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성렬5월1일 서울 성북구 장위 7구역 농성자들(위)이 용역들(아래)의 강제 철거에 맞서고 있다.
ⓒ장성렬

그들은 무채색 옷을 즐겨 입는다. 때로 경찰처럼 입는다. 경찰을 기다리지도 무서워하지도 않는다. 대신 경찰의 일을 한다. 그리고 그들은 무표정에 익숙하다. 말이 적다. “씨발” “씨발” “씨발”을 자주 입에 담는다. 설명하지 않는다. 설명은 그들의 업무가 아니다. 철거와 관련된 일은 전혀 하지 않지만, 그들은 철거 용역이라 불린다. 그래서 폐자재를 분해하고 수거하는 일을 하는 사람들이 명함을 건넬 때마다 난감해진다. 그들이 나타난다. 그들은 당신이 불법을 저질렀다고 들었다. 그렇지 않다면 자신들이 고용되었을 리가 없다고 믿는다. 무엇보다 그들은 불법을 저지른 사람을 폭행하면 합법이라고 믿고 있다. 고용주들은 오로지 그 믿음만을 믿고 그들을 고용했다. 그리고 그들은 믿음을 배반해본 적이 없다. 

 

기자명 사진 장성렬·글 손아람(작가) 다른기사 보기 editor@sis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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