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의 속살 교육을 쪼그라들게 하는 교사의 정치적 중립 의무 차성준 (남양주다산중학교 교사) 얼마 전, 교원의 정치적 중립성의 의무를 강조하는 두 법률안이 동시에 발의되었다. 하나는 교원이 학생을 교육할 때 특정 정당이나 정파를 지지 또는 반대하기 위해 학생을 선동하는 행위와 정치적·파당적·개인적 편견을 전파하는 행위를 해서는 아니 됨을 규정하고 이를 위반하는 경우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할 수 있게 하는 초·중등교육법 일부개정법률안이다. 다른 하나는 위와 유사한 교원의 의무 규정을 신설해 이를 위반하여 금고 이상의 형이 확정된 교원은 당연퇴직시키겠다고 한 교육공무원법 일부개정법률안이다.헌법 제 탄소 배출량 7위 국가의 시민으로서 이준수 (삼척시 정라초등학교 교사) 아이들이 격주로 학교에 나온다. 학생 하교 이후 나는 고무장갑을 낀다. 왼손에는 항균 스프레이, 오른손에는 행주를 들고 문손잡이와 게시판, 사물함 표면을 닦는다. 하루 청소의 끝은 쓰레기통이다. 요즘 쓰레기통 차오르는 속도가 심상치 않다. 내용물도 예년과 다르다. 끈 떨어진 마스크, 소독용 티슈, 비닐장갑이 쓰레기의 절반을 차지한다. 학교가 방역의 최전선이라더니 점점 병원 쓰레기통을 닮아간다.학교 전반적으로 폐기물 양이 늘었다. 학기 초에는 온라인 수업한다고 주문한 마이크, 헤드셋, 스마트폰 지지대, 와이파이 공유기 상자의 양이 상 영아반 교사는 ‘아이 생애의 첫 선생님’ 이정민 (필명·어린이집 교사) 사람들은 경험해보지 않은 분야에 대해 오해를 하는 경우가 많다. 보육교사, 특히 영아반 교사들도 많은 오해를 받으며 보육 현장에서 일하고 있다. 영아반 교사에 대한 오해를 풀고 이해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길 바라는 마음에서 이 글을 쓴다.한 어린이집의 신입생 오리엔테이션, 영아반의 담임선생님이 발표되었다. 영아반은 만 0~2세 영아들로 구성된 반이다. 내 아이의 첫 사회생활, 첫 선생님을 발표하는 시간은 부모에게 무척 떨리는 시간이다. 선생님이 발표되자 학부모의 얼굴이 불안으로 어두워졌다. 출산 경험이 없는 미혼 선생님이었기 때문이다 ‘재량권’ 가진 교사 ‘결정권’ 뒤에 숨지 마라 김소희 (학부모∙칼럼리스트) 그날도 느슨한 자세로 온라인 수업을 듣던 아이가 “으아~” 하면서 방에서 뛰쳐나왔다. 이 닦고 세수하고 옷 갈아입고(윗옷만) 전광석화같이 눈썹도 그리고 다시 책상에 앉았다. 학교에서 유일하게 쌍방향 수업을 시도한 어느 과목 선생님이 이날따라 아이들에게 얼굴도 보여달라고 한 것이다. 세상이 자기 앞머리나 코 위 뾰루지에 주목한다고 여기는 중2인지라 쌍방향 수업에도 다들 화면은 암전 상태였는데(내 아이는 실수로 ‘화면 켜짐’을 누를까 봐 지우개 껍데기로 카메라 부분을 가려놓기까지 한다) 대략 5분 뒤 ‘준비’를 끝낸 아이들이 줄줄이 등 자신이 믿는 바를 실천하는 사람들이 있다 이윤승 (서울이화미디어고 교사) 완벽해지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과 완벽해 보이길 원하는 사람의 차이는 정말 크다. 그건 어떤 조직이나 국가든 마찬가지다.작년 미식축구 결승전인 슈퍼볼에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장면은 중간광고로 나온 나이키 광고 속 목소리였다. 목소리의 주인공은 2016년 인종차별에 반대하며 국가 연주 시간에 ‘한쪽 무릎을 꿇는 퍼포먼스로 저항 의식을 표시(taking a knee·무릎 꿇기)’한 콜린 캐퍼닉이다. 그가 한 행동은 큰 반향을 일으켰고 트럼프 대통령은 그를 방출하라고 압박했다. 얼마 후 미국 미식축구 리그는 그를 잘랐다.그는 어릴 때부터 전 대학원 실험실에서 사고가 났다면? 홍덕구 (인문학협동조합 조합원) 당신이 근무하는 화학 실험실에서 사고가 발생했다. 실험을 통해 발생한 폐액들을 처리하다가 폭발이 일어났다. 당신과 당신의 동료 몇 명이 화상을 입고 병원으로 이송됐다. 당신은 전신에 3도 화상을 입어 장기간의 치료를 받아야 하고, 다른 동료는 몸의 20% 범위에 심각한 화상을 입었다. ‘회사’에서는 비용 걱정 말고 치료에 전념하라고 했다. 관련 보험에 가입되어 있으니 염려 없다고도 했다. 그러나 치료 기간이 길어지고, 치료 비용이 누적되면서 ‘회사’의 태도가 돌변했다. 현 시점까지 나온 치료비는 부담할 테니, 앞으로 발생할 비용은 73년 전 소설 〈페스트〉가 소름 돋는 이유 정지은 (서울 신서고등학교 교사)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함에 따라 알베르 카뮈의 〈페스트〉가 서점가에서 순위 역주행을 기록 중이다. 이번에 〈페스트〉를 완독한 사람들은 놀라운 경험을 하고 있을 것이다. 지난 세기 중반에 출간된 전염병 이야기가 2020년 현재 우리 사회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들과 매우 유사하기 때문이다.신천지, 이태원 클럽 사태의 복사판 같은 소설 속 사건들, 그리고 그를 둘러싼 사람들의 심리와 행동은 지금 우리 사회의 모습 그대로다. 페스트로 인해 오랑시가 봉쇄되자 시민들은 처음에는 일상이 유지되지 못하는 데서 오는 개인 불만을 표출하거나 어떻게든 기왕 시작한 온라인 수업, 이것저것 실험해보자 이대진(필명∙대학교 교직원) 여느 때보다 조용했던 캠퍼스의 봄이 끝나가고 있다. 아직 등교 시기를 놓고 고민이 많은 초·중·고교와 달리, 많은 대학이 강의 대부분을 온라인으로만 진행하고 1학기를 마무리하는 분위기다. 서울 이태원 클럽에서 시작된 집단감염 재확산 조짐 이후, 대면 강의가 허용됐던 일부 수업이 다시 비대면으로 전환되거나 기지개를 켜던 대면 강의 계획들이 연기되었다. 벌써 5월 말이니 불필요한 계획으로 남길 바랐던 비대면 기말 평가를 실행에 옮길 시기가 다가오고 있다.지난 3월 ‘온라인 개강’이 결정되었을 때, 개인적으로는 적잖은 혼란을 예상했다. 원격교육이 만들어낼 ‘더 좋은 교육’ 차성준 (남양주다산중학교 교사) 원격교육이 이처럼 화두가 된 적이 있을까. 처음에는 모든 게 쉽지 않았다. 사상 초유의 온라인 개학과 원격수업이라는 학교 현장에 갑자기 찾아온 과제. 잘 적응하는 교사도 있었지만 어려움을 겪는 이들이 대부분이었다. 그러나 해야 하는 일이기에, 교사들은 원격수업을 위한 각종 연수 내용을 빠르게 흡수했다. 나이와 상관없이 영상을 녹화하고 편집하는 기술을 익혔다. 온라인 교육 플랫폼에 영상 업로드가 잘 안 되어 업로드하기 쉬운 유튜브를 시작한 이들도 많다. 학교에서는 보안상 제약이 많던 와이파이를 다시 구축했으며, 정보화 기기에 대한 지 그 선생님은 왜 전화번호를 두 개 쓸까 이준수 (삼척시 정라초등학교 교사) 원격 수업을 즈음해 회의는 날마다 이어졌다. 모두가 처음 가는 길이었다. 정해진 건 아무것도 없고, 뜻을 모아야 하는 사안은 산더미였다. 가벼운 일거리부터 처리하면 속도가 날 것 같았다. 나는 가벼운 이야기랍시고 담임 소개 건을 꺼냈다. 교사와 학생이 서로 알지 못하니 개학 전에 오리엔테이션 게시물을 올리면 좋지 않겠느냐는 의도였다. 다들 수긍하는 분위기이기에 나는 ‘셀카’ 영상을 어떻게 찍어야 할지 모르겠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돌아오는 반응이 묘했다. 휴전선을 그은 것처럼 회의실 공기의 반은 차갑고 반은 뜨거웠다.“온라인에 얼굴을 코로나19가 바꾼 어린이집·유치원의 풍경 이정민 (필명·어린이집 교사) 새 학기 적응기간이 한참 전에 끝났을 4월 말, 평소라면 봄 소풍과 다가올 어린이날 행사로 설레고 바빴을 것이다. 봄 소풍은 고사하고 유치원·어린이집은 개원마저 무기한 연기된 유례없는 일이 일어났다. 코로나19가 대한민국, 아니 전 세계를 강타한 지금 유치원과 어린이집은 어떤 모습일까?해마다 2월 말이 되면 유치원·어린이집 교사들은 새 학기 준비로 바쁘다. 3월에 맞이할 새로운 반 아이들을 위해 교실을 정비하고 수업을 준비한다. 2020년 2월 말은 예년과 좀 달랐다. 코로나19는 쉽게 물러나지 않았고 부모들은 아이들을 집에서 돌보 황국신민·군사독재 바이러스에 감염된 학교 이윤승 (서울 이화미디어고 교사) ‘어서 개학해야지’라는 생각을 하며 출근했다. 너무 오래 쉬다 보니 잊었다. 학교는 역시 힘든 곳이었다. 학교는 달라진 게 없었다.개인 사정으로 병가를 쓰느라 3월에 한 번도 학교에 나가지 못했다. 코로나19로 개학이 연기된 후 학교에서 전체 교사가 모여 교사회의를 한다기에 어떤 얘기가 오갈지, 교육청에서 특별한 전언이 있었는지 궁금해서 다친 데가 낫지 않았지만 출근했다. 특별한 내용은 없었다. 2019학년도를 정리하고 2020학년도의 변화에 대해 각 부서에서 전달 연수를 했다. 그 가운데 생활지도부장의 발표가 가장 놀라웠다. 올해 ‘진짜 자기소개’를 준비해보는 시간 정지은 (서울 신서고등학교 교사) 아, 올 것이 왔구나 싶었다. 선배들과 신입생 동기들 앞에서 한 명씩 자기소개를 하는 중이었다. 나를 뭐라고 소개해야 하나. 대체로 출신 지역, 출신 고교를 밝힌 뒤 어색한 웃음을 지으며 자리에 앉는 경우가 많았다. 엄청난 매력을 뿜어내며 자기소개를 한 뒤 호감 어린 시선을 받는 신입생도 있었다. 하필 내 바로 앞 차례의 동기가 그런 쪽이었다. 청산유수로 자신의 특기와 관심사에 대해 말하다가 좌중을 둘러보며 세련된 미소를 짓던 그는 재수생이라고 했다. 그의 화려한 언변에 주눅 든 나도 뒤이어 일어나긴 했는데 뭐라고 자기소개를 했는지 ‘사이버 강의 대참사’의 책임은 누구에게? 홍덕구 (인문학협동조합 조합원) 일상화된 ‘사회적 거리두기’가 대학가의 풍경도 바꾸어놓고 있다. 여느 때 같으면 개강을 맞아 북적여야 할 대학 캠퍼스가 썰렁하기만 하다. ‘비대면 강의’로 강좌를 대체하는 대학이 많기 때문이다.동영상 강의 제작은 온라인 강의에 익숙하지 않은 교강사(교수·강사)들 입장에서는 그야말로 마른하늘에 날벼락이다. 대학 측에서 동영상 강의 제작 매뉴얼을 만들어 배포하고 담당 직원이나 조교를 배치하는 등 대처를 하고 있지만, 모든 강좌를 비대면으로 전환하여 매끄럽게 운영하기란 불가능하다. 일단 각 대학이 운영하고 있는 온라인 강의 시스템의 데이 코로나로 멈춘 대학의 풍경 이대진(필명∙대학교 교직원) 베스트셀러 책 제목처럼, 멈추니 보이기 시작했다. 지식의 최전선인 대학이 감염병 확산 저지의 최전선이 되면서 잊었거나 몰랐거나 당연하게 생각한 것들이 새롭게 다가왔다.당위론적인 구호로만 존재하는 줄 알았던 대학과 지역사회의 상생은 실제 생존의 문제였다. ‘대학도시’라는 말이 있듯이, 대학은 자신을 품고 있는 지역사회에 사회적·경제적으로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당장 학위수여식과 입학식이 취소되자 인근 꽃가게는 물론 현수막 업체나 인쇄·디자인 업체 같은 지역 소상공인들이 울상이다. 현재로선 학생 축제 같은 봄철 각종 행사의 개최 여부 환경 교육이 여전히 제자리인 까닭 차성준 (남양주다산중학교 교사) 지난해 9월 환경부에서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연도별 전국 중·고교 환경 과목 채택률은 2010년 16.7%에서 2018년 8.4%까지 떨어졌다. 환경 전공 교사 임용 건수는 2009년 이후로 단 한 명도 없었다. 기후변화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과 환경 교육의 필요성이 나날이 높아지는데도 환경 교육은 여전히 제자리걸음이다. 사회 과목에서 환경이라는 주제는 2009, 2015 개정 교육과정에서 비슷한 비중을 차지하지만 실천적인 환경 교육을 하기 위한 자료는 부족하다. 중학교 2015 개정 교과서만 보아도 그렇다.중학교 1학년이 주로 사 쓸쓸하고 괴로웠던 신종플루의 기억 이준수 (삼척시 정라초등학교 교사) 결국 개학이 연기되었다. 11년 전 악몽이 떠올랐다. 나는 2009년 신종 인플루엔자(신종플루)를 앓았다. 시작은 교실이었다. 3월 무렵에 시작된 신종플루도 처음에는 특이한 감기쯤으로 여겼다. 그러다 11월에 접어들어 위기경보 수준이 ‘심각’ 단계로 격상되었고 학급에서 기침하던 아이들이 하나둘 학교에 나오지 않았다. 양성 판정을 받은 아이도 있었고, 학부모가 예방 차원에서 가정체험학습을 쓰기도 했다.당시 지침에 따라 나는 매일 아이들 체온을 점검하고, 특이사항을 기록하여 교무실에 알렸다. 확진자의 증상은 독감과 유사했다. 고열에 근 가정어린이집 원장은 몸이 세 개 이정민 (필명·어린이집 교사) 사람은 동시에 몇 가지 일을 할 수 있을까? 다중작업, 일명 멀티태스킹 시대라며 다양한 일을 하는 사람이 많다. 컴퓨터가 아닌 인간이기에 한 번에 여러 가지 일을 하게 되면 그 과제의 질은 한 가지 일을 할 때보다 떨어지기 마련이다. 여기, 동시에 세 가지 일을 해야 하는 사람이 있다. 가정어린이집 원장의 이야기다.가정어린이집은 주로 아파트나 빌라 1층에서 볼 수 있는, 영유아 정원이 20인 이하인 어린이집을 말한다. 어린이집 보육 교직원 배치 기준에 따르면 가정어린이집의 원장은 보육교사와 조리사 겸직이 가능하다. 많은 인력을 배치 아이 보면 한숨 나오는 당신 잘 키우고 계신 거다 김소희 (학부모∙칼럼리스트) 분리수거를 하는데 한 아이의 통화 소리가 들렸다. “안 타. 엄마가 태워다준대.” “코로나 위험하다고.” “그래도 빠지지 말래.” “몰라. 문 닫았으면 좋겠어.”코로나19 감염이 걱정된 어느 부모가 학원 버스는 태우지 않고 그래도 학원에는 가게 하는 모양이다. 친구와 나누는 대화 같은데 짜증이 잔뜩 묻어 있다.많은 학부모들이 방학 준비로 혹은 신학기 준비로 가장 공을 들이는 것은 학원 스케줄이다. 학원이 주는 효능감은 크게 두 가지다. 우선, 불안을 잠재운다. 학습이 부진하면 나아지리라, 그럭저럭 괜찮으면 그대로 죽 괜찮으리라 여긴 대학 떨어진 친구가 건넸던 졸업 선물 정지은 (서울 신서고등학교 교사) 나는 친구가 졸업식장에 안 올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아니, 분명히 안 올 것이다. 올 리가 없다. 내가 그렇게 단정했던 이유는 단순했다. 3년 내내 단짝이었지만 나와 그의 운명은 대학 합격과 불합격으로 갈렸기 때문이다. 가장 친한 친구는 원하던 대학에 붙었고 자기는 떨어졌으니 당연히 졸업식에 참석할 맛이 안 날 것이다. 절친과 졸업 사진을 찍어야 지긋지긋했던 고등학교 수험 생활이 달콤한 척 마무리될 텐데. 난감했다.졸업식이 끝나면 오지 않은 그에게 뭐라고 위로의 전화를 하지? 갓 스무 살이 된 내가 그런 속 깊은 생각만 한 건 물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