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우산혁명’의 주역인 조슈아 웡(사진)이 200만명이 모인 집회 다음 날인 6월17일 출소했다. 감옥을 나온 그를 향해 카메라 플래시가 터졌다. 지난달 홍콩 대법원이 시위 해산 명령을 따르지 않은 혐의로 징역 2개월을 확정하면서 재수감됐지만 이날 조기 출소했다. 그는 출소 직후 입법회가 있는 애드미럴티 역을 찾았다. 6월17일에도 여전히 시위대 수십명이 남아 있었다. 조슈아 웡과 인터뷰를 잡는 것은 불가능해 보였다. “요즘 인터뷰 일정이 빽빽하게 차 있어서요. 3시25분부터 3시45분까지 가능할까요?” 약속 장소로 가자 미국, 프랑스, 일본 등에서 온 다른 외신 기자들이 다음 순서를 기다리고 있었다.

ⓒ시사IN 이명익

 


6월16일 범죄인 인도 법안에 반대하는 시민들이 거리로 쏟아져 나왔는데, 어떻게 보았나?

감옥에서 텔레비전으로 현장을 지켜봤다. 함께하지 못해 아쉬웠지만, 정말 대단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결국 캐리 람 행정장관이 이 법안을 잠정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그것으로 우리는 성과를 끌어냈다. 하지만 충분하지 않다. 악법을 철회하고, 경찰의 폭력과 시민을 폭도라 지칭한 것에 대해 명확하게 책임을 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한국에서도 홍콩에서 일어나는 일을 보며 촛불시위를 많이 떠올린다.

실제 2016년에 발생한 한국의 촛불시위가 많은 본보기가 되었다. 효율적이고 지속적이었다는 게 인상적이었다. 4월3일 입법회에서 범죄인 인도 법안에 대한 1차 심사가 통과된 직후부터 시위가 열렸고, 사람들도 꾸준히 참여했다. 개인적으로 〈1987〉 〈택시운전사〉 〈변호인〉 등 한국 민주화운동을 다룬 영화도 모두 봤다. 정말 훌륭했다. 특히 정권에 대항해 학생들이 나선 1987년 민주화운동은 정말 강한 인상을 남겼다. 다른 홍콩 사람들에게 물어봐도 아마 둘 중 한 명은 봤다고 말할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나는 홍콩이 여전히 민주주의로 가기 위해서 많은 관문을 거치는 중이라고 생각한다. 한국처럼, 우리도 6월9일에 100만, 6월16일에는 두 배인 200만명이 모였다.

2014년 우산운동과 지금은 어떻게 다른가?

5년 전에 우리는 행정장관 직선제를 요구했지만 성취하지 못했다. 거리를 점거했던 텐트가 철거될 때 우리는 “다시 돌아오겠다”라고 말했다. 그리고 5년 이후에 이렇게 다시 돌아왔다. 이번에는 더 단단하게 결집하고 있다. 2014년과 비교해서 운동의 전략, 방향, 방식이 좀 더 발전했다고 볼 수 있다. 사람들이 그때보다 훨씬 더 자발적으로 참여를 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번 시위의 특징이 시위를 조직하는 리더가 없다는 점이다. 각자의 이유와 동기를 갖고 거리에 나왔다.

앞으로의 계획은?

캐리 람은 정권 임기를 유지하기 위해 중국의 신뢰를 얻는 데만 관심 있지, 시민들이 무엇을 원하는지 잘 알지 못한다. 직선제를 얻지 못하면 홍콩 대표는 계속해서 중국 정부의 꼭두각시에 불과하다. 자유와 민주주의를 위해 싸울 것이다. 그리고 장기적으로는 직선제 쟁취 운동을 계속할 것이다. 우리가 5년 전에 했던 것처럼 말이다.

 

기자명 홍콩/글 김영화 기자, 사진 이명익 기자 다른기사 보기 young@sis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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