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절했던 이웃”, 적군파 3세대였다 프랑크푸르트∙김인건 통신원 지난 2월26일 독일 수도 베를린의 크로이츠베르크 지역에 위치한 한 다세대 주택에서 니더작센주 범죄수사국과 베를린주 경찰이 긴급체포 작전을 벌였다. 좌파 테러단체 적군파(RAF)의 3세대 조직원 중 한 명인 다니엘라 클레테(65)를 체포하기 위해서였다. 경찰이 초인종을 누르자 혼자 있던 그는 자신을 클라우디아 이본이라고 신원을 밝혔다. 하지만 지문 조회를 통해 그가 다니엘라 클레테라는 사실이 밝혀졌다. 30년 넘게 경찰의 추적을 따돌린 테러리스트는 아무런 저항도 하지 않고 체포되었다.이웃의 증언에 따르면, 클레테는 18년 전부터 클 코앞까지 온 독일의 ‘대마초 합법화’ 프랑크푸르트∙김인건 통신원 2월23일 독일 연방의회가 대마초 부분적 합법화 법안을 통과시켰다. 찬성 407표, 반대 226표, 기권 4표였다. 2021년 출범한 사민당·녹색당·자민당 연립정부는 연정 합의서에 대마초 합법화를 명시했으며, 2022년 가을, 연방 보건장관 카를 라우터바흐가 법안의 초안을 발표했다. 그는 표결 직전 의회 연설에서 새로운 법안의 가장 중요한 두 가지 목표로 암시장 척결과 청소년 보호를 들었다.라우터바흐 장관은 독일의 대마 소비가 점점 증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대마 흡연이 뇌에 영구적 손상을 가져올 수 있는 청소년과 18~25세 독일, 가짜뉴스 뚫고 재생에너지 확대로 뚜벅뚜벅 프랑크푸르트∙김인건 통신원 올해 초 〈슈피겔〉은 ‘독일 전력에 관한 네 가지 괴담’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독일의 에너지 전환을 평가 절하하는 주장을 검증했다. 2023년은 독일의 전력 공급에 관한 우려가 큰 해였다. 2022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이후, 러시아산 천연가스 의존도가 높은 독일은 에너지 가격 상승과 공급의 불안정성으로 어려움을 겪었다. 그럼에도 2023년 4월15일 마지막 남은 원자력발전소 3기의 가동을 중단하면서 독일은 이미 계획되어 있던 탈원전을 완료했다. 그러자 현 정부의 에너지 전환 정책 및 탈원전에 부정적인 정치인과 황색 보 이민자 추방 모의에 “극우 정당 해산” 외친 독일 시민들 프랑크푸르트∙김인건 통신원 극우 정당 ‘독일을 위한 대안(AfD)’과 극우주의 확산에 반대하는 시위가 1월20일과 21일 이틀에 걸쳐 독일 전역에서 열렸다. 경찰 추산 베를린과 뮌헨에서 각각 약 10만명, 쾰른에서 7만명, 함부르크에서 5만명이 시위에 참여했다. 뮌헨과 함부르크에서는 예상보다 너무 많은 인파가 몰려 안전상의 이유로 행사가 조기 종료되기도 했다.대도시뿐 아니라 소도시에서도 극우에 반대하는 시민들이 목소리를 높였다. 바덴뷔르템베르크주에 위치한 인구 30만명의 작은 도시 헤른베르크에서는 6000명이 시위에 참여했다. 주최 측은 애초에 참가자 200 무력 쿠데타 모의한 독일 ‘제국시민’ 추종자들 프랑크푸르트∙김인건 통신원 2023년 12월12일 독일 연방검찰은 국가전복 모의 혐의로 1년 전 검거된 27명을 기소했다고 밝혔다. 이들 27명은 군사력으로 민주주의 시스템을 전복하고 임시정부를 세우려 모의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에 대한 조사와 체포는 독일 연방 역사상 테러 대응 활동으로는 가장 큰 규모로 진행되었다. 체포 작전에 투입된 경찰 병력은 5000명에 달한다. 독일 11개 주뿐만 아니라 이탈리아와 오스트리아에서도 체포 작전이 실시되었다. 체포된 27명을 포함해서 약 70명이 용의자로 수사선상에 올랐다. 경찰은 이들에게서 무기 약 400개와 독일은 왜 이·팔 전쟁 휴전에 기권표를 던졌을까 프랑크푸르트∙김인건 통신원 10월27일 유엔총회에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휴전을 촉구하는 결의안 채택을 위한 투표가 있었다. 결의안은 불법 감금된 시민에 대한 조건 없는 즉각 석방과 가자지구의 인도주의적 구호 활동을 위해 즉각적이고 영구적인 인도적 휴전을 요구하는 내용이었다. 찬성 120개국, 반대 14개국, 기권 45개국으로 3분의 2 이상 찬성을 얻어 결의안은 통과되었다. 미국을 비롯해 해당 결의안을 반대한 국가들은 하마스의 이스라엘 폭격과 인질 납치 사건을 전쟁의 발발 원인으로 결의안에 명시하지 않은 것을 반대 이유로 삼았다.독일은 이 투표에서 기권표 독일 지방선거, 극우 정당의 ‘충격적’ 대약진 프랑크푸르트∙김인건 통신원 10월8일 독일의 헤센주와 바이에른주에서 주 의회 선거가 치러졌다. 이번 선거는 연방정부 여당인 사민당·녹색당·자민당의 ‘신호등 연정’에 대한 중간평가의 의미가 있었다. 극우 정당인 ‘독일을 위한 대안(AfD)’이 옛 동독 지역을 넘어 옛 서독 지역 역시 높은 득표율을 기록할지에도 관심이 쏠렸다.결과는 신호등 연정의 참패와 AfD의 승리였다. 선거 결과는 유권자의 우경화 경향을 보여줬다. 이 지역에서 강세를 보여온 기민당·기사당은 이번 선거에서도 1위를 해 집권을 이어가게 됐다.올라프 숄츠 총리의 사민당은 헤센과 바이에른 모두에서 부부 성을 합쳐 가족 이름으로, 독일의 새 가족법 프랑크푸르트∙김인건 통신원 ‘가족 성(姓)’을 기존보다 폭넓게 선택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적 준비가 독일에서 이루어지고 있다. 지난 8월 독일 연방정부는 법무부가 작성한 ‘이름에 관한 법률 개정안’을 승인했다. 이 법률 개정안에 따르면, 결혼한 부부는 자신들의 성을 합쳐서 가족 성을 만들 수 있다. 당장 시행되는 것은 아니고 의회(상원-하원)를 통과해야 한다. 사민당·녹색당·자민당 연정으로 구성된 현 정부는 연정 합의에서 이름에 대한 법률 개정을 약속한 바 있어 의회 통과 전망이 어둡지는 않다. 정부는 2025년 1월부터 법률이 효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목표 껑충 뛴 물가에 휴가 못 가는 독일인들 프랑크푸르트∙김인건 통신원 지난 6월 시사주간지 〈슈피겔〉이 여론조사기관 ‘시베이’에 의뢰해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독일인의 25%가 이번 여름휴가 비용을 감당할 수 없다고 응답했다. 소득 구간별로 살펴보면 한 달 가계소득이 세후 1500유로(약 212만원) 이하인 저소득층 중에서는 65%가, 1500~2499유로(약 354만원) 구간 응답자 중에서는 39%가 휴가 비용을 감당할 수 없다고 대답했다. 중산층으로 불리는 세후 소득 2500~3499유로(약 495만원) 가계도 20%가 휴가 비용이 없다고 응답했다. 휴가를 떠나겠다는 응답자 중에서도 24%가 여행 기 독일 의사들이 의사 수 늘리기에 찬성하는 이유 프랑크푸르트∙김인건 통신원 지난 1월 독일 연방 보건장관인 카를 라우터바흐는 독일 일간지 〈빌트〉와의 인터뷰에서 의료 개혁과 의대 정원 확대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주정부가 의대 정원을 신속히 늘리지 않는다면, 은퇴 연령에 들어선 베이비부머 세대의 건강을 돌보는 데 큰 문제를 겪을 것이라는 경고의 목소리를 냈다. 독일에서는 1950년대 중반부터 1960년대 중반까지 출생한 사람을 베이비부머 세대라고 한다. 라우터바흐 장관은 노인 인구가 증가할 뿐만 아니라, 향후 몇 년간 베이비부머 세대 의사들이 대거 은퇴할 예정이기 때문에 의대 입학정원이 5000명가량 증 월 7만원으로 대중교통 이용, 독일 ‘49유로 티켓’은 어떻게 가능했나? 프랑크푸르트∙김인건 통신원 5월1일부터 독일에서는 49유로면 한 달 동안 지역 철도, 지하철, 버스, 트램 등 전국의 모든 근거리 대중교통을 이용할 수 있게 되었다. 티켓의 공식 명칭은 ‘도이칠란트 티켓’이지만 가격 때문에 ‘49유로(약 7만원) 티켓’으로 불린다. 49유로 티켓은 ‘물가상승으로 인한 가계 부담 경감’ ‘대중교통 이용 증진을 통한 기후보호’ ‘독일 교통 티켓 시스템의 현대화’라는 목표를 가지고 정치권의 오랜 논의 끝에 도입되었다. 이 티켓은 독일철도공사, 지역 교통회사, 그리고 다양한 교통 관련 앱을 통해 정기구독 형태로 구입할 수 있다. 더 62년간의 원자력발전, 독일은 어떻게 끝냈나 [기후위기 대응 선진국 독일의 고민 ④] 프랑크푸르트∙김인건 통신원 4월15일 23시59분 독일 네카베스트하임 원자력발전소가 전력 공급을 중단했다. 독일에서 전력망에 전기를 공급하던 마지막 원자력발전소였다. 2023년까지 남아 있던 원전 3기 중 엠스란트와 이자르 2호 원전은 이날 23시27분과 23시52분에 몇 분 앞서 운행을 중단했다. 1961년 6월17일 칼 원자력발전소가 처음으로 전기 공급을 시작한 이후 61년 9개월 29일 만에 독일의 모든 원자력발전소가 역사 속으로 사라진 것이다. 원전을 실제 가동했던 나라 가운데에서는 1987년 이탈리아가 국민투표를 통해 탈원전 국가가 된 이후 두 번째 저녁 8시마다 기후 뉴스를 보도하라? [기후위기 대응 선진국 독일의 고민 ③] 프랑크푸르트∙김인건 통신원 지난 3월, 독일 일간지 〈빌트〉는 경제기후부 장관 로베르트 하베크가 계획하고 있는 ‘난방시설 전환’에 대한 비판 기사를 다수 내보냈다. 경제기후부는 2024년부터 화석연료를 이용하는 난방시설의 신규 설치를 금지하고, 이를 대체하기 위해 재생에너지 기반 난방시설을 지원하는 법률안을 발표했다. 해당 안에 따르면 2045년까지 모든 난방시설은 재생에너지 기반 설비로 교체되어야 한다. 〈빌트〉는 해당 계획이 독일인에게 비용 1조 유로(약 1443조원)를 전가할 것이라고 경고했다.기사는 해당 내용의 출처가 독일 RWI 경제연구소 소속 마누 미움받는 기후 활동가들 [기후위기 대응 선진국 독일의 고민 ②] 프랑크푸르트∙김인건 통신원 지난해 10월31일 아침, 독일의 수도 베를린에서 자전거를 타던 44세 여성이 레미콘 차량에 깔려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사건 직후 병원으로 옮겨진 여성은 바로 뇌사 판정을 받았고 11월4일 결국 사망했다. 사건 직후 일부 언론은 기후 활동가들의 도로 점거 시위 때문에 구조대 차량 투입이 늦어졌다며 시위대에 책임을 돌렸다. 시위대가 좌파 테러 단체였던 적군파(RAF, 68혁명 이후 서독에서 조직된 무장단체)와 비교되기도 했다. 이 사고는 순식간에 정치적 상징이 되었다. 사고 장소에는 하얀 자전거가 세워졌으며 사람들은 그곳에 꽃과 고속도로냐 철도냐, 독일 연정 앞에 놓인 길 [기후위기 대응 선진국 독일의 고민 ①] 프랑크푸르트∙김인건 통신원 3월6일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는 연립정부 내각에 참여하고 있는 사민당·녹색당·자민당 인사들과 함께 독일이 재생에너지 전환과 거대한 경제 변혁의 길로 나아갈 것임을 선언했다. 3월5일부터 이틀간 진행된 비공개 내각회의 마무리 기자회견에서 나온 발언이었다. 이번 회의는 내각에 참여하는 정당 사이의 차이를 조율하고 정부의 큰 방향을 결정하는 중요한 자리였다.〈쥐트도이체 차이퉁〉 보도에 따르면, 회의에 참석한 정부 인사들은 독일이 석유·가스 등 화석에너지에 의존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하면서, 이런 도전 과제가 현실적으로 충분히 달 닻 올린 ‘시민급여’, 독일 사회보장제도가 바뀐다 프랑크푸르트 김인건 통신원 2023년 독일의 사회보장제도에 큰 변화가 생겼다. 2005년 시행 이후 줄곧 논쟁의 대상이 되었던 ‘하르츠IV’가 18년 역사 속으로 사라지고 올해부터 그 자리를 ‘시민급여(Bürgergeld)’가 대신한다. 2003년부터 2005년까지 게르하르트 슈뢰더 총리가 이끄는 사회민주당·녹색당 연립정부는 노동시장 유연화, 실업자에 대한 구직 압박 등의 내용을 담은 하르츠 개혁을 실시했다. 그중 실업급여 개혁을 내용으로 하는 하르츠IV는 독일 사회에 커다란 흔적을 남겼다.하르츠IV는 통상 13개월 이상의 장기 실업자에게 지급되는 실업급여I 끔찍했던 인플레의 기억 독일의 ‘물가 잡기’ 전쟁 프랑크푸르트∙김인건 통신원 인플레이션 문제 해결을 위해 독일 노사정 대표가 모였다. 7월4일 오후 올라프 숄츠 총리와 독일 노동조합총연맹(DGB)의 야스민 파히미 위원장, 독일 경영자협회(BDA) 라이너 둘거 회장은 공동 기자회견을 열었다. 숄츠 총리의 제안에 따라 마련된 ‘협력 행동’의 첫 만남을 보고하는 자리였다. 이 자리에서 숄츠 총리는 “현재의 위기는 몇 달 안에 해결되지 않을 것”이라며 장기 인플레이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사회 구성원 간의 긴밀한 협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숄츠 내각은 이번 만남 이후 인플레이션에 따른 사회적 고통을 경감하는 홍수 통에 휴가 간 장관이 독일 사회에 던진 질문 프랑크푸르트∙김인건 통신원 4월11일 독일 연방정부의 아네 슈피겔 가정노인여성청소년부(가족부) 장관이 자진 사퇴했다. 이 녹색당 정치인의 사퇴가 독일 사회에서 공직자의 직무 윤리와 관련해 다양한 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슈피겔은 지난해 12월 녹색당이 사민당과 연정에 참여하게 되면서 연방정부 가족장관에 임명되었다.지난해 7월 슈피겔 장관은 10일간 사망자가 180명 넘게 발생했던 대홍수 기간 4주 동안에 프랑스로 휴가를 떠난 사실이 4월 초 일간지 〈빌트〉에 보도되며 비판의 대상이 됐다. 당시 그는 홍수 피해가 가장 심했던 라인란트팔츠주의 환경장관이자 부총 독일이 러시아 제재 망설이는 진짜 이유 프랑크푸르트∙김인건 통신원 3월13일 독일 공영방송 ARD의 시사 프로그램 〈안네 빌〉에 드미트로 쿨레바 우크라이나 외무장관이 화상으로 출연했다. 그는 독일과 러시아의 협력적 관계가 러시아의 ‘전쟁 권력’ 형성에 일조했다고 비판하며 다음과 같이 요청했다.첫 번째는, 독일이 우크라이나에 방어용 무기를 공급해달라는 것이다. 두 번째로, 독일이 대(對)러시아 경제제재에 주도적으로 참여하라고 요구했다. 마지막 요청은, 우크라이나의 유럽연합(EU) 가입에 대한 독일의 지지다.하지만 쿨레바 장관의 요구는 독일 정부가 러시아-우크라이나 위기에 대한 입장을 상당 부분 바꾼 독일, 왜 러시아·우크라이나 사이에서 뜨뜻미지근일까? 프랑크푸르트∙김인건 통신원 올라프 숄츠 총리가 이끄는 독일 정부가 집권 초기부터 ‘러시아 문제’로 강한 비판을 받고 있다. 지난해 말,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국경에 대규모 병력을 집결시키며 무력침공 가능성이 커지자 유럽연합의 최강국 중 하나이며 나토 회원국인 독일이 러시아에 강한 압력을 행사해야 한다는 요구가 국내외에서 높아졌다. 하지만 독일과 러시아의 경제적 이해관계가 밀접하게 얽혀 있는 데다 독일 정부 내의 의견 또한 통일되어 있지 않다. 숄츠 총리가 대외적으로 명확한 입장을 제시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 이유다.특히 발트해를 거쳐 러시아와 독일을 직접 잇는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