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자지구 공격에 항의하는 유대계 감독 [사람IN] 이종태 기자 유대계 영국인 조너선 글레이저 감독(59)은 3월10일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린 제96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더 존 오브 인터레스트(The Zone of Interest)〉로 국제장편영화상을 받았다. 영화는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유대인 홀로코스트(집단학살)를 다룬다. 아우슈비츠 강제수용소 담장에 바짝 붙은 목가적 저택에 사는 수용소장 루돌프 회스와 가족들의 평온한 일상을 따라가며 홀로코스트의 잔혹성을 드러낸다.글레이저 감독은 유대계이지만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공격을 비판해왔다. 홀로코스트에 분노한다면 이스라엘이 가자지구에서 자행 ‘K’ 수식어 뒤에 한인 디아스포라가 있다 [프리스타일] 김영화 기자 문화팀에 있으면서 ‘K’라는 수식어를 자주 쓰게 된다. 웹툰부터 드라마, 음악까지 해외로 뻗어나가는 K콘텐츠의 면면을 조명할 일이 많아진 까닭이다. 복잡미묘한 감정이 들 때가 많다. 자문화 중심주의나 우월주의에 기반한 ‘K’의 오남용을 경계해야 한다는 데 동의하면서도, 한국의 어떤 것이 해외에서 인기라는 소식을 들으면 어쩔 수 없이 궁금해진다. 도대체 왜? 어떻게 가능했을까?얼마 전 미국에서 히트 친 냉동 김밥에 관한 기사를 쓰게 된 계기이기도 하다(〈시사IN〉 제858호 ‘그 냉동 김밥은 어쩌다 미국에서 품절되었나?’ 기사 참조) 놀이 문화가 된 인공지능, ‘밤양갱’이 던진 질문 차우진 (음악산업 평론가․‘TMI.FM’ 대표) 장기하가 만들고 비비가 부른 ‘밤양갱’이 이렇게까지 히트할 거라고 누가 생각했을까. 그래서인지 여러 가지 분석과 설명이 곁들여진다. 일단 왈츠곡에 쌉싸름한 가사가 충돌하며 매력을 배가시킨다는 풀이가 있다. 요즘 유행하는 스타일의 음악이 아닌 데다가 비비가 불렀다는 사실에 더 관심이 쏠린다. 아닌 게 아니라 비비는 ‘어둠의 아이유’로 불릴 만큼 음악적 역량이 뛰어난 ‘쎈캐(센 캐릭터)’로도 유명하다. ‘나쁜 X’ ‘위켄드(Weekend)’ ‘슈가 러시(Sugar Rush)’처럼 거침없이 섹시하고 ‘쎈’ 가사의 노래를 부르던 비비가 ‘ “나 몰래 영화 〈트루먼쇼〉를 찍는 줄 알았다.” [말말말] 시사IN 편집국 “한 달 동안 가끔 나 몰래 영화 〈트루먼쇼〉를 찍는 줄 알았다.”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3월19일 서울 강북을 선거구 경선이 끝난 후 페이스북에 소회를 밝혔다. “결론이 정해진 경선”이었다며 “대한민국 정치사에, 민주당의 앞날에 다시는 이런 일들이 벌어지지 않기를 기대한다”라고도 밝혀. 민주당 공천 갈등의 처음과 끝이 된 강북을 공천에 대해 민주당의 퇴행을 보여준다는 평가도 뒤따르는 가운데, 이재명 대표는 경선 득표율을 공개하며 “이 얘기는 여기서 끝내자”라고 말했다. “대파 한 단에 875원이면 합리적인 가격 같다.”3월1 두고두고 곱씹는 ‘마지막 2분’의 시간 [비장의 무비] 김세윤 (영화 칼럼니스트) “나영이가 해성이를 좋아한다고 그러더라고요. 저희 이제 이민 가거든요. 그래서 가기 전에 좋은 기억을 만들어주고 싶어서요.” 저 멀리 아이들이 웃고 떠드는 걸 보며 나영이 엄마가 말했다. “근데 왜 가세요? 나영이 아빠 영화감독 하시고, 어머님은 그림 그리시고. 왜 그걸 다 버리고 가세요?” 궁금해하는 해성이 엄마에게 답해주었다. “버리는 게 있으면 얻는 것도 있거든요.”한국 국적을 버리고 캐나다 국적을 얻은 가족. 자기 이름 ‘나영’의 과거를 버리고 영어 이름 ‘노라’의 미래를 얻는 아이. 그렇게 열두 살 때 헤어진 첫사랑과 스물 스위스 뒤흔든 유대인 살인미수 사건 취리히·김진경 (자유기고가) 지난 3월2일 토요일 밤, 스위스 취리히 시내 젤나우 지역. 사거리 모퉁이에 자리잡은 ‘츠바이테 악트(2. Akt)’, 즉 ‘제2막’이라는 이름의 음식점은 여느 때처럼 손님들로 붐볐다. 벽에 걸린 커다란 스크린 7개에서 스포츠 경기가 중계되고 있었다. 맥주잔을 손에 든 이들이 저마다 자기 팀을 응원했다. 넓은 창문이 건물을 둘러싸고 있었지만, 스크린에 눈을 고정한 사람들은 닫힌 창문 밖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 알아차리지 못했다. 밤 9시35분을 막 지나던 시각, 음식점 안에서 창문 쪽으로 고개만 돌리면 훤히 보이는 인도에서 15세 OTT는 왜 스포츠에 눈독 들이게 됐나 주하은 기자 3월20일 오후 5시, 평일 낮임에도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 앞은 야구팬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소속 구단인 LA 다저스와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의 2024 시즌 개막 경기를 보러 온 인파였다. 주한미군부터 일본인 관광객까지 관람객의 국적도 다양했다. 최소 12만원이라는 높은 티켓 가격에도 불구하고 예매 시작과 동시에 전석이 매진될 정도로 크게 주목을 끈 경기였다.‘한국에서 열린 최초의 MLB 정규 시즌 경기’라는 상징적 이벤트를 주관한 곳은 쿠팡의 OTT인 쿠팡플레이였다. 쿠팡플레이는 2022년 토 내 옆에 없는 그에게 보내는 러브레터 김세윤 (영화 칼럼니스트) 외로웠다. 밥을 먹어도 외로웠고 TV를 봐도 외로웠고 게임을 해도 외로웠다. 하품은 전염된다는데 덩달아 하품하는 친구가 곁에 없는 것도 참 외로웠다. 소파에 혼자 앉은 자기 모습이 텅 빈 화면에 반사되는 게 싫어서 얼른 다시 TV를 켰다. “외로우신가요?” 자막과 함께 나오는 반려로봇 광고. 바로 주문. 택배 도착.즐거웠다. 같이 밥을 먹어서 즐겁고 TV를 혼자 보지 않아서 즐겁고 2인용 게임을 할 수 있어서 즐거웠다. 즐거운 추억을 더 쌓고 싶어 바다에 갔다. 물놀이가 끝난 뒤 나란히 해변에 누워 기분 좋게 낮잠도 잤다. 집에 가 ‘폐국만은 막아달라’는 TBS, 그동안 무슨 일이 있었나 김영화 기자 제작비 삭감으로 외부 진행자가 대거 하차하고 시사 프로그램들이 연이어 폐지되었다. 지난해 10월 희망퇴직이 실시되었고 5개월 만에 직원 100여 명이 회사를 떠났다. 전체 인원 360명의 27%에 해당하는 규모다. 조직 쇄신을 약속한 대표이사는 올 2월 사직서를 제출했다. 남은 구성원들은 서울시의회 앞에서 ‘폐국만은 막아달라’ ‘삶의 터전을 지켜달라’는 피켓을 들었다. 지난 1년간 수도권 공영방송 TBS에서 일어났고 여전히 벌어진 일이다. TBS가 존폐 기로에 놓였다. 5월31일을 기점으로 서울시 출연기관이라는 지위가 해제된다. 두 우리를 억압하는 ‘과거’ 화끈하게 파괴한 〈파묘〉 김봉석 (영화평론가) *영화 〈파묘〉의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지난 2월22일 개봉한 장재현 감독의 〈파묘〉가 3월4일까지 관객 600만명을 넘어, 천만도 넘을 것으로 예상한다. 한국 공포영화 중 가장 많은 관객을 동원한 〈장화, 홍련〉(314만명)을 훌쩍 뛰어넘었다. 그런데 이상하다. 장재현의 데뷔작 〈검은 사제들〉은 관객 544만명, 나홍진의 〈곡성〉은 687만명인데, 왜 〈장화, 홍련〉이 1위일까. 단순한 이유다. 영화 장르를 공포가 아닌 미스터리나 스릴러로 영화진흥위원회 등에 등록했기 때문이다. 공포영화에 거부감을 가진 한국 관객이 많다고 조국 대표가 말하는 조국혁신당 돌풍 이유 [김은지의 뉴스IN] 김은지·장일호 기자·최한솔·김세욱·이한울 PD 4·10 총선이 다가오면서 어느 정치 비평가도 예상하지 못한 조국혁신당 돌풍이 수치로 확인되고 있습니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가 에너지경제신문 의뢰로 지난 3월11일부터 15일까지 비례대표 정당 투표 의향을 물은 결과, 비례대표 정당 투표에서 조국혁신당을 뽑겠다는 응답이 26.8%나 나왔습니다. 같은 조사에서 국민의힘 비례정당인 국민의미래를 찍겠다는 응답이 31.1%로 가장 높게 조사됐고, 더불어민주당 비례정당인 더불어민주연합 18% 순이었습니다.다른 조사에서도 조국혁신당은 비례대표 정당 투표 의향을 물으면 20% 이상 지지를 ‘사람’의 이야기 전한 난민 활동가 정우성의 10년 김영화 기자 언젠가 기회가 된다면 남을 돕고 살리라 다짐했다. 성공해서 ‘재단 같은 것’을 만드는 상상을 하며 이름도 ‘아이재단’으로 정해둘 정도였다. 정우성 배우가 〈내가 본 것을 당신도 볼 수 있다면〉(원더박스)에서 밝힌 내용이다. 그런 그에게 유엔난민기구(UNHCR)가 명예사절이 되어달라고 제안했다. 2014년 5월이었다. 더 미룰 필요가 없겠다고 그는 생각했다. 과거 〈시사IN〉 인터뷰에서 정우성 배우는 세월호 참사를 겪으며 느낀 미안함이 유엔난민기구 활동을 시작하는 계기가 되었다고 말했다. 명예사절이 된 후 매년 수천만 명이 전쟁과 폭 ‘도주 대사’ 비판에도 이종섭 임명 철회 안 한다는 대통령실 [기자들의 시선] 김은지 기자 이 주의 외신3월12일 오스트레일리아(호주) 공영방송 ABC는 이종섭 주호주 대사 임명 소식을 상세히 다뤘다. 기사 제목은 ‘이종섭 대사, 한국에서의 비리 수사에도 불구하고 호주 입국’이다.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은 ‘채 상병 사건’ 수사 외압 의혹으로 현재 피의자 신분이다. 윤석열 대통령은 그런 그를 호주 대사로 임명했다. 뒤늦게 공수처의 출국금지 사실이 알려지자, 4시간 약식 조사 후 법무부는 출국금지 조치를 해제했다. 야당은 “런종섭” “도주 대사” “조폭영화의 한 장면” 식의 비판을 쏟아냈다. 대통령실은 ‘임명 철회는 없다’ 좋은 의사는 민중과 어떻게 만나야 할까 [역사의 뒤 페이지] 조형근 (동네 사회학자) 1959년 3월20일은 몹시 추웠다. 눈보라도 몰아쳤다. 이미륵의 9주기 기일이던 그날, 전혜린은 이미륵의 친구였던 독일인 T, S와 함께 뮌헨 교외의 묘지를 찾았다. 무덤은 거친 들판 가운데 작은 공동묘지 안에 있었다. “그의 무덤은 아무 장식도 없고 아무 데나 굴러다니는 것 같은 돌로 만든 작은 비석 위에 단 세 글자, 새겨진 한문 李彌勒 때문에 누구의 눈에나 금방 띄었다. … 나는 화환을 비석 앞에 갖다 놓았다(전혜린, 〈그리고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1966).”전혜린(1934~1965)은 시대의 신드롬이었다. 수학을 0 마돈나부터 뉴진스까지 존 배티스트의 심포니 배순탁 (음악평론가) 거리의 악사였다. 명문 음대에 입학했음에도 그는 고향으로 돌아가 스트리트 밴드를 하면서 자신의 음악적 뿌리를 탐사하기 시작했다. 이후 서서히 다음과 같은 이야기가 여기저기서 들렸다. 뉴올리언스에 끝내주는 밴드 하나가 있다는 소문이었다. 밴드의 리더 이름은 존 배티스트. 그는 이후 〈위 아(We Are)〉(2001)라는 음반으로 그래미 올해의 앨범상을 거머쥔다.뉴올리언스란 어떤 도시인가. 미국 대중음악의 근간이라 할 재즈의 고향이다. 저 유명한 루이 암스트롱을 필두로 수많은 재즈 뮤지션이 활동하면서 미국 대중음악의 초석을 닦았다. 역 〈내 남편과 결혼해줘〉, 가난도 폭력도 없는 매끈한 복수의 이면 [K콘텐츠의 순간들] 조경숙 (만화 평론가) 통쾌한 복수를 통해 카타르시스를 선사하는 일명 ‘사이다’ 서사가 오랫동안 인기를 누리는 중이다. 사이다 서사는 최근 스토리텔링 방식으로 여겨지지만, 사실 최소 10년 이상의 역사를 지니고 있다. 웹툰 〈외모지상주의〉는 외모로 인해 놀림받던 형석을 주인공으로 내세운다. 어느 날 갑자기 형석이 완벽한 몸과 수려한 외모를 지니게 됨으로써 사는 세계가 달라진다는 설정을 보여준다. 이 작품이 폭발적 인기를 끈 게 2014년이다. 뒤이어 2018년 연재를 시작한 웹툰 〈여신강림〉도 메이크업을 통해 주인공 ‘주경’의 외모가 아름답게 변하게 된다 ‘세월호 10주기’ 다큐 KBS에서 사라지나 김영화 기자 지난해 4월 출간된 〈바람이 되어 살아낼게〉는 세월호 생존자 유가영씨가 참사 이후 9년간 써 내려간 기록이다. 단원고 학생 325명 가운데 돌아온 이는 75명. 극심한 외상후스트레스장애(PTSD)를 겪었고 세상을 지독히 원망하며 20대가 되었다. 그럼에도 지난 시간이 전부 고통으로만 남았느냐고 묻는다면 “그건 아니라고” 그는 답한다. 2018년, 다른 세월호 생존자들과 함께 비영리단체 ‘운디드 힐러’를 만들었다. 자신처럼 재난재해로 트라우마를 겪는 이들을 돕고 있다. 세월호 생존자가 펴낸 첫 에세이는 ‘인간은 상처받고 깨져도 다시 윤석열 화법의 다섯 가지 문제점 [김은지의 뉴스IN] 장일호 기자 ■ 방송 : 시사IN 유튜브 〈김은지의 뉴스IN〉(월~목 오후 5시 / https://youtube.com/sisaineditor)■ 진행 : 김은지 기자■ 출연 : 강원국 작가“김대중은 말을 옮기면 바로 글이 되고 노무현은 말하면서 글을 만들어”“정치인 중에는 이탄희 화법이 눈에 띄어… 논리, 윤리, 진정성 세 가지 다 갖춰”“윤석열 화법의 문제? 뒷담화, 남 탓, 편 가르기, 감정적 언사, 듣지 않는 태도”“대통령이 다 잘할 수 없어… 본인 말만 하면 본인 수준에서 대한민국 정체돼”“말하고 글쓰기에 있어서 메모는 필수 무기, 1 이태원참사 500일, 진실을 찾아 다시 떠나는 길 [시선] 박미소 기자 봄볕 아래 찬 바람이 불던 날, 이태원 참사 500일 추모문화제가 열렸다. 참사 500일을 이틀 앞둔 3월9일, 서울 중구 서울광장에 마련된 이태원 참사 시민분향소 앞에서 열린 추모문화제에는 유가족들을 비롯한 시민 200여 명과 강민정, 진선미 더불어민주당 의원, 용혜인 새진보연합 의원, 권영국 녹색정의당 국회의원 비례 후보,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와 영입인사들이 참석했다. 이날 열린 ‘이태원 참사 500일 진실을 찾아 다시 떠나는 길, 3월에 태어난 별들을 기억하며’ 추모문화제에서는 3월에 태어난 희생자들의 생일을 함께 기렸다. 1 〈드라이브 97〉 오지수 감독, 조은솔 PD [세월호 10년, 100명의 기억-65] 박미소 기자 오지수 감독(28)은 1997년생, 세월호 세대다. 고등학교 2학년 때, 교실 TV로 세월호 참사를 지켜보았다. 오 감독은 참사 이후 생존 학생들의 안부가 늘 궁금했다. 조은솔 프로듀서(34)는 대학교 중간고사 기간에 열람실 책상에서 세월호 참사를 마주했다. 그는 ‘자신의 일상을 지키기 위해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는 죄책감과 부채감을 안은 채 살아왔다’고 말한다.10년이 지난 지금, 이들은 세월호 10주기 옴니버스 영화 프로젝트 중 단편영화 〈드라이브 97〉을 제작하고 있다. 이젠 운전을 할 수 있게 된 생존자 장애진씨와 그의 중학교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