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 5대 핵심 정리
  • 김민아 (노무사)
  • 호수 634
  • 승인 2019.11.14 1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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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현지 그림

‘직장 내 괴롭힘을 금지하는 근로기준법(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은 누구를 어떻게 처벌하느냐가 아니라, 함께 일하는 사람들이 어떻게 관계를 회복할 수 있을지 모색하기 위해 제정됐다. 최근 교육이나 상담 요청이 가장 많은 분야 역시 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이다. 얼마 전 여성 커뮤니티 서비스 ‘빌라선샤인’에서 열린 노동법 강의도 마찬가지였다. 주요 내용을 질의응답 형태로 정리해보았다.

예전에는 직장 내에서 벌어지는 괴롭힘을 금지하는 법이 전혀 없었나?

일명 ‘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은 지난 7월16일 시행되었다. 이전에는 ‘직장 내 괴롭힘’이라고 명시된 것이 없었다. 물론 상해·폭행·협박·모욕·명예훼손·강간·강제추행 등 형법상 금지된 행위가 직장 내에서 벌어졌다면 처벌받아야 마땅했다. 직장에서 발생하는 각종 폭력은 손쉽게 ‘없던 일’이나 ‘그럴 수 있는 일’ 취급을 받곤 했다. 결국 근로기준법에서 직장 내 괴롭힘을 명시해 금지하는 상황까지 오게 되었다.

근로기준법에서 금지하는 직장 내 괴롭힘은 정확히 어떤 내용인가?

세 가지 요건을 충족해야 인정된다. 첫째로는 행위자의 우위성이다. 두 번째로는 업무상 적정 범위를 넘을 것이며, 마지막으로 정신적·신체적 고통 또는 근무환경의 악화이다. 행위자(가해자)가 지위의 우위 또는 관계의 우위(성별·지역·학벌 등)여야 하고 그 행위가 사회통념에 비추어볼 때 업무상 필요성이 인정되지 않거나, 업무상 필요성은 인정되더라도 상당하지 않다고 인정되어야 한다. 업무의 범위가 어디까지인지 명확하게 판단하는 일이 많지 않기 때문에 앞으로 다양한 사례를 통해 구체화되어야 한다. 고통은 주로 피해자가 신고하면서 밝히게 되는 내용인데, 행위자의 의도가 없었더라도 객관적으로 피해자와 같은 처지에 있는 평균적인 사람의 입장을 고려해 신체적·정신적 고통을 받았는지 아닌지 판단한다.

사무실에서 벌어지는 일만 직장 내 괴롭힘으로 인정되나?

노동시간 중이 아니라도, 근무 장소로 명시된 곳이 아니라도 인정될 수 있다. 주말·휴일·휴가 중이거나 회식·기업 행사·외근·출장지는 물론이고 사내 메신저 등 언제 어디서든 사용자와 노동자 간에 혹은 함께 일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일어날 수 있고, 위 세 가지 요건을 충족한다면 인정된다.

직장 내 괴롭힘을 당했을 경우 신고 절차는?

누구든지 직장 내 괴롭힘 발생 사실을 알게 되면 그 사실을 사용자에게 신고할 수 있으며, 사용자는 지체 없이 사실 확인을 위한 조사를 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피해자를 보호하기 위해 필요한 경우 사용자는 근무 장소 변경, 유급휴가 명령과 같은 조치를 취할 수 있다(피해자가 이러한 조치를 원하지 않는 경우에는 할 수 없다). 신고한 사람이나 피해자를 해고하거나 불리한 처우를 한다면 사용자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다. 조사 결과 직장 내 괴롭힘이 확인된다면 사용자는 행위자에게 징계, 근무 장소의 변경 등 필요한 조치를 해야 한다. 직장 내 괴롭힘의 행위자가 대표이사이거나 회사일 경우에는? 사장님의 괴롭힘을 사장님에게 신고해야 하나? 이 경우는 고용노동부에서 진정을 받고 있다.

직장 내 괴롭힘을 신고해도 행위자를 처벌하는 데로 이어지지 않는다면 쓸모없는 법이 아닌가?

예전에는 괴롭힘을 당해서 고통스러운 상황에 처하면 형사 고소나 민사소송을 통할 수밖에 없었다. 고소나 소송은 요건도 까다롭고 피해자 혼자 진행하기에는 부담도 크다. 직장 내 괴롭힘을 근로기준법으로 금지하게 되면서 사업장마다 괴롭힘 행위가 발생하지 않도록 예방하고, 만약 발생했을 경우 사용자가 행위자에게 어떤 조치를 취해야 한다는 의무가 생겼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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