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 쿠데타 세력은 떵떵거리며 사는데, 군대에 끌려가 광주에 투입된 청년은 부상으로 한쪽 귀가 들리지 않는데도 팔자 탓으로 돌렸다. 부상 계엄군 박윤수씨, 그를 치료해준 정영일 원장. 43년 만의 만남을 취재한 나경희 기자다.
박윤수씨 사례는 언제 처음 알았나?
5·18민주화운동 진상규명조사위원회(5·18조사위) 사람들하고 자주 소통하는데 박윤수씨 사연을 들었다. 박진언 5·18조사위 대외협력담당관이 박씨 사연(당시엔 가명으로 처리)을 2021년 〈시사IN〉에 짧게 외고로 보내주기도 했다(〈시사IN〉 제739호 ‘아직도에 가려진 지금껏의 세월’ 기사 참조). 그래서 박윤수씨와 생명을 구해준 정영일 원장의 실제 만남이 성사되면 꼭 동행 취재하겠다고 미리 ‘예약’을 해두었다.
정영일 원장과 박윤수씨 만남에 2년이나 걸린 이유는? 우여곡절이 있었나?
5·18조사위가 할 일이 많아서 시간이 좀 걸린 것 같다. 올해 12월에 문을 닫아야 하는데 조사위가 아직 만나야 할 ‘계엄군’이 많이 남아 있다. 또 당시 비슷한 상황에 처한 계엄군이 박윤수씨만이 아니어서 정확히 확인하는 데 시간이 좀 걸린 것 같다.
편집국에서 근래 5·18 취재를 많이 했다.
고향이 광주다. 어릴 때부터 5·18민주화운동과 관련한 이런저런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 5·18조사위 활동이 끝나더라도 관련된 이야기를 계속 발굴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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