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브에서 만나는 ‘겨울서점’
  • 김동인 기자
  • 호수 552
  • 승인 2018.04.17 0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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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 유튜브. 호흡과 문법, 내용의 밀도마저 다른 두 미디어는 어울릴 수 있을까? 책과 라디오, 유튜브를 좋아하던 김겨울씨(27)는 부담 없이 자기가 좋아하는 책에 대한 이야기를 하나둘 유튜브에 올리기 시작했다. 유튜브 채널 이름은 〈겨울서점〉.

처음에는 구독자 1만명이 목표였지만 사람들의 반응은 그녀의 기대보다 뜨거웠다. 2017년 1월에 시작한 〈겨울서점〉은 현재 구독자가 3만6000명이 넘는다. 김씨가 올해 1월에 출간한 책 〈독서의 기쁨〉도 얼마 전 2쇄를 찍었다. 그저 재미로 벌인 유튜브가 이제는 일상의 중심이 되었다.

시작이 쉽지는 않았다. 처음 영상을 만들 때만 해도 참고할 만한 유튜브 채널이 없어서 막막했다. 그러다 떠올린 게 바로 ‘뷰티 유튜버’의 문법이었다. “화면 구성이나 자막, 편집처럼 참고할 만한 요소를 가져오자고 생각했어요.” 알라딘 굿즈 개봉기, 민음사 패밀리데이(창고할인) Vlog(일기처럼 하루를 기록하는 영상), 전자책 단말기 개봉기처럼, ‘책’이라는 물건과 연관된 다양한 일상을 담았다.

ⓒ시사IN 이명익

영상을 본 사람들의 피드백도 활발해졌다. 그녀가 소개하는 책에 대해 자신의 의견을 남기거나, 영상 덕분에 책을 사보았다는 댓글이 이어졌다. 〈겨울서점〉을 본 10대 청소년이 “언니처럼 책을 많이 읽고 싶어요”라는 댓글을 남기기도 했다. “다음에는 뇌과학 입문 책을 다뤄주세요” “겨울씨가 10대 때 읽은 인생책이 궁금해요”라며 다음 영상 주제를 적극 요청하기도 한다. 그 덕분에 소재 고갈에 대한 걱정 없이, 만들 수 있는 콘텐츠가 풍부해졌다.

〈겨울서점〉이 주목받으면서, 출판계에서도 김씨를 눈여겨보기 시작했다. 기고 요청도 늘었다. 책을 읽고, 글을 쓰는 삶을 살고 싶었던 김씨는 유튜브 덕분에 원하는 일상과 조금 더 가까워질 수 있었다. “어떤 분이 제 영상을 보고 ‘덕분에 자존감을 회복했다’는 말을 남기셨어요. 여성이 카메라 앞에 서서, 자기 취향과 생각을 솔직하게 밝히는 모습이 사람들에게 좋은 영향을 끼친 것 같아 뿌듯하고 감사했어요.”

그녀는 〈겨울서점〉으로 좀 더 많은 사람들이 책이라는 매체에 대한 부담을 덜었으면 좋겠다고 조심스럽게 바람을 전했다. 물론 구독자가 더 늘더라도 〈겨울서점〉이 크게 바뀌지는 않을 것이라고 김씨는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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