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셋째 주 들어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하루 3000명을 넘어섰습니다. 코로나19 발생 이후 최고 수치입니다. 이런 가운데 김연희 기자가 ‘위드 코로나’를 주제로 커버 기사를 썼습니다. 읽다 보니 골치가 아팠습니다. 어렵거나 지루해서가 아닙니다. 하루 확진자 수가 계속 증가하면서 내년 여름쯤 2만여 명을 넘긴 뒤에야 줄어들 수 있다는, 이 부문 최고 전문가의 과학적 예측을 담은 기사가 따분할 수 있겠습니까. 사실 확진자 대폭 증가는 ‘위드 코로나’ 이전부터 예상되었던 사태입니다. 그동안의 엄격한 방역체계에서처럼 감염을 억제하긴 힘들 겁니다.
이쯤에서 질문을 드리고 싶습니다. ‘앞으로 하루 확진자가 만명 단위로 치솟는 경우’와 ‘지난 10월까지의 방역체제로 회귀’ 중에 하나를 골라야 한다면 어느 쪽으로 하시겠습니까? 두 선택 모두에 각자의 편익과 비용, 나아가 사회적 가치가 존재합니다. 이처럼 ‘가치가 충돌할 때 어떻게 해야 하는가’라는 김연희 기자의 질문에 유명순 서울대 보건대학원 교수는 “답이 없다”라고 딱 잘라 말합니다. 저는 ‘국가가 일방적으로 결정해주는 정답은 없다’로 읽었습니다. 정답이 없을 때 우리는 골치를 썩이게 됩니다.
국가 주도의 K방역 체계는 최악의 상황을 차단하는 데 성공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개인의 자유·이익’이라는 가치가 ‘공동체의 이익’이란 가치에 짓눌렸던 것도 사실입니다. 어떤 개인(예컨대 자영업자)들은 공동체의 안전을 위해 손실을 감수했지만 국가는 적절한 책임을 지지 않았습니다. 시민들은 국가의 지휘를 따랐던 대신 그 책임 역시 국가에 요구합니다. 그러나 유 교수는 시민들이 ‘위드 코로나’로 돌려받은 자유와 권리를 지키려면 이에 따른 책임도 져야 ‘일상의 시간’을 더욱 앞당길 수 있다고 말합니다. 그의 이야기를 다른 영역으로 확장할 수 있겠습니다. 복지 확충이란 편익에는 증세라는 비용이 따릅니다. 청년 일자리를 위해 노동시장을 개선하면 일부 노동자들의 소득 저하라는 사회적 비용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부동산 가격이 안정되면 비싼 주택 소유자들의 자산가치가 줄어듭니다. 모든 시민들로부터 환영받을 ‘정답’은 없습니다. 그 해법을 국가의 법과 행정력에 일방적으로 의존하기보다 개인들(사회)이 자율적으로 타협하고 책임지며 이끌어낼 수는 없을까요? 어쩌면 앞으로의 ‘위드 코로나’는 ‘국가’와 ‘개인’의 권한·책임이 개편되며 새로운 답을 찾아나가는 과정이 될 수 있겠습니다. 그렇다면 더욱 적극적으로 골치를 썩여야겠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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