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보좌관을 시작했을 때 국가안전기획부 차장을 역임한, 이른바 ‘공안 검찰’ 출신 국회의원이 같은 보건복지위원회 위원이었다. 나는 사회운동을 하다 진보 정당 보좌관으로 일하게 된 터라 솔직히 말하자면, 상임위에서 얼굴을 마주할 때마다 마음 깊은 곳에서 분노와 적개심이 샘솟았다. 그러나 당시 우리는 제1야당이었던 그 의원이 소속된 보수 정당과 협력하여 국민연금 개혁을 추진해야 했다. 나중엔 ‘협력관계’가 깨졌지만, 필요하다면 분노를 접고 손을 잡아야 한다는 것을 배웠다. 충격적인 정치의 시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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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따당한 ‘진짜 검사’ 이야기
왕따당한 ‘진짜 검사’ 이야기
김소영 (방송인·서점 ‘책발전소’ 대표)
올해 이 책이 출간되어 재미있게 읽고 있던 시기, 공교롭게도 검찰 고위 간부에게 성추행을 당한 현직 검사가 이를 세상에 알렸고, 뒤이어 ‘미투 운동’이 전개됐다. 직접적 연관이 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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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령사회 난제 푸는 색다른 시선
고령사회 난제 푸는 색다른 시선
박태근 (알라딘 MD)
고령자와 대화를 나누다 답답해하거나 불만을 터뜨리는 경우를 종종 마주하게 된다. 한국 사회는 이미 고령사회에 접어들었고 곧 초고령사회에 진입할 게 분명하지만, 앞선 문제에 대응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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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덮으니 몹시 부끄러웠다
책을 덮으니 몹시 부끄러웠다
허은실 (시인)
#1. 그는 주말에 왔다. 냉장고가 내내 앓는 소리를 내 AS를 요청했을 때였다. 필요한 부품의 재고가 없다며 다른 동료에게 연락해 구해오느라 두 번 걸음을 해야 했다. 떠나며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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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서점 ‘일단 멈춤’, 그리고 모색
동네서점 ‘일단 멈춤’, 그리고 모색
송지혜 기자
2014년 11월 서울 마포구 염리동 소금길 마을에 동네서점이 들어섰다. 이름은 ‘일단 멈춤’. 햇볕이 들어오는 큰 창과, 나무, 책이 한데 어우러진 서점은 재개발을 앞둔 건물 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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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화는 어떻게 세계를 바꾸었나
면화는 어떻게 세계를 바꾸었나
위민복 (외교관)
미국 남북전쟁 하면, 항상 남부의 면화(목화) 밭에서 면화를 수확하고 있는 흑인 노예를 떠올릴 때가 많다. 하필이면 왜 미국이고, 왜 면화인가? 게다가 흑인 차별은 이후에도 심했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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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만원권 뒷면에는 망원경이 있다
1만원권 뒷면에는 망원경이 있다
이강환 (서대문자연사박물관 관장)
1만원권 지폐의 뒷면에 무엇이 있는지 아는 사람은 의외로 많지 않다. 뒷면 바탕에는 별 지도가 엷게 깔려 있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천문도인 〈천상열차분야지도〉이다. 잘 보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