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 번호:113100229
이름:김철(43)
주소:제주도 서귀포시

제주도는 육지보다 〈시사IN〉 배송이 좀 더 늦다. 사람들이 와글와글 떠들었던 이슈가 금세 식은 채로 배달될 때도 있다. 하지만 김철씨는 “(배송이) 느려서 오히려 좋다”라고 말한다. 시시각각 변하는 이슈를 따라잡는 것은 피로한 일이었다. “시차를 두면 좀 더 먼 관점에서 사안을 바라볼 수 있으니까요.” 일간지 대신 주간지를 정독하는 것이 ‘뉴스 과잉’ 시대에 그가 택한 소비법이었다.

서울 생활이 20년째 접어들던 해에 김철씨는 사업을 정리하고 제주도로 이주했다. 전남 보성군 벌교읍 출신인 그에게 도시의 방식이 늘 맞지 않았다고 한다. “불필요한 습관적 소비가 너무 일상화되어 있었어요.” 나무가 아니라 삶에도 ‘가지치기’가 필요했다. 제주도민 3년 차, 텔레비전을 보지 않고 SNS를 끊고 미니멀 라이프를 살고 있다. 그는 독일의 사상가인 슈마허가 주창했던 ‘자발적 가난’을 몸소 실험 중이라며 웃었다.

올 상반기 서귀포시에 책방 개업을 앞두고 있다. 생태 환경을 주제로 한 지역 커뮤니티형 서점이다. 녹색당 당원인 그는 제주 비자림로 확장 저지, 제2공항 건설 반대 현장에서 목소리를 내는 환경운동가로도 불린다. 〈시사IN〉에도 환경을 주제로 한 고정 코너 마련을 제안했다. “환경문제는 굉장히 다이내믹하게 펼쳐지는 분야 중 하나인데, 늘 산업 논리와 정치 논리에 밀려 당장 눈에 보이지 않잖아요.”

김씨는 책방 이름을 두고 오래 고심했다. 그 결과 ‘책방 적적’이 유력한 후보로 올랐다. 적게 벌고 적게 쓰자의 줄임말이다. “좀 단순하게 살아도 큰 지장 없더라고요.” ‘책방 적적’은 빠르면 올봄, 늦으면 여름에 열린다. 늘 일주일 늦게 배송되는 〈시사IN〉도 배치할 예정이다.

기자명 김영화 기자 다른기사 보기 young@sis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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