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 경제사
권은중 지음, 인물과사상사 펴냄

“단순히 끼니를 때우는 기술이 아니라 경험과 실천을 아우르고 표현하는 예술이며 철학이다.”

“당신이 먹는 음식이 곧 당신이다”라는 말을 한다. 저자는 여기서 한발 더 나간다. “당신이 먹는 음식이 당신이 사는 문명의 역사다”라며 인류사의 결정적인 순간에 등장하는 특정한 음식 이야기를 들려준다. 칼로리 열등 지역이었던 서구가 어떻게 칼로리가 넉넉했던 동양을 앞설 수 있었는지 음식을 중심으로 탐구한다.
기자 출신으로 사회부와 경제부에서 주로 활동했던 저자는 요리사가 된 뒤에는 음식을 통해 사회와 경제를 설명하기 시작했다. 〈독학 파스타〉와 〈10대와 통하는 요리 인류사〉 등을 낸 그는 2019년 현재 이탈리아 북부 피에몬테에서 요리를 배우고 있다. 그의 소박한 희망은 여수나 통영처럼 바다가 좋은 곳에서 해산물 레스토랑을 여는 것이다.

 

 

 

 

 

 

 

 

 

 

생리의 힘
네이디아 오카모토 지음, 구계원 옮김, 문학동네 펴냄

“이 문제에 대해 이야기할 기회를 만드는 것보다 여성에게 힘을 실어주는 일은 없다.”

매장에서 생리대를 구매할 때마다 검은색 비닐봉지를 얻는다. 생리대 말고도 탐폰, 생리컵이라는 대안이 있다는 것을 안 지도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 인류의 절반이 한 달에 한 번씩 피를 흘리는데 이토록 생리에 대해 이야기를 하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 미국도 상황이 다르지 않았다. 1998년생 월경권 운동가인 저자는 안전하고 당당하게 피 흘릴 권리를 위해 비정부기구 피리어드(PERIOD)를 만들었다. 생리에 대한 낙인을 걷고 생리 경험을 터놓기 시작하자 보이지 않던 게 보였다. 저소득층 학생, 노숙인, 재소자들이 겪는 ‘생리 빈곤’의 문제는 국가를 막론하고 공통적인 이슈였다. 책은 생리에 대한 정책과 제도를 만드는 데까지 나아간다.

 

 

 

 

 

 

 

 

 

 

말하기 독서법
김소영 지음, 다산에듀 펴냄

“온전히 정리된 생각을 요령 있게 말로 표현하기란 어른에게도 쉽지 않은 일입니다.”

어린이에게 책을 사주고 나면 은근히 감상을 기대하게 된다. 기대했던 대답을 들은 기억은 없다. “좋았어요” 혹은 “그냥…” 정도가 최선이었다. 질문에 문제가 있다는 생각은 못했다. 당연한 말 같지만, 말하기에는 듣는 사람의 역할이 중요하다. 답을 들은 이후에도 대화가 이어질 수 있는 구체적인 질문을 던져야 한다. 특히 아이와 말할 때는 신경 쓰지 않으면 혼내는 분위기가 되기 쉽다. 독서교육 전문가인 저자가 강조하는 것도 공감을 바탕으로 한 대화다. “무엇이든 말할 수 있는 분위기가 되어야 배울 수 있습니다. 이것은 말하기 수업이 아니더라도 마찬가지겠지요.” 단순히 읽기에서 멈추지 않고 책을 삶에 개입시키는 법을 찾는 이들이라면 부모가 아니더라도 얻어갈 힌트가 가득한 책이다.

 

 

 

 

 

 

 

 

 

 

뇌, 욕망의 비밀을 풀다
한스-게오르크 호이젤 지음, 강영옥 외 옮김, 비즈니스북스 펴냄

“거래는 감정의 지배를 받는다.”

신경마케팅 분야의 최고 권위자인 한스-게오르크 호이젤 박사가 소비자의 감정과 동기를 이해하는 신경마케팅 모델인 ‘림빅Ⓡ 맵’(LimbicⓇ Map)을 소개한다.
림빅Ⓡ 맵은 ‘무의식이 인간의 경제활동을 어떻게 조종할까?’라는 의문을 ‘빅 3’라는 시스템으로 해명한다. 빅 3인 균형 시스템(안전에 대한 욕구), 자극 시스템(새로운 것, 체험에 대한 욕구), 지배 시스템(권력에 대한 욕구) 등이 다양한 환경과 상황에 따라 서로 충돌, 타협, 결합하며 경제활동을 통제하고 자극한다는 것이다. 소비자들이 왜, 어떻게 특정 제품을 구매하게 되는지 과학적으로 규명하기 위해 노력한 업적이다.

 

 

 

 

 

 

 

 

 

 

삼파장 형광등 아래서
노정석 지음, 정미소 펴냄

“우리는 모두 학생이 될 것이고, 학생이며, 학생이었다.”

고등학생인 저자는 꾸준히 카카오 ‘브런치’에 글을 올렸다. ‘고등학생 A의 기록들’이라는 이름으로 때로는 일기를, 때로는 시를 올렸다. 앞으로 교육학을 전공하려는 고등학생이 현장에서 바라본 대한민국 입시제도는 씁쓸하기도 하고 허탈하기도 하지만, 그는 자신의 생각을 힘주어 말하거나 단정적인 어투로 말하지 않는다. 그는 자신이 느끼고 생각한 것을 담담하게 고백할 뿐이다. 교육에 대한 이야기뿐만 아니라 자신의 일상, 사랑에 대해서도 역시 조곤조곤 이야기한다. 이 책은 〈나는 지방대 시간강사다〉의 저자 김민섭씨가 작가가 아닌 출판사 대표로 낸 첫 번째 책이기도 하다. 김민섭씨가 저자 노정석씨의 글을 6회 브런치북 대상 수상작으로 뽑았을 당시 구독자는 달랑 2명에 불과했다고 한다.

 

 

 

 

 

 

 

 

 

 

 

20대 남자
천관율·정한울 지음, 시사IN북 펴냄

“불리하다고 화를 내는 게 아니다.”

지난 4월, 〈시사IN〉에 ‘20대 남자, 그들은 누구인가’ 기사가 실렸다. 기획을 주도한 천관율 기자와 정한울 한국리서치 여론분석 전문위원은 기사가 나간 후 여러 대학과 문화 공간, 국회, 정당, 정부 부처 강연에 섰다. 정치권 인사들은 내년 총선에서 20대 남자의 표심을 잡으려면 뭘 해야 하는지 궁금해했고 여성 청중 세 명에게선 남자친구와 기사를 읽고 토론하다 싸우고 헤어졌다는 사연을 듣기도 했다. 20대 남자들은 대통령 지지율을 통해 최초로 주목되었다. 지속적으로 20대 여성보다 낮은 지지율을 기록했다. 두 사람은 이것이 ‘20대 남자 현상’의 본질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단지 수면 위로 드러난 최초의 계기일 뿐이다. 20대 남자를 둘러싼 추측에 대해 그게 맞느냐고 따져 묻는 책이다.

기자명 시사IN 편집국 다른기사 보기 editor@sis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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