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95년 프랑스, 공장에서 바삐 퇴근하던 노동자들이 한 카메라에 찍힌다. 뤼미에르의 〈공장을 나서는 노동자들〉은 영화의 탄생을 알리는 작품이자 노동자들을 찍은 첫 번째 영화가 되었다.
2019년 한국, 산업 현장에서 죽음으로 퇴근하지 못한 노동자가 매일 3명이나 된다는 기사를 읽었다. 나는 묻는다. 우리는 124년 전 영화처럼 하루만치 노동을 해내고 경쾌한 발걸음으로 퇴근하는 노동자들의 모습을 찍을 수 있을까? 카메라가 노동자들의 경쾌한 발걸음을 따라가면 꿈과 안정을 목격할 수 있을까? 땀 흘린 만큼 꿈꾸고 안정을 취할 수 있는 세상의 ‘찍히는 노동자들’을 상상해본다. 그 세상에서 노동자의 이미지는 위험과 죽음만을 압도적으로 증언하지 않을 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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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을 수 없는 노동의 가벼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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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인생 첫 필름 카메라 작업” [취재 뒷담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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