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천을 의뢰한 쪽에서 맥이 딱 풀렸다. 뭘 그걸 묻느냐는 반응이었다. 인문 역사 분야에서 올해의 책은 나 홀로 독주였다. 굳이 추천의 변이 따로 필요 없었다.

〈정의란 무엇인가〉. 올 한 해 우리 사회 정의 열풍을 몰고 온 이 책을 추천위원이 모두 꼽았다. 이현우씨(로쟈)는 “굳이 설명이 필요 없을 만큼 올 한 해 정의란 무엇인가 돌풍이 크고 셌다”라고 말했다. 도서평론가 이권우씨도 “이견이 없을 것 같다. 다른 책을 추천할 수도 없을 만큼 독보적이다”라고 말했다.
그래서 또 다른 추천위원에게는 〈정의란 무엇인가〉 외에 다른 책을 꼽아줄 수 없겠느냐고 부탁했다. 그 추천위원은 “생각나지 않는다. 〈정의란 무엇인가〉 외에는 추천할 책이 없다. 다른 분에게 추천을 받아주었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이 책은 출간과 함께 각종 기록을 갈아치웠다. 5월 말 출간 즉시 온라인·오프라인 서점 할 것 없이 베스트셀러 1위에 올라 지금까지 무려 65만 부가 팔려나갔다. 인문서적은 통상 5만 부 정도면 성공이라는 평가에 비하면 그야말로 신드롬 수준이었다.

한국출판인회의가 전국 온·오프 라인 서점 9곳을 대상으로 집계한 베스트셀러 순위에서도 올해 들어 총 16주 동안 〈정의란 무엇인가〉가 1위를 차지했다. 교보문고 연간 베스트셀러 1위에도 이 책이 올랐다. 교보문고가 1981년 개점한 이래 인문서가 연간 베스트셀러에서 1위를 하기는 처음이라고 한다.

추천위원:이현우(문화평론가), 이권우(출판평론가)

기자명 고제규 기자 다른기사 보기 unjusa@sisain.co.kr
저작권자 © 시사IN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