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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둥성 선전시는 ‘중국의 실리콘밸리’라 불린다. IT, 전자 등 첨단산업의 집결지다. 우퉁다오(梧桐島)는 선전공항 인근에 있는 오피스 단지다(사진). IT 스타트업 기업 등이 입주했다. 이곳에 가면 진기한 구경을 할 수 있다. 우선 단지 내 큰 연못이 있다. 빗물을 저장해 조성한 인공 연못이다. 건물 주변에는 닭, 오리, 공작, 토끼, 다람쥐가 아무렇지 않게 돌아다닌다.

각 건물 옥상은 친환경 농장이다. 바나나, 백향과, 갓 등이 자란다. 입주 직원이 키워 먹거나 단지 내 유치원에 기증하기도 한다. 함께 기르는 닭의 분뇨는 퇴비로 쓴다. 단지 내 정체불명의 파란색 통은 낙엽 등을 모아 만든 퇴비 저장고다.

단지가 조성된 지는 6년쯤 됐다. 모두 24개 동인데, 각 건물에 ‘춘분’ ‘추분’ 등 24절기 이름을 붙였다. 농업과 생태에 관심 있는 부동산 개발업자가 단지를 조성했다. 임차료가 비싼 편이지만 공실률이 1%밖에 안 된다. 단지에서는 한 달에 한 번 지역 농민들이 참여하는 파머스 마켓(농산물 직판장)도 열린다. 100여 개 점포가 참여하는데 매번 1만명씩 몰린다. 한국으로 치면 판교 같은 곳에 1만명이 운집하는 파머스 마켓이 열리는 셈이다. 농업이 건축과 만나 어떻게 도시를 바꿀 수 있는지 보여주는 독특한 장소다.

기자명 푸젠·광둥 이오성 기자 다른기사 보기 dodash@sis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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