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을 뜨고 일어나 인터넷을 확인할 때마다 뭉텅뭉텅 사람들이 소멸한다. 문자와 숫자로만 존재하는, 아니 존재했던 사람들이 소멸하는 것을 오늘도 나는 소비한다. 무언가 잘못돼도 단단히 잘못된 것 같은 기분이 잘못 삼켜버린 알약처럼 목구멍 한구석에 자리 잡는다. 본능적으로 그것을 삼켜버리기 위해 마른침을 꼴깍꼴깍 넘겨보지만 괜히 목만 까끌까끌해질 뿐이다. 일상이나마 소화시키기 위해 소멸된 사람들을 잊는다. 보지 않는다. 알려고 하지 않는다. 그러려고 애쓴다. 일상의 문제들은 그러한 노력에 보답한다. 어느 정도는. 하지만 억지로 잊는다고, 보지 않는다고, 알려고 하지 않는다고 소멸되는 사람들이 소멸되지 않는 것은 아니다. 그랬으면 좋겠지만, 사람들은 오늘도 소멸 중이다. 그리고 누군가는 그것을 기록한다. 문자와 숫자가 아니라 그들 그대로의 모습으로. 그들을 있는 그대로 보면서 잠시나마 그들이 소멸한 흔적을 어루만진다. 이것이 바람직한 애도이기를 바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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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교 옆 콩나물시루 ‘불균형 소멸’의 역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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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진경 기자
운동장에 잡풀이 자라나고 있었다. 놀이기구에 녹이 슬었고 교문에는 ‘폐쇄 안내문’이 붙었다. 근처 건물에 들어섰던 문구점은 낡은 간판만 남았다. 어린이 놀이터나 농구장이었던 공간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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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도 예외 없는 상가 공실 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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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인 기자
1988년 8월27일, 〈매일경제〉에 이런 기사가 실렸다. “동대문 상가 점포 부족, 갈수록 심각. 상권이 확장되면서 점포난이 가중되어 창고로 쓰이던 건물이 상가화될 움직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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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은 폐과하고, 광산은 폐광하고 [포토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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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남진 기자
강원도 태백시 소재 강원관광대학교가 2024년도 신입생 수시모집을 ‘포기’하면서 지역사회가 술렁이고 있다.강원관광대학교(개교 당시 태성전문대학)는 1989년 정부의 석탄산업합리화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