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 〈히든 트랙〉 중견 작가들의 ‘안 하던 이야기’

오형근, 육근병, 임옥상…. 이런 작가들에 대해서는 관객이 이미 ‘이 작가 작품은 이래’ ‘이건 누구 스타일이네’ 하는 선입견을 가지고 있다. 그것은 그들을 이해하는 것이기도 하면서 또한 오해하는 것이기도 하다. 과연 그것이 그들의 전부일까? 서울시립미술관이 50~60대 중견 작가들의 숨겨진 ‘B컷, 히든트랙, 미발표작’을 꺼냈다. 그동안 그들이 구축해온 작품 세계가 아닌 그동안 보여주지 않았던, 혹은 보여주지 못했던 작품을 공개한다. 강홍구 고낙범 김용익 김지원 노상균 문범 안규철 오형근 육근병 윤동천 윤영석 이기봉 임옥상 조덕현 최민화 최진욱 황인기 홍명석 홍성도 작가가 참여했다. 서울시립미술관은 이 중견작가전을 격년제로 벌이고 있는데, 이번에는 서울과학기술대학교 김성원 교수가 초빙 큐레이터로 함께해 작가들의 숨겨진 욕망을 드러냈다. 김 교수는 작가들에게 ‘안 하던 이야기를 하라’면서 하나를 더 요구했다. 일종의 그룹전처럼 작품과 작품이 부딪치게 만든 것이다. 아무튼 중견 작가들을 만나는 새로운 방식이 될 것으로 보인다. (8월26일까지, 서울시립미술관 본관)

홍대 앞 동네잡지 〈스트리트 H〉 홍대에서 버틴다는 것

서울 홍대 앞 동네잡지 월간 〈스트리트 H〉가 창간 3주년을 맞았다. 제작진의 헌신과 개미 후원자들의 도움, 그리고 독자들의 무한 애정으로 3년을 버텨온 〈스트리트 H〉는 창간 기념호 특집 기사로 홍대 앞에서 10년 이상 버텨온 터줏대감 4인의 대담을 실었다. 점점 상업화되는 홍대 앞에서 가게를 한다는 것의 어려움을 토로하며 ‘결론은 건물주가 되는 것’이라고 말하기도 한다. 4인은 ‘홍대 4적(敵)’으로 ‘거대 상업자본, 임대료 상승을 유도하는 부동산 업자, 뜨내기 업자의 권리금 장사, 지자체의 무관심’을 꼽았다. 처음 〈스트리트 H〉를 만들 때 제작진이 걱정한 것은 ‘상업화 광풍에 휩쓸리고 있는 홍대 앞은 과연 건강한 자생성을 유지하며 지속적으로 발전할 수 있는가’였다. 홍대 앞 가게들이 홍대 옆과 홍대 뒤로 밀려나면서 어떻게 새로운 생태계를 만들어가는지도 추적했다. 3주년 기념호에는 ‘지난 3년간 홍대 앞에서 사라진 그리운 곳들’ ‘홍대 앞에서 꼭 해봐야 할 36가지’ 등도 실었다. 

앙리 카르티에의 〈결정적 순간〉 거장이 포착한 찰나의 일상

설명이 필요 없는 이름. 앙리 카르티에의 〈결정적 순간〉전이 한국을 찾았다. 한번쯤은 본 기억이 있을 거다. 생라자르 역 울타리 틈을 통해 물 위를 막 뛰어오르는 한 남자를 포착한 사진. 앙리 카르티에의 작품이다. 20세기 근대 사진을 대표하는 그는 국제 보도사진작가 그룹 매그넘의 공동 창립자이기도 하다. 뉴스 중심의 사건·사고 사진에서 벗어나 일상성을 부각시켰다. 삶에 대한 개혁보다 인식을 강조했다. 극단적인 앵글을 거부하고 표준계 렌즈를 즐겨 사용해 평범한 시선의 궤도를 유지했다. 과장이나 강조, 특이한 표현은 철저하게 배격했다. 이번 전시는 그의 작품을 다섯 분야로 분류한다. 찰나의 미학, 내면적 공감, 거장의 얼굴, 시대의 진실, 휴머니즘이다. 로베르 델피르가 엄선한 작품 250점에 그의 생애를 보여주는 자료 125점이 더해졌다. (9월2일까지/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미술관) 

콘서트 〈5! 상상〉 상상마당 벌써 5년!

유명 레이블 하나음악이 푸른곰팡이로 이름을 바꾼다. KT&G 상상마당이 개관 5주년을 맞아 레이블 푸른곰팡이와 함께 특별기획 공연 〈5! 상상〉을 개최한다. 전 하나음악 레이블 출신 뮤지션을 만날 수 있는 자리다. 5년밖에 안 됐나 싶다. 2007년 개관 이래 수많은 공연을 해온 KT&G 상상마당의 개관 5주년. 1990년대에서 2000년대를 잇는 대표 레이블 하나음악의 새로운 출발과 우연히 겹쳤다. 7월 고찬용(사진)을 시작으로 8월 조동희·오소영, 9월 장필순·한동준·김광진, 10월 윤영배, 11월 더버드가 색다른 공연 릴레이를 벌인다. 7월1일 〈5! 상상〉 시리즈의 첫 번째 무대를 여는 고찬용은 데뷔 20여 년 만에 처음으로 솔로 무대를 선보인다. 얼마 전 2006년에 발표한 솔로 앨범 〈After Ten Years Absence〉 이후 6년 만에 두 번째 앨범 〈Look Back〉을 내기도 했다. (7월1일~11월4일/서울 홍대 앞 상상마당)

공연 〈비트메이커〉 맥박을 울리는 음악

음악의 맥박인 비트. 이 비트를 만들어내는 사람이 비트메이커다. 비트를 주제로 두 DJ 디구루와 소울스케이프(왼쪽부터)가 각자의 음악을 들려준다. 음의 선율 그 자체보다 관객의 맥박을 울리는 공연이 될 예정이다. 디구루, 소울스케이프는 각각 한국을 대표하는 DJ다. 일렉트로닉 신과 힙합 신에서 활동을 시작해 현재 각각 일렉트로닉 밴드 ‘IDIOTAPE(이디오테잎)’과 ‘studio360’ 레이블을 이끌고 있다. 디구루는 〈매일의 반복, 일상의 변주〉에서 음악의 소재와 요소를 해체, 재배열하는 새로운 작법으로 변주의 가능성을 실험한다. 아날로그에서 디지털까지 사운드를 채취·재조합하는 소울스케이프의 공연 제목은 〈sample-a-delic〉. 비슷한 주제 아래, 두 가지의 다른 음악 작업 방식을 볼 수 있다. (7월10~14일/ 서울 강남구 LIG아트홀)

기자명 정리 고재열·임지영 기자 다른기사 보기 editor@sisain.co.kr
저작권자 © 시사IN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