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IN 조남진

허린(何林) 부사장(사진)은 2010년 중국의 시장 수위권 서비스 로봇 업체 키논(Keenon)을 공동설립한 사람이다. 중국 서비스 로봇의 태동기부터 지금까지 최전선에서 목격해왔다. 어째서 ‘중국산 로봇’이 전 세계적으로 각광받고 있으며, 어떤 어려움이 있을까. 상하이의 키논 본사에서 들어보았다.

회사 웹사이트에서 기술의 첨단성보다 실용성·경제성·생산성 등을 강조하던데?

‘인간 생활과 밀접한 기술이 중요하다’는 의미다. 텔레비전이 지금의 액정 텔레비전으로 발전한 과정은 굉장한 기술 진보이지만 일반 소비자들은 크게 체감하지 못한다. 우리 로봇 역시 음식만 배달하는 것처럼 보여도 여러 기술을 집약하고 있다. 하지만 이런 상품들이 시장에서 반응을 얻고 인기를 얻어야 (회사가) 생존할 수 있다.

키논의 로봇은 자연어 처리가 가능한가?

개발 과정에서 포기했다. 우리 로봇이 실제로 쓰이는 공간은 식당 등 소음이 많은 곳이다. 자칫 큰 오류가 발생할 수도 있다.

부품은 중국산과 외국산 중 어느 쪽이 많나?

칩셋은 일부는 수입하고 일부는 중국산을 쓴다. 센서나 전자기판 같은 주요 부품 등은 우리 회사만의 특허 기술이 있다. 직접 만든다.

‘기계의 일은 로봇이, 인력은 사치품으로’가 기업 모토다. 로봇이 실직을 부른다면?

자동차가 나오자 마부가 실직한 것과 마찬가지다. 사람에겐 다른 새로운 일을 할 기회가 생긴다고 봐야 한다. 다만 우리 로봇은 사람을 완전히 대체하는 게 아니라 중복되는 업무를 맡는다.

중국 로봇 산업이 유망하다고 꼽히는 까닭은?

중국 정부가 로봇과 AI 산업을 중시한다. 투입하는 예산도 많고 세금 혜택도 있다. 벤처기업을 위한 창업 단지도 따로 있다. 융자도 쉽게 받을 수 있다. 텐센트, 알리바바 등 중국 IT 회사와 협약을 맺을 기회도 있다. 요즘은 미국 출신 인재들이 정부 지원으로 국내에 많이 들어오기도 한다. 가장 중요한 건 중국 소비시장이 크다는 점이다.

향후 로봇 산업이 발전할 방향은?

영화 〈아이로봇〉처럼 가정용 로봇이 보급되어 생활에 필요한 여러 기능을 도맡아 하게 될 것이다. 로봇이란 큰 개념으로 봤을 때 사람의 노동력을 대체할 수 있는 기계들인데, 지금도 스마트팩토리 등을 통해 자동화는 이뤄지고 있다. 장기적으로 봤을 때에는 인간만 할 수 있는 기능을 대체할 기계도 나올 것이다.

기자명 홍콩·상하이·항저우 이상원 기자 다른기사 보기 prodeo@sis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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