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일에 샘과 데이브는 강아지와 함께 땅을 파기 시작했습니다. 한참을 파던 샘이 데이브에게 물었습니다. “언제까지 파야 해?” “어마어마하게 멋진 것을 찾아낼 때까지 파야 해. 그게 우리의 사명이야.” 하지만 자기들 키보다 두 배쯤이나 깊이 파도 어마어마하게 멋진 것을 찾지는 못했습니다.

독자의 눈에는 어마어마하게 큰 다이아몬드가 보입니다. 강아지도 다이아몬드가 어디 있는지 알고 있습니다. 다이아몬드도 냄새가 나는 모양입니다. 만약 샘과 데이브가 방향을 바꿔서 오른쪽으로 조금만 더 판다면 다이아몬드를 갖게 될 것입니다. 안타깝게도 그들은 아래로만 열심히 땅을 팝니다. 그나마 다행스러운 일은 저 아래 더 큰 다이아몬드가 보인다는 사실입니다. 물론 다이아몬드는 독자의 눈에만 보입니다. 샘과 데이브는 알 수가 없습니다. 과연 샘과 데이브는 계속 아래로 땅을 팔까요? 그래서 어마어마한 다이아몬드를 발견하고 부자가 될까요?

독자는 그림책 〈샘과 데이브가 땅을 팠어요〉를 보는 내내 답답해할지도 모릅니다. 샘과 데이브가 다이아몬드를 발견하기 직전에는 딴짓을 하기 때문입니다. 바로 발밑에 다이아몬드가 있는데, 주저앉아 버립니다. 바로 옆에 다이아몬드가 묻혀 있는데 다른 쪽으로 땅을 팝니다. 마치 절대로 다이아몬드를 발견하지 않기로 결심한 아이들 같습니다.

〈샘과 데이브가 땅을 팠어요〉를 읽는 독자는 속이 타지만 웃을 수 있습니다. 이들의 ‘삽질’이 너무나 바보처럼 보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장담하건대 이 책을 다 넘기고 나면 독자의 입가에 웃음기는 싸악 가시게 될 것입니다. 바보짓처럼 보였던 샘과 데이브의 ‘삽질’이 갑자기 내가 하는 일처럼 보이기 때문입니다. 더불어 이 아이들로부터 어마어마한 감동을 받게 될 것입니다.

누구나 자기만의 땅을 파고 있습니다. 모두 저마다 어마어마하게 멋진 것을 찾으려 노력합니다.

지금 여러분은 어떤 어마어마한 것을 찾고 있습니까? 돈인가요? 권력인가요? 명예인가요? 아니면 사랑인가요?

사실 샘과 데이브는 어마어마하게 멋진 것을 찾고 있는 게 아닙니다. 이들은 그냥 땅 파는 것을 좋아합니다. 뭔가 찾아다니는 것도 좋아합니다. 물론 어마어마하게 멋진 것을 발견한다면 기쁘겠지만, 정말 어마어마하게 멋진 것을 찾든 못 찾든 또다시 땅을 팔 겁니다. 좋아하는 일을 좋아하는 사람들과 함께하는 것, 이것이야말로 어마어마하게 멋진 일이기 때문입니다.

더불어 우리가 찾는 모든 것이 행복을 위한 일이라는 사실을 꼭 기억하면 좋겠습니다. 부자는 사람을 위해서 돈을 쓰고, 권력과 명예를 가진 사람은 그것들을 봉사하고 헌신하는 데 사용하면 좋겠습니다. 사랑을 가진 사람은 사랑으로 다른 사람을 위로하고 격려하고 칭찬할 것입니다. 〈샘과 데이브가 땅을 팠어요〉는 오늘도 열심히 ‘삽질’하고 있는 우리에게 우리가 사는 이유를 돌아보게 합니다.

기자명 이루리 (작가∙북극곰 편집장) 다른기사 보기 editor@sis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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