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예린의 음악 세계를 즐길 시간이다 미묘 (<아이돌로지> 편집장) 12월 백예린의 새 앨범이 나온다. 그의 음악에 대한 기대감 다음으로 지난 연말이 떠올랐다. 〈아워 러브 이즈 그레이트(Our love is great)〉 미니앨범과 뒤이은 〈에브리 레터 아이 센트 유(Every letter I sent you)〉 앨범, 그리고 그 상업적 성공에 대한 흥분이 음악 팬들 사이에 넘쳐나고 있었다. 어떤 이는 끝끝내 ‘아이돌 기획사 출신’이 ‘그 이상’을 성취해냈다는 유의 환호를 삼가지 못하기도 했다. 앨범 전체가 영어 가사로 돼 있다든지, 전형적인 발라드나 R&B와는 거리가 먼 음악이라든지, 그가 이전 ‘광대’가 할 일 아는 눈부신 강유미 미묘 (<아이돌로지> 편집장) 강유미는 2017년에 유튜브를 시작했다. 연예인, 특히 코미디언 중에서는 꽤 일찍 이 플랫폼에 뛰어든 축에 속한다. ‘좋아서 하는 채널’이라는 제목은 많은 것을 말해준다. 직업적인 의무감보다는 스스로의 발상을, 방송에 얽매이기보다는 자신이 즐길 수 있는 것들을 주로 하는 셈이다. PC방에서 숙박하기, 화장품 사용 후기, 악플 읽기, 한국어와 일본어를 섞어 말하는 ‘한본어’ 등이 신선하다는 반응을 일으켜왔다.본격적으로 두각을 드러낸 것은 ‘강유미 ASMR’ 시리즈다. ASMR이란 대체로 미세한 소리를 들려주며 일종의 청각적 대리체험을 떠들썩한 대본을 1.6배속으로 읽는 DJ 미묘 (<아이돌로지> 편집장) 라디오 DJ에는 여러 유형이 있지만, 특히 오후 시간대에 사랑받는 DJ들은 대체로 ‘청자의 혼을 쏙 빼놓는’ 이들인지도 모르겠다. 지치지만 힘내야 하는 오후에 정신없이 몰아치며 즐거움을 선사하니 말이다. MBC FM4U에서 〈오후의 발견〉을 진행하는 이지혜도 그중 하나다. 그가 TV 예능에서 수시로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 손가락질을 하거나 팔을 휘두르며 신나게 소리치는 바로 그런 기세로 진행자 역할을 맡는다고 생각하면 될 듯하다. 또랑또랑하고 날렵한 목소리로 따박따박 쏘아붙이는 그의 방송은 느슨해질 틈을 전혀 주지 않는다.마치 이모티 ‘들어주는 DJ’ 다정한 전효성 미묘 (<아이돌로지> 편집장) 요즘 MBC 라디오 FM4U는 황금 라인업이라 해도 좋다. 낮 12시 〈정오의 희망곡 김신영입니다〉를 필두로 안영미와 뮤지, 이지혜, 옥상달빛 등 저마다 개성 강한 입담을 지닌 진행자들이 즐비하다. 물론 〈김현철의 골든디스크〉와 〈배철수의 음악캠프〉도 있다. 그리고 올해 5월부터 저녁 8~10시 〈꿈꾸는 라디오〉(꿈꾸라)를 전효성이 진행하기 시작했다.고백하자면 초기 그의 방송에서 받은 인상은 ‘조심스럽다’는 것이었다. 그의 목소리는 무해하고 사근사근하며 소심한 듯 들렸다. 그는 문장을 몇 어절씩 떼어 선반 위에 올려놓듯이, 마치 시 방랑을 두려워 않는 혼돈의 히치하이커 미묘 (<아이돌로지> 편집장) 히치하이킹은 우연과 호의가 만나 일어난다. 운전자는 형편이 닿는 데까지 교통수단을 제공한다. 탑승자는 딱히 교통비를 지불하지 않는다. 그가 제공할 게 있다면 백지상태에서 간혹 인상에 남는 짧은 만남이다. ‘히치하이커’라는 아티스트가 그렇다. 그는 거의 우연처럼 보일 정도로 종잡을 수 없는 낯선 차들을 타며 기착지에서 기착지로 횡단해왔다.그는 ‘지누’라는 이름의 기타리스트 겸 싱어송라이터로 데뷔했다. 1996년작 ‘엉뚱한 상상’은 그야말로 1990년대의 해맑고 신나는 청춘 그 자체였다. 그는 이승환, 토이 등 당대 가요계에서 가장 작 화려한 상념이 나를 감싸네 미묘 (<아이돌로지> 편집장) 짚고 넘어가야 할 게 있다. 지금 비가 2012년 이후 최대로 ‘핫’하다면, 그 뒤에는 최소한 2014년부터 ‘차에 타봐’ ‘어디 가요 오빠’ 등 그의 노래에 진저리쳐온 이들이 있다. 이미 3년 전에 발표된 ‘깡’에 대해 ‘숨어서 듣는 명곡’이란 호칭을 선사한 그 사람들이다. 유튜브 영상에 비를 놀리는 댓글 잔치를 벌이며 수많은 사람들을 중독의 길로 떨어뜨린 분들이기도 하다. “내 인생은 ‘깡’을 만나기 전과 후로 나뉜다. 물론 차이는 없다”라는 댓글은 어찌 보면 팝 음악이 얻을 수 있는 최고의 찬사 중 하나다.그들 중 누군가가 느 도전적이고 우아한 달수빈의 음악 미묘 (<아이돌로지> 편집장) 달수빈은 걸그룹 달샤벳의 멤버였고, 벌써 만 4년째 솔로 싱어송라이터로 활동하고 있다. 피아노를 주된 악기로 풍성한 화성을 구사하는 가운데, 화려하기보다 진지하게 내면의 이야기를 들려주는 팝송을 선보인다. 그러나 그의 곡들은 〈K팝스타〉 출전자들처럼 심사위원의 눈빛에 하트를 띄울 법한 노래와는 결이 확연히 다르다. 피아노를 치는 왼손은 날카로운 저음으로 침잠하며 긴장을 자아내고 오른손은 방황하듯 유영한다. 격정을 건반 위로 쓸어내리며 쓰라린 이야기를 들려주려 한다.이질적이다. 달샤벳이 한껏 시끌벅적하고 섹시한 느낌으로 들떠 있는 이 반듯한 리더 귀티 어린 수호 미묘 (<아이돌로지> 편집장) 아이돌 세계에서는 흔히 ‘배우상’이라는 말을 한다. 아이돌보다는 배우에 어울리는 얼굴이라는 뜻이다. 물론 아이돌이라는 직군에 다양한 얼굴이 있으니 한 가지로 묶어서 생각하기 어렵기는 하지만 우리가 흔히 기대하는 모습은 있게 마련이다. 비슷한 식으로 ‘배우 말투’라는 것이 있다면 수호에게서 찾아볼 수 있다.그의 인터뷰를 보다 보면 어딘지 아이돌보다는 영화배우의 인터뷰 같은 인상을 받곤 한다. 씩씩하고 활달하게 예능감을 얹어 이야기하기보다는 부드럽고 반듯하게 이야기하는 자세 때문이다. 9년간 엑소의 리더로 활동하면서 멤버들을 대변하는 ‘잘생긴 또라이’의 탁월한 보컬 미묘 (<아이돌로지> 편집장) 아이돌 세계에는 성취의 기념비가 많고도 많다. 차트나 시상식의 성적이 대표적으로, 몇 회 연속 무엇을 수상했다느니 하는 이야기가 언론과 팬들의 입길에 일상적으로 오른다. 그중에서 육성재는 남들이 좀처럼 얻기 힘든 트로피를 하나 갖고 있다.〈우리 결혼했어요〉의 ‘승자’ 중 하나라는 것이다. 남녀 연예인의 가상 결혼생활을 보여주던 이 프로그램은, 팬들의 원성과 상호 저격이 끊이지 않은 전쟁터이기도 했다. 거기서 육성재와 그의 파트너 조이는 생존했다. 훈훈하고 귀여운 커플로 남은 아주 드문 사례의 하나다. 두 사람은 여느 커플처럼 곧잘 셀럽파이브 신봉선의 울림 미묘 (<아이돌로지> 편집장) 어쩐지 그의 주변에서는 웃기는 일이 자주 일어난다. MBC 〈복면가왕〉에서는 너무 놀라 팔을 들어 올리는데 한쪽 팔은 위로, 다른 쪽은 아래로 향한 묘한 그의 자세가 밈(meme)이 되었다. “상상도 못한 정체” 또는 자세를 한글로 본뜬 “ㄴㅇㄱ”으로 잘 알려졌다. 채널A 〈특급주무관〉에서는 흔들다리 위에서 방정맞게 뛰다가 50m 아래로 휴대전화를 떨어뜨리고, 곧이어 휴대전화가 파손되지 않은 걸 보고는 흥분한 모습이 화제가 되었다. 울림 엔터테인먼트(러블리즈 소속) 취향의 얼굴이라는 ‘확신의 울림상’이라는 별명도 팬들이 붙여준 것이 유쾌하고 호방한 ‘우기’ 미묘 (〈아이돌로지〉 편집장) 지난해 방송된 엠넷 〈퀸덤〉의 한 장면이다. (여자)아이들의 소연은 ‘주술’을 콘셉트로 신곡을 구성하겠다며 멤버들의 얼굴을 살핀다. 멤버 우기의 얼굴을 잠시 바라보던 소연은 “너무 귀여워서 안 돼”라고 잘라 말한다. 장난스러운 장면이지만, 우기가 무척 귀여운 외모라는 점만은 어쩔 수 없는 사실이다. 베이징 출신인 우기는 동그란 눈매의 강아지 상에 곱슬거리는 머리, 천진하고 장난기 어린 얼굴로, 데뷔 초부터 단번에 이목을 집중시켰다.예능에 출연한 우기를 보면 ‘귀엽다’는 세 글자에 그를 가두기는 조금 어렵다. 원더케이에서 공개되는 온 들으면 들을수록 빛나는 웬디 미묘 (〈아이돌로지〉 편집장) 레드벨벳은 지금 케이팝에서 가장 보컬 밸런스가 좋은 팀 중 하나다. 처음에는 ‘레드와 벨벳’으로 나뉜다는 팀의 콘셉트가 당최 무슨 의미인지 모르겠다는 불만도 있었다. 지금도 가만히 생각해보면 알쏭달쏭한 끝맛이 남으면서도 어쨌든 강제로 납득해버리기에 이르렀다. 결국 그것은 어느덧 5년 넘게 종횡무진하며 탁월한 존재감을 발휘한 멤버들의 매력과 목소리였다. 이 5인조 그룹에 충실한 기량과 함께 각기 성격과 매력이 뚜렷한 음색을 지닌 멤버들이 포진해 있다면, 이를 이끄는 것은 슬기의 목소리다. 그리고 이 음색의 조합을 매끄럽게 연결 짓는 연예인이 아닌 ‘상식인’ 같은 지호 미묘 (〈아이돌로지〉 편집장) 한때 포털 사이트에서 오마이걸 지호를 검색하면 연관 검색어로 ‘지호 눈빛’이 나오곤 했다. 그만큼 그의 눈빛은 특별하다. 그가 출연한, 벤의 ‘헤어져줘서 고마워’ 뮤직비디오에서 마지막을 장식하는 그 의미심장한 눈빛이기도 하다. 커다랗고 동그란 눈망울이 가장자리는 날카로워서, 가만히 있을 때에도 뚜렷하게 응시하는 듯한 눈빛이다. 간단히 말하자면 ‘카리스마 있다’고 할 수도 있지만, 도도해 보이기도 하고, 자아가 단단한 사람처럼 보이기도 한다.지호는 오마이걸의 리드보컬이자 리드댄서다. 가녀리고 곰살맞은 인상의 멤버가 많은 이 그룹에서 여럿 중 하나이면서 무척 드문 한 사람 미묘 (〈아이돌로지〉 편집장) ‘치명적인’ 콘셉트의 아이돌은 많다지만, 염세적인 아이돌도 있을까. 아이돌이라고 단정하기는 좀 뭐할지 모르나, 방용국이 있다. 조금 불길하게 들릴 정도로 낮게 울리는 저음의 랩을 하는 그는 가슴 철렁할 만큼 어두운 테마를 내리 털어낸다. 보이그룹 B.A.P의 멤버로 활동하다 지난해 탈퇴하고 올해부터는 솔로 아티스트로 지내고 있다. 아이돌이 되기 몇 년 전부터 언더그라운드 힙합 크루에서 활동했으니, 래퍼에서 아이돌 래퍼로, 다시 래퍼로 돌아온 셈이다.올해 발매된 그의 셀프 타이틀 앨범은 이런 가사로 시작한다. “내가 하고 싶은 모든 관능과 담백함 전소민의 실력 미묘 (〈아이돌로지〉 편집장) 모두들 엉뚱하다고 생각했다. 남녀가 한데 엮이는 것을 기피하는 케이팝 아이돌 세계에 혼성 그룹이 나타났기 때문이다. 심지어 노래와 안무에는 관능이 가득했다. 멤버 중 전소민이 5년 전부터 두 번이나 걸그룹 데뷔를 경험한 인물이라는 데 이르면, 별 생각이라고는 없이 기획된 아이돌이 (또) 나왔다는 결론을 내리기 십상이었다.그러나 이 그룹은 해외에서 더 빠른 반응을 얻으며 가파른 상승세를 이어갔다. 비교적 인기가 덜 가시적인 국내에서도, 케이팝 좀 듣는다는 사람이면 매번 좋은 노래를 들고 나온다는 신뢰도를 쌓는 데 성공했다. 살가운 ‘ 지붕 뚫고 나온 나무줄기 ‘지민’ 미묘 (〈아이돌로지〉 편집장) AOA의 ‘너나 해’는 단연 ‘올해의 무대’ 중 하나로 기억될 것이다. 엠넷의 걸그룹 경연 〈퀸덤〉에서 마마무의 원곡을 재해석했다. 멜로디는 원곡보다 부드럽고 매끄럽게 연출해 관능적인 질감을 더하고, 래퍼 지민의 앙칼진 랩이 틈틈이 꽂혔다. 남성 보깅 댄서들을 기용한 과감한 연출을 두고 남녀 성 역할의 반전이라는 해석과 다양성의 적극적인 포용이라는 의견이 대두됐다. 절도 있는 폭발력으로 무대를 장악한 멤버들의 기량도 이목을 집중시켰다.무엇보다 AOA가 이 무대를 준비했다는 것이 가장 큰 흥분을 안겼다. 2014년을 강타한 ‘짧은 치 반전에 반전 거듭하는 엑시 미묘 (〈아이돌로지〉 편집장) 대체로 걸그룹 래퍼에게 기대되는 이미지는 어느 정도 전형성이 있다. 공격적인 ‘센 언니’이거나 ‘앙칼진 목소리’ 같은 것이다. 그에 비해 우주소녀의 엑시는 굳이 말하자면 ‘청순’이 두드러지는 얼굴을 가졌다. 그렇다고 유약한 랩을 하느냐 하면 그건 아니다. 앞으로 뛰쳐나갈 필요가 없다는 듯, 부릅뜨지도 않는 그의 눈빛처럼 차라리 거만한 듯한 목소리다. 가사 전달은 확실하면서도 조금은 웅얼거리는 특유의 발음도 마치 사색하며 중얼거리는 듯한 독특한 느낌을 담는다.무해한 걸그룹 세계에서 공격성이 허용되는 포지션이 래퍼라지만, 뒤로 한 발짝 김신영의 열정과 재기 미묘 (〈아이돌로지〉 편집장) 김신영은 ‘최고령 걸그룹’이라는 4인조 셀럽파이브에서 (리더는 아니고) ‘주장’을 맡았다. 최근 셀럽파이브의 예능 〈판 벌려:이번엔 한복판〉에서 센터(한복판) 자리를 놓고 모든 멤버가 동등하게 경쟁하기로 했기에 주장 자리는 내려놓은 상태다.셀럽파이브는 송은이가 ‘비보TV’를 중심으로 펼치는 다양한 ‘판’의 하나다. 여성 예능인들과 함께 새로운 판을 벌려나가는 그의 기획력과 감각에 대해서는 제법 이야기가 다뤄졌다. 셀럽파이브에 한정하자면 김신영의 지분이 그 못지않다. 데뷔곡 ‘셀럽이 되고 싶어’는 원래 일본 도미오카 고교의 여학생들이 디오의 눈빛과 청춘의 자화상 미묘 (〈아이돌로지〉 편집장) 엑소가 처음 데뷔했을 때 어쩌면 누군가는 조금 낯선 기분을 느꼈을 것이다. SM엔터테인먼트의 아이돌들은 입을 크게 벌리고 한껏 웃는 디즈니의 주인공 같은 얼굴이었다. 그 속에서 디오(D.O.)의 얼굴은 미묘한 차이를 보였다. 눈이 부리부리하고, 웃을 때는 밝아 보이지만, 어딘지 불만을 간직한 듯한 눈빛이었다. 퍼포먼스는 열정적이었지만 무대 밖에서는 또 달랐다. 활달하게 농담과 개인기를 던지며 팬과 대중을 공략하기보다 조금 무뚝뚝하거나 시니컬해 보이기까지 하는 그였다. 내향적인 성격 혹은 불안한 듯이 보이기도 했다.혹시 아이돌 하기가 어디서 본 것 같은 ‘좋은 친구’ 유정 미묘 (〈아이돌로지〉 편집장) 위키미키의 유정이 〈프로듀스 101〉에서 눈길을 끈 첫 모습은 이랬다. 동료 연습생이자 단짝인 김도연에게 그가 “나 어떻게 생겼어?”라고 묻는다. “최유정처럼 생겼다”라는 대답에 그는 불만스러운 듯 입을 내밀며 침묵한다. 도연을 물끄러미 바라본다. ‘어쩌라는 거냐’는 듯 “나는 어떻게 생겼어?”라고 묻는 도연에게 그는 “눈이 또렷하고 입술이 빨갛다”라고 대답한다. ‘대체 뭐 하는 사람들인지’ 싶은 장면이지만 방송이 진행되면서 두 사람의 ‘케미’는 많은 화제를 모았다. 그날 유정의 짧은 침묵은 이후에도 찾아볼 수 있었다. 최근의...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