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법의 정의, 절차에서 구현되려면 우지연 (공공운수노조 법률원 변호사·민변 노동위원회) 카프카의 소설 〈법 앞에서〉를 보면, 시골 사람이 찾아와 들어가게 해달라고 간청해도 문지기는 ‘지금은 안 돼’를 반복한다. 수십 년 세월을 찾아가도 허락은 떨어지지 않는다. 문지기는 ‘지난 수십 년 동안 왜 나 말고는 찾아온 사람이 없는 것이오?’라는 질문에 ‘이 입구는 당신만을 위한 것이니까’라고 대답하며 문을 닫는다.회사에서 부당해고를 당했다고 생각해보자. 우선 소송에는 비용이 든다. 패소 시에는 상대방 변호사의 보수를 물어야 한다. 부당해고 사건에서 개인이 심급당 물어야 하는 패소 시 소송비용은 2014년 10월 이전까지 15 노동위원회가 결심해야 간접고용 노동자가 산다 우지연 (공공운수노조 법률원 변호사·민변 노동위원회) 오바마 정부에서 미국 노동부 근로기준분과 행정관을 지낸 데이비드 와일은 〈균열 일터〉라는 책에서 “시간이 흐를수록 점점 깊이 벌어지는 바위틈처럼 일터도 지난 30년간 균열을 겪었다”라고 썼다. 임금과 복지 혜택을 제공하던 좋은 일자리들은 줄어들고, 기업은 회사 테두리 안에 머물던 각종 기능을 ‘비핵심 업무’라는 이름으로 밖으로 내보낸다. 노동을 통한 이윤은 누리면서도 고용주로서 져야 할 책임은 외면한다. 특수고용과 플랫폼 노동, 파견·용역·민간위탁 등 다양한 간접고용, 프랜차이징 가맹 고용 등 다양한 고용관계들이 경제 전반에서 확대 ‘위험은 외부로, 책임은 아래로’ 우지연 (공공운수노조 법률원 변호사·민변 노동위원회) 산업재해보상보험법의 본질은 노동으로 인한 위험을 사회가 분담하자는 것이다. 2009년 제주의료원 간호사 4명은 선천성 심장질환을 가진 아이를 출산하고 산재신청을 했다. 임신 초기 유해물질에 노출되었다는 점이 명백했다. 그들이 제주의료원의 간호사로 일하지 않았다면 이런 불행한 사태가 발생하지 않았으리라는 것도 분명했다. 그러나 2심 법원은 수급권자인 노동자 본인의 질병이 아니므로 산재가 아니라고 판단했다. 일터에서의 위험이 고스란히 노동자 개인에게 전가된 사태다. 지난 4월29일 대법원은 원심을 뒤집고 ‘임신한 노동자의 업무로 인해 코로나19 고용대책이 작동하지 않는 이유 우지연 (공공운수노조 법률원 변호사·민변 노동위원회) 코로나19가 산업 전반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내수시장 침체로 부진을 겪고 있는 서비스업, 특히 음식숙박·관광·항공 등 해당 산업의 노동자들과 영세 자영인들, 나아가 불안정 노동자들에게 깊은 위기의 그림자가 드리우고 있다. 전대미문의 위기 상황에서 ‘불안정 노동’은 극한의 한계상황에 내몰리는 반면, 근로계약상 사용자 외에 노무를 실제로 사용하는 자(원청, 특수고용 사업주 등)는 고용유지 책임에서도 손쉽게 벗어나고 있다.현재 정부 대책은 피해를 본 노동자들보다 기업을 중심으로 짜여 있다. 각종 지원금 등의 1차적 수혜자는 기업일 뿐만 ‘노동자’라는 이름을 잃은 사람들 우지연 (공공운수노조 법률원 변호사·민변 노동위원회) 켄 로치 감독의 영화 〈미안해요, 리키〉에는 택배기사 리키, 요양보호사 아내 애비, 그리고 두 자녀가 나온다. 리키는 ‘고소득 자유사업자’라는 소개를 받고 회사로부터 택배 차를 구입한다. 주 6일 새벽에 출근해 하루 14시간씩 쉬지 않고 일하고, 자동차 할부금과 연료비, 보험료, 본인 잘못 없이 발생한 물품 분실·파손 변상과 자동차 고장은 물론 일하다 다친 것까지도 자비로 부담한다. 부득이한 사정으로 하루라도 빠지려면 대체기사 비용과 벌금을 물고 페널티가 쌓이면 일을 그만둬야 하는 ‘노동’을 한다. 이 영화의 원제가 ‘Sorry, 노동조합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세요? 우지연 (공공운수노조 법률원 변호사·민변 노동위원회) “면접위원으로 들어가서 ‘노동조합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물어보면 부당노동행위일까요?” “아직 노동자가 아니어서 부당노동행위가 아닙니다.” 네이버 ‘지식in’에 올라온 질문, 누군가 답변을 달아놓았다. 그래도 개념은 알고 있다. 대학 졸업할 때까지 노동법 교육도 안 해주는 나라에서 부당노동행위를 알기란 쉽지 않다. 부당노동행위를 ‘노동 현장에서 겪는 부당한 행위’로 오해하는 것도 그 때문이다. ‘임금 체불, 초과근무, 병가 후 복직 거부, 이유 없는 전보, 왕따와 갑질, 이거 부당노동행위 아닌가요? 네, 아니에요. 부당노동행위 강성·귀족 노조가 문제라고요? 우지연 (공공운수노조 법률원 변호사·민변 노동위원회) 요즘은 개선되었다고 하나 한때 경찰 수배 전단에 ‘노동자풍’이라는 표현이 널리 쓰인 적이 있었다. 양복 차림의 깔끔한 인상은 ‘회사원·사업가풍’이며, 뭔가 깔끔하지 않으면 ‘노동자풍’이라는 설명과 함께. 회사원은 노동자가 아니고 노동자는 왠지 모르게 남루한, 40~50대 남성일 거라는 관념.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자신이 속해 있지 않은 집단의 구성원들이 서로 동질적이라고 생각한다. 외집단 동질성 편향이라나. 대부분 노동자가 되지만, 정작 스스로가 노동자에 속한다고 인식하기 어려운 대한민국에서, 노동자라고 하면 빨간 띠를 두른 장년의 요금수납원들이 쏘아 올린 작은 공 우지연 (공공운수노조 법률원 변호사·민변 노동위원회) 한국도로공사의 주된 수입원은 고속도로 톨게이트 요금이다. 한국도로공사의 업무는 유료도로의 공사와 관리다. 상시·지속 업무이기 때문에 요금수납원들은 원래 이 회사의 정규직이었다.이들은 1998년 외환위기, 2009년 이명박 정부의 ‘공공기관 선진화 방안’에 따라 차례로 외주화되어 하청 직원으로 전락했고, 열악한 노동조건과 인권침해를 겪어야 했다. 지난 8월29일 대법원은 바로 그 외주화가 불법파견이라는 점을 확인하고, 한국도로공사가 요금수납원들을 원래의 자리로 직접 고용하라고 판결했다. 한국도로공사는 대법원 판결 원고들만 직접 고용하 자리를 주는 것은 주장할 권리를 주는 것 우지연 (공공운수노조 법률원 변호사·민변 노동위원회) “우리는 환대에 의해 사회 안으로 들어가며 사람이 된다. 사람이 된다는 것은 자리·장소를 갖는다는 것이다. 환대는 자리를 내주는 행위이다(김현경, 〈사람, 장소, 환대〉).”얼마 전 서울대 공학관 건물에서 근무하던 청소 노동자가 휴게실에서 사망했다. 수천 평에 이르는 넓은 캠퍼스에서 고인에게 허락된 공간은 계단 밑에 지어진 1평짜리 간이 공간이 전부였다. 35℃로 폭염주의보가 내려진 무더운 여름, 에어컨은커녕 창문조차 없이, 곰팡내를 참다못해 동료가 스스로 설치한 환풍기가 전부인 공간.지난 10여 년간 휴게 공간을 포함한 노동자들의 ‘아이돌보미’는 노동자가 아니라고? 우지연 (공공운수노조 법률원 변호사·민변 노동위원회) 한국노동사회연구소의 〈82년생 여성의 노동시장 실태 분석(2017)〉을 읽게 되었다. ‘뼈 때리는’ 숫자들이 가득했다. 심호흡을 하고, 몇 가지만 거칠게 옮겨보자.첫째, (숙련도가 증가하니 당연하게도) 남성의 임금은 연령에 따라 높아진다. 1970년생이 가장 고임금이다. 그러나 여성의 임금은 갈수록 낮아진다. 둘째, 모든 연령대와 고용 형태에서 성별 임금 격차가 존재한다. 1982년생 여성은 이전 세대보다 고임금 직업이 많지만, 동일 직업에서도 남성의 임금이 더 높다. 셋째, 남성은 모든 연령에서 정규직이 더 많다. 그러나 1982 파업을 해보셨나요 첫 파업은 어땠나요 우지연 (공공운수노조 법률원 변호사·민변 노동위원회) “변호사님, 저는 노조에 대해서는 아무것도 몰랐어요. 처음에 어땠는지 아세요? 몇 명이서 모여가지고 우리 대학교 행정실에 찾아가서 노조 만들어도 되는지 물어봤다니까요.” “지금 교섭이 결렬돼 노동위원회 조정하러 왔는데, 회사에서 교섭 제안 철회한다고, 조정 대상이 없어졌다고 주장하네요. 교섭을 안 하고 일방적으로 임금제도 개악안을 시행하겠다는 건데, 이게 말이 되는가요.” “변호사님, 예고된 파업 일에 맞춰서 회사가 출장을 지시했어요. 조합원들을 다 출장 보내서 파업을 못하게 하려는 생각인 것 같은데, 이러면 부당노동행위 아닌가요. 노동자의 파업이 ‘재난’이 되는 나라 우지연 (공공운수노조 법률원 변호사·민변 노동위원회) 단결권은 노동조합을 만들 권리이고, 단체교섭권은 회사와 단체협약을 체결할 권리이다. 단체행동권은 사회적 약자인 노동자들이 자신의 요구를 관철하기 위해 파업을 할 수 있는 권리이다. 당연해 보이지만 과거 역사에서는 다 불법이었다. ‘노동 3권’이 기본권으로서 사회적으로 승인되기까지 그동안 노동자들이 싸워온 역사가 있었다.그렇다면 노동 3권 중에 무엇이 가장 중요한 권리일까? 막강한 권력을 가진 기업이 노동조합이 만들어졌다고 두려워할까? 교섭하자고 하면 무서워할까? 무서워하지 않는다. 오직 회장님이 두려워하는 것은 노동자들이 파업을 하 수십 년간 무시한 국제사회의 권고 우지연 (공공운수노조 법률원 변호사·민변 노동위원회) 한때 ‘촛불 정부’가 들어서면 노동 변호사들은 일거리가 없어지는 것 아니냐는 농담이 있었다. 물론 지난 10년에 비해 상대적으로 노동·시국 사건 구속자, 집회 연행자, 노동조합 활동 형사사건, 파업에 따른 손해배상이나 가압류가 많이 줄어든 것은 사실이다.그러나 우리는 자유로워졌는가. 지금도 형법상 업무방해죄, 각종 집회·시위에 관한 법률상 제한, 노조 설립 신고 제도가 존재하고, 노동사건에 손해배상이나 가압류를 적용한다. 또한 경영권을 이유로 단체교섭·쟁의 대상을 제한하는 대법원 판례를 비롯해 공무원과 교원, 해고자, 실업자, 간접 “그가 왜 죽었느냐”라는 딸아이의 질문 앞에서 우지연 (공공운수노조 법률원 변호사·민변 노동위원회) “엄마, 새벽부터 어디 가?” “누가 죽어서 멀리 가봐야 돼.” “누가 죽었는데?” “전기를 만들던 젊은 오빠가 그만….” “왜 죽었는데?” “발전소에서 석탄을 태우면 열이 나잖아. 그 열로 보일러 물을 끓여서 수증기를 만들고, 수증기로 기계를 돌려서 전기를 만들거든. 그러려면 석탄을 큰 벨트로 옮겨야 하는데, 뭐가 자꾸 끼거든. 그래서 그걸, 사람이 봐야 되는데….” “엄마 왜 말을 안 해?”고 김용균 노동자는 전기를 만드는 사람이었다. 전기를 만드는 일은 국가의 것이다. 원래는 한국전력(한전)이 했다. 그러다가 2000년대 초반 편법이 넘쳐흐르는 ‘천국의 도서관’ 우지연 (공공운수노조 법률원 변호사·민변 노동위원회) ‘천국은 틀림없이 도서관처럼 생겼을 것이다.’ 이 말을 남긴 보르헤스는 작가이기 이전에 시립도서관 사서였다. 그는 지하 서고에서 혼자 책을 읽으며 문학적 상상력을 키웠고, 위대한 소설을 남겼다. 나를 비롯해 보르헤스를 제대로 읽어본 적이 없는 사람들도, 이 말에는 동의할 것이다. 한 번쯤은 책에 대한 동경으로, 천국의 직업 같다는 로망을 담아, 도서관 사서라는 직업을 부러워해본 적이 있을 테니 말이다.그러나 이러한 환상은 A를 만나 깨졌다. 시립도서관 사서로 근무했던 A는 조곤조곤 자신의 지난 10년을 말해주었다. 전국의 공공도서관 그 노동자에게 정규직 전환이란 우지연 (공공운수노조 법률원 변호사·민변 노동위원회) K는 직업체험 강사다. 고용노동부 산하 한국잡월드에서 지시를 받으며 일하지만, 한국잡월드 직원은 아니다. 아이들에게 다양한 직업과 노동을 가르쳐주는 강사 275명은 모두 협력업체(도급) 직원이다. 한국잡월드에 ‘간접적으로 고용되어 있는’ 이들이다. 이들은 매년 12월이면 업체가 재계약이 되지 않을까 불안감에 시달린다. 표백된 세계에서 꿈꾸며 자라난 아이들이 세상에 나와 겪게 될 낙차가 두렵다. 그에게 ‘정규직 전환’이란 아이들에게 비정규직의 슬픔을 가르치고 싶지 않다는 마음이고, 자회사란 간접고용의 또 다른 이름이다.P는 한국도로공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