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깃발 속 한반도는 한 덩어리의 푸른색이다. 현실은 깃발과 다르다. 휴전선은 지구에서 유일하게 남은 20세기식 냉전의 경계선이다.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은 전쟁으로 치닫던 한반도의 항로를 단숨에 바꿨다. 하지만 우리는 아직 종착역에 도착하지 않았다. 한반도에는 평화와 핵이, 정상회담과 세습 독재가, 교류와 제재가 중첩돼 있다.

역사적인 해의 끝자락에서, 평창의 한반도기를 다시 바라본다. 한반도기는, 그것이 현실이어서가 아니라 지독한 역설을 담고 있어서 진정으로 흥미로운 깃발이 된다. 그람시는 이성으로 비관하되 의지로 낙관하라고 했다. 지금 한반도를 두고 한 말처럼 들린다.  

 

기자명 사진 조남진·글 천관율 기자 다른기사 보기 chanmool@sis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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