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10일자 〈노동신문〉은 ‘위대한 영도자의 품에서 전사의 삶이 빛난다’라는 제목의 기사를 냈다. 1990년대부터 대미 외교를 총괄해온 그에 대해 “확고한 혁명적 원칙성으로 당의 대외정책을 관철하는 전초선에서 활약해온… 우리의 승리적 전진을 위한 국제적 환경을 마련하는 데 적극 기여한 일꾼”이라고 평가했다. 하노이 북·미 회담을 책임졌던 김영철 통일전선부(통전부) 부장 이하 실무 책임자들에 대한 처분이 초미의 관심사인 시점이다.
강석주 전 비서는 바로 그 통전부와 대척점에 선 인물이다. 마침 통전부가 맡았던 대미 업무가 외무성으로 이관되고 있는 시점이기도 하다. 바로 이런 때에 북한 매체가 그를 띄운 이유를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
그 해답은 〈노동신문〉에 소개된 위의 문구에 있다. ‘확고한 혁명적 원칙성’과 ‘국제적 환경의 마련’. 바로 강석주 전 비서가 높이 평가되는 이유다.
이게 말만큼 쉬운 일이 아니다. 대부분의 북측 인사들이 미국을 잘 모른다. 이번에 하노이 회담을 주관한 통전부 역시 그랬다. 대남 공작 전문기관답게 대화보다는 대적(對敵)에 익숙했고 외교와 책략의 구분이 없었다. 미국을 모르고 함부로 책략을 구사하다 역으로 당한 경우다.
반면 강석주 전 비서는 책략이 아니라 외교 협상으로 북한의 이익을 지켜낸 인물이다. 1994년 제네바 회담이 그랬고 김정일 시대 세련된 대미 외교가 그랬다. 하노이 좌절 속에서 북한이 강석주 전 비서를 띄운 것은 그래서 반갑다. 통전부식 책략이 아니라 제네바 회담 같은 본격적인 외교 협상에 나설 준비가 됐다는 메시지로 읽히기 때문이다. 강석주 전 비서의 후예들이 그의 바통을 이어받아 앞으로 다가올 대미 협상에서 좋은 성과를 거두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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