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출판계는 에세이의 압승이었다. ‘~했어, ~이야, ~괜찮아’로 끝나는 장문형 제목을 마주하며 나는 홀로 오글거렸지만 어떤 ‘마음’은 느낄 수 있었다. 위로를 받고 싶은 마음, 누군가로부터 이해받고 싶은 마음. 일로 읽어야 하는 책을 제외하고, 온전히 나의 책 취향을 존중하고 싶었다. 정말 당기는 책, 기꺼이 읽고 싶은 책만 보기로 마음먹은 한 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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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통 희고 차고 끝나지 않는
온통 희고 차고 끝나지 않는
김금희 (소설가)
우리가 어떤 위험을 예비할 수 있다고 하자. 그 위험에 대해 사랑하는 이에게 시급하게 알려주어야 하는데 말을 잃는다면 당신은 어떻게 할 것인가. 나는 그렇게 말이 사라진 자리에 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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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닭·돼지에 바치는 추도문
개·닭·돼지에 바치는 추도문
김다은 (CBS 라디오 PD·팟캐스트 〈혼밥생활자의 책장〉 제작)
〈고기로 태어나서〉를 읽는 데 별도의 목적이 필요하진 않다. 채식을 하려고, 동물권을 신장하려고 ‘이걸 읽어보라’ 권하고 소개하는, 그런 수단으로 쓰이기엔 아쉽다는 뜻이다. 이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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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식, 새로운 개인의 탄생
김동식, 새로운 개인의 탄생
김민섭 (〈훈의 시대〉 저자)
2018년에 가장 성공한 작가 중 한 사람이라면 아마도 김동식이겠다. ‘복날은 간다’라는 필명으로 온라인 커뮤니티 게시판에 단편소설을 연재하던 그는 어느 기획자의 눈에 띄어 〈회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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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권짜리 시리즈로 나오기를…
10권짜리 시리즈로 나오기를…
김소영 (〈어린이책 읽는 법〉 저자)
문학은 세상을 보여주고 살아가는 의미를 생각하게 한다. 좋은 작품에는 삶의 기쁨뿐 아니라 슬픔도 담겨 있는 법이다. 그래야만 인생이 설명되기 때문이다. 어린이 문학도 마찬가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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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르몬의 왕은 죽었다
호르몬의 왕은 죽었다
최태섭 (문화평론가·〈한국, 남자〉 저자)
성평등을 지지하는 사람들을 위축시키는 순간들이 있다. 모든 인간이 평등한 잠재력을 갖고 있으며 불평등이 그것의 발현을 방해한다고 주장할 때, 갑자기 어지러워 보이는 숫자와 도표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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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만원권 뒷면에는 망원경이 있다
1만원권 뒷면에는 망원경이 있다
이강환 (서대문자연사박물관 관장)
1만원권 지폐의 뒷면에 무엇이 있는지 아는 사람은 의외로 많지 않다. 뒷면 바탕에는 별 지도가 엷게 깔려 있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천문도인 〈천상열차분야지도〉이다. 잘 보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