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쩡해 보여야 했다.
아침이 되면 아무렇지 않은 척 회사에 갔다.
직장도 있고, 애인도 있고,
친구도 있는 내가 우울하다는 걸
어떻게 이해시켜야 할지
알 수 없었다.
힘들다는 기색에
돌아오는 말은 한결같았다.
“네가 뭐가 모자라서 우울하냐는 거죠.
근데 뭔가 모자라야만 힘든 건가.
나도 그러면 안 될 거 같은데
잘 모르겠으니까,
잘 안 되니까 답답했어요.”
우울은 일상에 균열을 냈다.
이유 없이 몸이 아팠다.
우울증이
소화기 장애나 통증으로도
나타난다는 걸
작가 백세희 씨는 그때 처음 알았다.
그도 많은 사람들이 그런 것처럼
마음의 문제는
의지의 문제라고 생각했다.
병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내가 나약하고,
내가 소심하고,
내가 사회에 부적절한 성향의
사람이라고 여겼다.
화살의 과녁은 모두 자신이었다.
그래서 매일 자책했다.
잠을 제대로 못 자고,
과호흡과 무기력에
하염없이 울며
고통 속에
수많은 밤을 건넜다.
특히 불면은
우울증의 가장 흔한
증상일 뿐 아니라
우울증을 일으키고 유지하는
가장 큰 요인이다.
‘죽어야겠다’는 생각은
특별한 이유나
감정 없이도
무시로 찾아왔다.
하루 종일 아무것도 먹지 않았다.
많은 우울증 환자들이 그렇듯
백씨 역시 정말 안 되겠다
싶을 때에 이르러서야
정신과를 찾았다.
“죽을 때 죽더라도
제대로 된 상담을 받아보고
약을 먹어보자 싶었죠.”
우울증 진단은
환자의 주관적인 증상 보고가
질병 여부 판단을 가른다.
우울증 환자가 100명 있다면
100명의 증상이
모두 다를 수도 있다.
이 때문에 우울증 환자는
자신에게 맞는 병원을 찾기까지
실패를 거듭하곤 한다.
고통스럽지만 자연스럽고
필요한 과정이기도 하다.
우울증은
전 세계적으로
가장 흔하면서도
심각한 질환이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인류에
가장 큰 부담을 초래하는
10대 질환 중
3위를 우울증으로 꼽았고,
2030년에는
1위가 되리라 예측한다.
우울증은
전 세계적으로
가장 흔하면서도
심각한 질환이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인류에
가장 큰 부담을 초래하는
10대 질환 중
3위를 우울증으로 꼽았고,
2030년에는
1위가 되리라 예측한다.
뇌과학 연구자인 앨릭스 코브는
누구에게나
우울 성향이 있으며,
진화의 결과
뇌가 그런 성향에 빠지기 쉽게
배선되어 있다고 말한다.
부정적인 것에 의해
뇌의 감정 회로가
더 쉽게 활성화되기 때문이다.
* 이 카드뉴스는 〈시사IN〉 557호에 실린 기사 ‘이제 우울증을 드러낼 때가 됐다’를 바탕으로 만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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