행하는 스타일의 음악이 아닌 데다가 비비가 불렀다는 사실에 더 관심이 쏠린다. 아닌 게 아니라 비비는 ‘어둠의 아이유’로 불릴 만큼 음악적 역량이 뛰어난 ‘쎈캐(센 캐릭터)’로도 유명하다. ‘나쁜 X’ ‘위켄드(Weekend)’ ‘슈가 러시(Sugar Rush)’처럼 거침없이 섹시하고 ‘쎈’ 가사의 노래를 부르던 비비가 ‘ “나 몰래 영화 〈트루먼쇼〉를 찍는 줄 알았다.” [말말말] 시사IN 편집국 “한 달 동안 가끔 나 몰래 영화 〈트루먼쇼〉를 찍는 줄 알았다.”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3월19일 서울 강북을 선거구 경선이 끝난 후 페이스북에 소회를 밝혔다. “결론이 정해진 경선”이었다며 “대한민국 정치사에, 민주당의 앞날에 다시는 이런 일들이 벌어지지 않기를 기대한다”라고도 밝혀. 민주당 공천 갈등의 처음과 끝이 된 강북을 공천에 대해 민주당의 퇴행을 보여준다는 평가도 뒤따르는 가운데, 이재명 대표는 경선 득표율을 공개하며 “이 얘기는 여기서 끝내자”라고 말했다. “대파 한 단에 875원이면 합리적인 가격 같다.”3월1 세상을 바꾼 자폐 스펙트럼의 역사 [새로 나온 책] 시사IN 편집국 패턴 시커사이먼 배런코언 지음, 강병철 옮김, 디플롯 펴냄“이들은 하루 종일 체계화하지 않고는 못 배긴다.”자폐에 대한 사회적 인식은 느리지만 의미 있는 방향으로 변해왔다. 다양한 증상과 강도가 공존한다는 뜻에서 ‘자폐증’ 대신 ‘자폐 스펙트럼’이라 부르게 된 것이 대표적이다. 대중문화에서 자폐 스펙트럼 장애를 가진 인물을 그리는 방식도 그들에 대한 오해를 허무는 데 기여했다. 여기에 더해 저자는 자폐 스펙트럼 성향이 가진 패턴 찾기 능력, 즉 ‘체계화’에 주목했다. 현상에 대한 호기심을 토대로 끝없는 질문을 통해 검증된 시스템을 독자와의 대화 시사IN 편집국 지난 1월 발행된 〈시사IN〉 제854호 4쪽에 ‘바로잡습니다’가 실렸다. 바로 전 호(제853호)에 게재된, CES 2024 참관 후기를 전하는 외부 필자의 기고 글에서 사진 설명에 오류가 났다. 사람 이름을 잘못 써놓고 이후 편집 과정에서도 잡아내지 못했다. 책으로 인쇄돼 독자들에게 배포된 이후에도 편집국은 모르고 있었다.이 실수를 잡아낸 이가 김경희(가명·56) 독자다. 김씨는 〈시사IN〉 편집국 공식 메일 계정으로 서늘한 제목의 메일 한 통을 보냈다. “853호 기사와 사진 오류.” 잘못 인용된 내용과 그 이유를 조목조목 설 새로 나온 책 시사IN 편집국 불로소득 자본주의 시대브렛 크리스토퍼스 지음, 이병천 외 옮김, 여문책 펴냄“불로소득주의는 신자유주의 정체성의 핵심이다.”경제학에서 ‘지대(rent)’는, 정상적 경쟁 조건에서라면 예컨대 10만원을 받을 사람이 실제로는 100만원을 벌 때 그 초과분인 90만원을 일컫는 용어다. ‘불로소득’이라 표현할 수도 있다. 이 책에서 저자는 불로소득(지대)의 공간을 토지, 금융, 자연자원, 지식재산, 플랫폼, 외주화 계약, 인프라 등 일곱 부문으로 나눠 설명하며 현대 자본주의의 본질로 육박해 들어간다. 그에 따르면, 불로소득 자본주의의 핵심적 우리를 억압하는 ‘과거’ 화끈하게 파괴한 〈파묘〉 김봉석 (영화평론가) *영화 〈파묘〉의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지난 2월22일 개봉한 장재현 감독의 〈파묘〉가 3월4일까지 관객 600만명을 넘어, 천만도 넘을 것으로 예상한다. 한국 공포영화 중 가장 많은 관객을 동원한 〈장화, 홍련〉(314만명)을 훌쩍 뛰어넘었다. 그런데 이상하다. 장재현의 데뷔작 〈검은 사제들〉은 관객 544만명, 나홍진의 〈곡성〉은 687만명인데, 왜 〈장화, 홍련〉이 1위일까. 단순한 이유다. 영화 장르를 공포가 아닌 미스터리나 스릴러로 영화진흥위원회 등에 등록했기 때문이다. 공포영화에 거부감을 가진 한국 관객이 많다고 “일제강점기 지배가 더 좋았을지도 모른다.” [말말말] 시사IN 편집국 “백성들은 조선왕조보다 일제강점기 지배가 더 좋았을지도 모른다.”4·10 총선에서 대전 서구갑에 출마하는 조수연 국민의힘 후보가 과거 페이스북에 썼던 글. 2017년 8월 작성된 이 글에서 조 후보는 “일본 욕을 하지만 당시는 제국주의 시대였고 일본은 고양이, 조선은 생선이었다”라고 주장. 논란이 일자 “당시 백성의 아픔을 이해하자는 차원을 넘는 실언이었다”라며 뒤늦게 사과. “DMZ에 들어가서 경품을 내는 거야. 발목지뢰 밟는 사람들한테 목발 하나씩 주는 거야."4·10 총선 서울 강북을 더불어민주당 후보로 결정된 정봉주 전 의원 독자 리뷰 시사IN 편집국 블랙겟타 (닉네임·2019년 전자책 구독, 부산)며칠 전 2024년 신입생이 한 명도 없는 초등학교가 전국 176곳으로 집계됐다는 보도를 보았다. 올해 입학한 아이들은 15년 만에 처음으로 출생아 수 40만명이 무너진 2017년 출생이다. 〈시사IN〉 제860호 커버스토리 ‘합계출산율 0.72명 한국 사회의 성적표’ 기사는 대한민국 저출생 문제를 시의적절하게 다루었다. ‘합계출산율 0.72명’이라는 지표만으로 상황의 심각성을 체감하기가 쉽지 않았는데, 단 두 세대 만에 공동체가 소멸할 수 있는 수준이라는 설명을 보고 가슴이 철렁했다 30년 불황 일본은 탈출할까 이강국 (리쓰메이칸 대학 경제학부 교수) 일본의 닛케이 주가지수가 지난 2월22일 약 34년 만에 3만9000을 넘어 역사적 최고점을 돌파했다. 3월4일에는 4만 선까지 돌파한 이후 약간 하락했다. 올해 일본의 주가상승률은 세계적으로 높다. 2023년 경제성장률도 한국보다 높은 1.9%를 기록했다. 과연 버블 붕괴 이후 30년이 넘는 장기 불황을 겪은 일본 경제가 부활하고 있는 것일까.최근 일본 주식시장의 상승은 기본적으로 지난 수년 동안 일본 기업의 이윤 증가를 반영하는 것이다. 2013년 아베노믹스 이후 엔화 환율이 크게 상승(엔화 가치 하락)하여 수출 대기업들의 이익 새 옷이 나를 아프게 한다? [새로 나온 책] 시사IN 편집국 우리는 매일 죽음을 입는다올든 위커 지음, 김은령 옮김, 부키 펴냄“유행은 짧고 부작용은 길다.”‘넘치는 생산, 빠른 폐기’를 생존 전략으로 택한 패션업계는 지구 곳곳에 옷 더미 쓰레기를 쌓아나갔다. 놀랍게도 의류업계는 또 다른 섬뜩한 방식으로 인류의 건강을 위협하고 있다. ‘독성 의류’는 2016년 미국의 한 항공사에서 새 유니폼을 지급받은 승무원들이 발진·호흡곤란·갑상선 질환 등을 동시다발적으로 호소한 일을 계기로 세상에 알려졌다. 탐사 전문 패션 저널리스트인 저자가 화학산업 및 일부 패션 회사가 감추려 한 진실을 담았다. 섬유 “일본이 우리보다 먼저 인재를 키웠던 선례.” [말말말] 시사IN 편집국 “(이토 히로부미가) 한반도에 끔찍한 사태를 불러온 인물이지만, (일본이) 우리보다 먼저 인재를 키웠던 선례.”성일종 국민의힘 의원이 3월3일 지역 장학금 전달식에서 남긴 말. 인재 육성과 장학 사업의 좋은 예시를 든답시고 언급한 게 이토 히로부미 조선통감부 초대 통감. 막말 논란이 일자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3월5일 “총선을 앞두고 부적절한 발언이 나오지 않도록 더 주의해달라”고 문자 돌려. ‘팀킬’도 서슴지 않는 고삐 풀린 인식. “오컬트 공천, 파묘 공천이다. 이것이 시스템 공천이면 〈파묘〉는 오컬트 무비가 아니라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