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총선, 한국의 ‘기후 선거구’는 어디인가 이오성 기자 지난 기사(〈시사IN〉 제855호 ‘‘기후 정치’를 바라는 유권자는 누구인가’)에서 ‘기후 유권자’를 이렇게 정의했다. 기후위기 관련 정보를 잘 알고, 민감하게 반응하며, 이 문제에 관심을 가진 정치인에게 투표하려는 이들이다. 로컬에너지랩, 녹색전환연구소, 더가능연구소 등이 참여한 ‘기후정치바람’은 대규모 여론조사를 통해 전체 유권자의 33.5%가 기후 유권자 집단이라고 포착했다. 이번 기사에서는 기후 유권자들이 많이 사는 ‘기후 선거구’가 어디인지 살펴본다.그런데 이번에 꼽은 기후 선거구가 총선 지역구와 일치하는 것은 아니다. 총 연분홍치마 김일란 감독 [세월호 10년, 100명의 기억-37] 신선영 기자 인권운동단체이자, 다큐멘터리 제작 집단인 ‘연분홍치마’ 김일란 감독은 세월호 참사 10주기를 맞아 영화 5편의 총괄 프로듀서를 맡았다. 유가족들의 10년을 되짚는 장편영화 〈바람의 세월〉, 극영화 〈목화솜 피는 날〉, 참사 보도와 유류품 그리고 희생자 친구들의 이야기를 다룬 각각의 옴니버스 영화 〈그레이존〉 〈흔적〉 〈드라이브〉가 제작되고 있다.“용산 참사를 다룬 〈두 개의 문〉 후속작인 〈공동정범〉을 제작하고 있었어요. 밀양 송전탑 건설 반대 투쟁도 기록 중이었죠. 세월호 참사까지 기록하는 것에 대해 고민이 많았어요. 다른 활동가 재난피해자권리센터 유해정 센터장 [세월호 10년, 100명의 기억-15] 신선영 기자 유해정씨(48)는 ‘4·16세월호참사 작가기록단’의 한 명으로 세월호 참사에 관한 책을 세 권 펴냈다. 올 3월에는 세월호 가족들 10년의 기록이 담긴 〈520번의 금요일〉, 생존자와 형제·자매들의 이야기를 담은 〈봄을 마주하고 10년을 걸었다〉 두 권이 발간된다. ㈔4·16세월호참사 가족협의회 10년의 활동을 정리한 백서 작업도 한창이다. 최근 그는 ‘재난피해자권리센터(이하 센터)’ 센터장을 맡았다. 1995년 삼풍백화점 붕괴 참사부터 2017년 스텔라데이지호 침몰 참사까지 8개 재난 참사 피해자들이 모인 센터는 1월31일 발족식 ‘혜화동 흉기소지범’ 박 아무개씨를 돕는 사람들 변진경 기자 단 3시간 만이었다. 탄원서 1015장이 모였다. “○○○ 판사님, △△△(박 아무개)님의 구속영장 기각을 간곡히 탄원드립니다.” A4 한 장을 빼곡히 채운 탄원의 변에 1005명이 연대 서명을 했다. 10명은 자필이나 컴퓨터로 탄원서를 직접 작성했다. 입말로, 전화 통화로, SNS를 통해 퍼져나간 박씨의 구속영장 실질심사 소식에 그를 좋아하거나 친하거나 알거나 기억하는 사람들이 모두 손을 보탰다.구속영장 청구서에 적힌 박씨의 죄명은 ‘특수협박’. 8월17일 밤 서울 종로구 혜화동 대학로 일대에서 ‘칼을 들고 길거리를 배회하며 소리 일본 군국주의 전범들을 분석하다 [새로 나온 책] 시사IN 편집국 전쟁과 죄책노다 마사아키 지음, 서혜영 옮김, 또다른우주 펴냄“우리는 사실을 알려고도 하지 않는다.”부제는 ‘일본 군국주의 전범들을 분석한 정신과 의사의 심층 보고서’다. 1944년 태평양전쟁 때 태어난 저자는 참전했던 군의관 아버지로부터 당시 어떤 일이 벌어졌는지 단 한마디도 듣지 못했다. 커서 정신과 의사가 된 그는 전범들에게 ‘잔인하리만큼 집요한 질문’을 던진다. “그 시대를 부인과 망각으로 넘겨버리는 자세가 얼마나 우리의 문화를 빈곤하게 만들어왔는지 고찰”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1998년 일본에서 처음 출간된 이 책을 25년 재난문자, 귀찮다고 무조건 ‘수신 거부’ 하기 전에… 변진경 기자 폭우와 폭염이 번갈아 찾아오는 여름, 하루에도 몇 번씩 휴대전화에 재난문자 알림이 울린다. 행정안전부, 시청, 구청, 산림청, 기상청 등에서 폭염주의보나 호우경보 발령 소식, 외출 및 야외활동 자제 권유, 산사태 위험경보, 교통통제구간 안내 등을 90자 이내 문자메시지로 알려온다. 유용하지만 가끔 성가시기도 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요즘 같은 고빈도·고강도·예측 불허의 재난 시대, 시민의 생존에 필수 요소가 된 재난문자의 A to Z를 문답으로 정리해봤다.■ 언제부터 얼마나 보내왔지?재난문자가 처음 도입된 때는 2004년 12월이다 글로컬 대학이 놓친 질문, 고등교육은 무엇을 해야 하는가 전혜원 기자 윤석열 정부가 대학 구조조정 신호탄을 쏘아올렸다. 이른바 ‘글로컬 대학 30’ 사업이 그것이다. 글로컬이란 글로벌(global·세계적)과 로컬(local·지역적)을 합한 말이다. 혁신 의지와 역량을 갖춘 비(非)수도권 지역 대학 30곳을 뽑아서, 학교마다 5년간 1000억원을 지원해 세계적 대학으로 키운다는 내용이다. 첫해인 올해는 10월에 최종 10곳을 뽑을 예정인데, 지난 6월20일 1차 예비지정을 받은 15곳이 발표됐다(〈그림 1〉 참조). 이 중 네 곳은 각각 두 대학이 하나로 통합하겠다며 팀으로 신청했다. 강원대-강릉원주대 총선까지 300일 녹색당, 사투를 시작하다 김다은 기자 창당 11년 만에 처음 열린 녹색당 전당대회는 레게 음악과 함께 시작됐다. 녹색 옷과 액세서리를 걸친 사람들이 연주에 맞춰 춤을 추고 노래를 불렀다. 녹색 깃발이 곳곳에서 휘날렸다. 전당대회가 열린 6월10일, 회의장 밖에서도 전 세계 녹색당원이 모인 축제가 이어졌다. 아시아에서 최초로 열린 ‘2023 세계 녹색당 총회’다. 인천 송도에서 6월8일부터 나흘간 이어진 총회에는 80여 개국에서 온 녹색당 소속 정치인과 활동가·시민 약 700명이 참석했다. 2017년 4차 총회가 영국 리버풀에서 열린 이후 6년 만이었다.이번 총회 행사 한강·설악산·카지노까지, 김진태 도지사 뜻대로? 이오성 기자 강원도가 달라진다. 오는 6월11일 특별자치도로 거듭난다. 제주특별자치도, 세종특별자치시에 이어 세 번째 특별자치시·도가 된다. 지역 언론과 강원도청에서는, 강원도라는 명칭이 처음 생긴 조선 1395년 이후 628년 만에 이름이 사라진다며 대대적으로 알리고 있지만, 전국적으로는 모르는 이들이 대다수다. 제주도와 세종시가 그렇듯 특별자치도 출범 이후에도 ‘강원도’라는 이름이 사라질 리도 없다.강원도가 특별자치도가 되면 무엇이 달라지는 걸까. 이 글을 쓰고 있는 5월11일 현재 시점에서는 아직 ‘없다’. 제주도처럼 도지사가 제주시장이나 10대 응급환자 사망사건, 그 소녀는 왜 목숨을 잃었나 대구/글 김연희 기자·사진 신선영 기자 지난 3월, 대구시에서 17세 학생이 4층 건물 높이에서 추락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사고지점을 중심으로 5㎞ 인근에는 병원 응급실 7곳이 있었다. 신고를 받은 119 구급대는 4분 만에 현장에 도착해 22분 만에 최단거리에 있는 대구시 동구에 위치한 대구파티마병원(이하 파티마병원)으로 환자를 이송했다. 그리고 약 2시간 뒤, 환자는 대구시 반대편인 달서구의 한 병원에서 심정지로 사망했다. 그 과정에서 구급차는 병원 응급실 4곳을 전전했다. 또 다른 4곳은 전화로 수용 가능 여부를 문의했다. 하지만 어렵다는 답이 돌아왔다. 이 사건은 ‘2022 올해의 사진’에 참여한 사진가 시사IN 편집국 김연수한양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겸임교수. 생태사진가. 40여 년간 자연환경을 기록하고 있으며, 대한민국과학문화상, 교보환경대상을 수상했다. 김흥구다큐멘터리 사진가. 대표작으로는 제주 4·3을 다룬 ‘트멍’ 연작과 ‘좀녜(해녀)’ 연작이 있다. 제8회 KT&G SKOPF 올해의 작가, 〈GEO〉 올림푸스 포토그래피 어워드에서 그랑프리를 수상했다. 노순택길바닥에서 사진을 배웠다. 관심사는 세상 돌아가는 온갖 풍경이지만, 그중에서도 한국전쟁과 분단이 낳은 부조리한 사회적 풍경에 주목해왔다. 〈분단의 향기〉를 시작으로 〈얄읏한 공〉 〈 ‘2021 올해의 사진’에 참여한 사진가 시사IN 편집국 권해일기 드보르의 ‘스펙터클 사회’에 대한 비판적인 시각에 동조한다. 마르크 오제가 현대사회의 특징으로 말하는 ‘비장소(non-places)’적 주거 문화에 관심이 많다. 최근에는 2층 양옥집을 주제로 작업을 하고 있다. 김동우우리나라 국외 독립운동사 등 역사를 카메라에 담고 있다. 이따금 관련 글을 쓰기도 한다. 한동안 이 일을 계속할 것 같다. 신선영〈시사IN〉 기자. 쉽게 잘 드러나지 않는 이들의 이야기를 시각화하는 걸 좋아한다. 윤성희노동이나 사람 같은, 어떤 위력 아래 쉽게 사라지는 것들을 포착하고자 한다. 온빛사진상 수상 독자와의 수다 김은지 기자 독자 번호: 213091340이름: 박광주(73)주소: 경남 밀양시전화 건 사람: 김은지 기자‘공부하듯’ 〈시사IN〉을 읽는 박광주 독자는 학자다. 부산대 행정학과 교수였던 그는 2014년 퇴직했다. 여전히 글을 읽고 쓰는 일을 손에서 놓지 않고 있다. 그런 그에게 〈시사IN〉 읽기는 주례 의식이다. 쏟아지는 정보 속에서 심층 보도에 대한 갈증을 느꼈다. 삼성 기사 삭제에 항의하며 길거리에 나앉은 원 〈시사저널〉 기자들의 파업을 지켜봤다. 그들이 꾸린 매체라면 믿을 만하다고 여겼다. 2008년부터 정기 구독을 했다.매주 화요일 즈음 독자와의 수다 김연희 기자 이름: 박기완(33)주소: 경남 밀양시전화 건 사람: 김연희 기자이 주에 한해서 코너 이름을 잠시 바꿔야 할 것 같다. ‘떠난’ 독자와의 수다. 박기완씨는 다소 멋쩍어하며 전화를 받았다. “지금은 구독을 중단하고 있는데 괜찮을까요?”정확히 말하자면 떠난 독자라기보다는 ‘간헐적 독자’다. 낱권으로 사보다가, 구독을 신청했다가, 해지했다가, 다시 구독하는 식으로, 형태는 다르지만 오랫동안 〈시사IN〉과 인연을 맺어왔다. 요즘은 주변에 사는 이웃들에게 빌려서 〈시사IN〉을 읽는다. 그가 몸담고 있는 친환경 농사공동체 ‘다랑협동조합’에는 시인이 쉬지 않고 시를 쓰는 까닭 [독서일기] 장정일 (소설가) 〈77편, 이 시들은〉(녹색평론사, 2022)은 1977년 〈서울신문〉 신춘문예에 ‘무지개’ ‘월식’ ‘세우’가 당선되었던 김명수 시인의 열한 번째 시집이다. 신춘문예 시 당선작은 한 편이 꼽히는데, 김명수 시인은 세 편이 함께 꼽혔다. 그 가운데 한 편인 ‘세우’를 보자. “저/ 난쟁이 병정들은/ 소리도 없이 보슬비를 타고/ 어디서 어디서 내려오는가// 시방 곱게 잠이 든/ 내 누이/ 어릴 때 걸린 소아마비로/ 하반신을 못 쓰는/ 내 누이를// 꿈결과 함께 들것에 실어/ 소리도 없이/ 아주 아늑하게/ 마법의 성으로 실어가는가.”시 “숲에 가면 아직도 탄 냄새가 진동한다” [취재 뒷담화] 나경희 기자 올봄은 바짝 말라 있었습니다. 지난 3월 울진·삼척 산불이 진화될 때까지 걸린 ‘213시간 43분’은 역대 최장 기록입니다. 밀양 산불은 최초로 6월에 관측된 대형 산불이었습니다. 잿더미가 된 숲에는 무엇이 남아 있을까요. 이명익 사진기자가 전합니다.1박2일 동안 어떻게 취재했는지?산불 피해 지역 중에 ‘산림유전자원 보호구역’이 있다. 원래는 출입이 통제되는 곳인데 삵·산양·고라니·멧돼지·하늘다람쥐 등 야생동물이 화마를 잘 피했는지, 옮겨간 터전에서는 어떻게 지내고 있는지 살피기 위해 허가를 얻어 들어갔다. 불을 피울 수 없기 때문 [포토IN] 산불 피해지, 야생동물은 괜찮은가요? 이명익 기자 올해 들어 산불과 관련된 모든 기록이 바뀌고 있다. 지난 3월4일부터 9일간 산림 2만여㏊를 태우고 213시간43분 만에 진화된 울진·삼척 산불은 최대·최장 산불 기록을 갈아치웠다. 6월3일 진화된 밀양 산불은 산불 통계를 작성한 이래 최초로 6월에 발생한 대형 산불이었다. 기후위기와 무관하지 않다.6월3일부터 6월4일까지 녹색연합은 시민들로 구성된 야생동물탐사단을 꾸려 울진·삼척 산불 피해지 내 야생동물 서식지 조사에 나섰다. 산양이나 고라니같이 삶의 터전이 송두리째 불에 탄 야생동물의 흔적을 찾는 것이 이번 탐사단의 목적이었다. ‘20대 남자’와 다른 ‘신세대’는 누구일까 조한혜정 (문화인류학자, ‘망가진 행성에서 책임을 지고 살아가는 길’을 찾고 있는 할머니 〈88만원 세대〉를 읽던 해를 떠올려봅니다. 2008년 세계 경제위기 바로 직전이었군요. 이어서 출간된 한국 경제 대안 시리즈 4부작 〈직선들의 대한민국〉 〈촌놈들의 제국주의〉 〈조직의 재발견〉 〈괴물의 탄생〉 등을 읽으면서 가슴이 뛰었습니다. 그 책들은 정말이지, 탁월한 에스노그래피(문화기술지)입니다! 그 책들을 읽으며 “좋은 경제학자란 훈련받지 않아도 인류학자가 되는구나” “우 박사가 미국에서 유학했다면 이런 작품들을 써낼 수 있었을까?” 같은 생각을 했습니다. 유럽에서 유학한 우석훈 같은 청년 학자들이 조만간 미국 편향의 식민 [기자의 추천 책] 책장을 덮어도, 쉬이 일어날 수 없었네 변진경 기자 2010년 어느 봄날, 영화 〈시〉 엔딩크레디트가 올라가는 동안 나는 영화관 의자에 멍하니 앉아 있었다. 11년 후 책으로 출간된 〈시〉 각본집을 다 읽고 덮으면서 그 기억이 떠올랐다. 그때와 비슷하게 책상 앞에 한참을 우두커니 앉아 있었다.두 번의 개별적이고도 공통적인 강렬함이 어디에서 기원했을까 궁금했는데 책 서두 ‘작가의 말’에서 단서를 얻었다. 이창동 감독은 “영화는 어떤 창작물보다 더 운명적이다”라고 말했다. “영화란 시나리오를 바탕으로 스태프와 배우들의 헌신과 창의성, 제작 과정에서 만들고 선택된 공간, 날씨, 햇빛 등등 누가 찍어도 같은 사진 누가 우선권 가질까 노순택 (사진사) 받아 적기만 해도 시가 되고 소설이 되는 말이 있다. 산전수전 다 겪은 삶에서 자연스럽게 흘러나온 우여곡절의 말들, 대단한 지식으로 무장하지 않았어도 세상사 이치를 깨우치는 데 부족함 없는 회초리 같은 말들, 가만히 듣고만 있어도 배시시 웃음이 나고 눈물이 그렁 맺히는 시큼 매콤한 말들. 그런 말들은 저 너머에 있을까. 가까운 곳에 있다, 옆에 있다.1980~90년대 ‘뿌리 깊은 나무’에서 끈질기게 펴낸 〈민중자서전〉 시리즈는 삶을 우려낸 민초의 말이 어떻게 시로 들리고 소설로 읽히는지 보여준다. 예민한 귀를 가진 글쟁이라면 느낄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