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희준(47) 서울중앙지방법원 제59민사단독 부장판사

2015년 헌법재판소 파견 발령을 받은 판사들이 인사차 대법원에 들렀다. 법원을 대표해 열심히 일하라는 덕담이 오가는 가운데 양승태 대법원장과 박병대 법원행정처장은 “헌법재판소 논리에 너무 경도되면 안 된다” “주요한 일이 있으면 바로바로 보고하라”는 취지로 말한다. 얼마 뒤인 2015년 3월 이규진 양형위원회 상임위원과 식사 자리에서 이 메시지의 뜻은 분명해진다. 이규진 상임위원은 헌재 파견 법관들에게 “민감한 정보가 있으면 최희준 부장판사에게 전달하라”고 말한다. 파견 법관 중 가장 선임이었던 최희준 판사(당시 헌법재판소 부장연구관)는 2017년 3월까지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심판 자료 등 헌법재판소 내부 정보를 수시로 법원행정처에 전달한다. 10월18일 양승태 전 대법원장 재판에 증인으로 나온 최 판사는 복잡한 심경을 내비쳤다. “처음에는 주저했는데 한번 하는 순간 관성이 생겨 점점 보고를 많이 드리게 됐다. 헌법재판소와 대법원 양쪽 기관에서 다 저를 이용했다. 부조리극의 주인공이 된 느낌이다. 밝혀져서는 안 되는 내용 같은데 부끄럽다.”

 

기자명 김연희 천관율 기자 다른기사 보기 uni@sis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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