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오피니언 홍세화를 기억하다 차형석 편집국장 작가, 언론인, 사회운동가, 장발장은행장, 전 진보신당 대표 등. 여러 직함이 있는데, 그가 쓴 책을 청년기에 감명 깊게 읽어서인지, 나에게 홍세화는 ‘홍세화 선생’이다. 기사 마감 작업을 하던 4월18일 정오. 그의 부고를 접하고 잠시 멍하니 앉아 있었다.지금은 아니지만 십몇 년 전에 근처 동네에 살아 더러 만날 일이 있었다. 〈나는 빠리의 택시 운전사〉 출간 이후 그가 귀국해 벌인 활동이나 기여 같은 큰 얘기보다 동네에서 마주쳤던 ‘사소한 기억들’이 먼저 떠올랐다.스물대여섯 명이 참석한 한 진보 정당 지역 모임에 가본 적이 있다 기자들의 시선 - 김은지 기자 김은지 기자 이 주의 사설4월17일 ‘박영선 총리, 양정철 비서실장’ 카드가 검토된다는 보도가 나왔다. 다음 날 보수언론은 일제히 사설에서 윤석열 정부 ‘비선 의혹’을 제기했다. “문제는 대통령의 중대 인사가 공식 조직이 아니라 누군지 알 수 없고 권한도 없는 사람들에 의해 검토된다면 정상적인 국정이라고 할 수 없다는 것이다(〈조선일보〉)” “대통령실 공조직은 전부 금시초문이란 반응이어서 비선 라인이 가동됐다는 관측도 나온다(〈중앙일보〉)” “만약에 대통령 부부의 측근 그룹이 기획했다면 대통령실 내부의 업무 난맥을 고스란히 드러낸 것으로 볼 수 늙은 농민과 젊은 기후활동가 이오성 기자 얼마 한 단체의 창립 기념행사에 다녀왔다. 농산어촌에서 미래의 리더를 양성하기 위해 애써온 단체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이날 청년세대를 보기는 어려웠다. 이제는 백발이 된 ‘농민 활동가’의 모습을 반갑게 맞았을 뿐이다. 농촌이 고령화되는 만큼 농민 활동가도 고령화되고 있음을 뼈저리게 느꼈다.기후위기 관련 행사는 완전히 다르다. 대다수가 청년세대다. 스타트업 창업자, 금융 투자자도 관심을 보인다. 단체 활동가 중에는 변호사, 고학력 유학파도 있다. 이들은 낯선 외국 자료를 가공해 눈길 가는 보고서를 작성할 줄 안다. 공동체의 미래를 위 책 보는 이가 적어도 시 읽는 이가 줄어도 장일호 기자 문화체육관광부가 4월18일 발표한 ‘2023 국민독서실태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성인 중 책을 단 한 권이라도 읽은 사람의 비율인 종합독서율은 43%. 10명 중 6명은 책을 한 권도 읽지 않았다는 의미다. 그 와중에 창비시선이 500호, 문지 시인선이 600호를 펴냈다. 임지영 기자가 그 의미를 짚었다.시집이 꾸준히 나온다는 게 어떤 면에서는 경이롭다.시의 전성기가 언제였는지 궁금증이 있었는데 문지 시집의 경우 대부분 출간된 해에 재판을 찍는다고 했다. 꼭짓점의 전성기보다 꾸준히 찾은 독자들이 있다는 의미이고 역사가 쌓여 구간의 ‘계단뿌셔클럽’의 명랑 계단 정복기 김영화 기자 맛집을 갈 땐 1층인지, 아니면 엘리베이터가 있는 건물인지부터 확인한다. 혹여 건물 앞에 5㎝ 문턱이라도 있다면 갈 수 없다. ‘핫플’로 불리는 동네였지만 휠체어 이용자에게는 식당 찾는 게 늘 일이었다. IT 회사에서 일하던 박수빈씨(35·오른쪽)와 이대호씨(34)는 점심을 먹으며 자주 푸념했다. “앱으로 모든 걸 할 수 있는 시대인데, 왜 도대체 이런 서비스는 없는 걸까요?” 지도 앱에 올라와 있는 맛집 리뷰처럼 계단 정보도 알 수 있으면 했다. 기획력 좋은 박수빈씨의 제안에 “한번 사이드 프로젝트로 해보자”라며 이대호씨가 화답했 “주민들이 다 함께 씩씩이를 살렸습니다” [사람IN] 김다은 기자 두 달 전 태어난 고양이 씩씩이는 얼마 전 죽을 고비를 넘겼다. 서울 서대문구 홍제동을 가로지르는 20m 높이의 고가도로(내부순환로) 아래에 나흘간 갇혀 있었던 것이다. 홍제천 산책을 나온 주민들이 상공에서 나는 가느다란 고양이 울음소리를 듣고 씩씩이를 발견했다. 3월16일, 아직 도톰한 겉옷을 입어야 하는 쌀쌀한 초봄이었다. 밤에는 4℃까지 기온이 떨어졌다. 어미 없는 새끼 고양이가 밥도 물도 없이 홀로 견디기엔 추운 날씨였다.주말 내내 중고거래 앱 ‘당근’의 동네생활 게시판에는 씩씩이를 구조할 방법을 찾는 글이 올라왔다. 며칠 기자들의 시선 - 김영화 기자 김영화 기자 이 주의 변론 정부의 기후위기 대응이 부실한 것은 기본권 침해일까? 이를 다투는 기후위기 헌법소원의 첫 공개 변론이 4월23일 열린다. 2020년 3월 청소년 기후활동가가 헌법소원을 제기한 지 3년 만이다. 그사이 ‘청구인’에 시민사회단체와 영유아 등 시민이 추가되었다. 이들은 “정부의 온실가스 감축 목표와 이행계획이 부실해 2030년 이후를 살아갈 세대에게 막대한 부담과 피해를 전가한다”라고 호소했다. 최근 5년간 미국과 유럽 등에서 열린 기후 소송에서는 정부의 대응 부실이 국민이 건강하게 살 권리를 침해한다는 판단을 내놓은 바 선거방송심의위 민원, 국민의힘이 넣었다며? [취재 뒷담화] 장일호 기자 김백 YTN 신임 사장이 4월3일 대국민 사과를 했다. 김건희 여사 관련 보도, 오세훈 서울시장 ‘생태탕 의혹’ 보도, ‘김만배·신학림 녹취록’ 보도 등을 불공정·편파 보도 사례로 지목했는데, 박민 사장 체제로 바뀐 KBS 행보와 판박이다. 선거방송심의위원회(선방심위)의 법정 제재는 역대 최다를 경신 중이다. 김영화 기자가 선방심위의 ‘존재감’을 정리했다.‘입틀막 심의’라는 비판이 나온다.제21대 총선과 비교하면 같은 기간의 9배나 법정 제재가 쏟아졌다. 법정 제재는 추후 방송사의 재허가, 재승인 심사 때 감점 요인으로 작용할 수 〈조선일보〉와 전태일재단의 협업이 남긴 질문 [프리스타일] 전혜원 기자 〈조선일보〉가 최근 노동시장 불평등 문제를 10회에 걸쳐 1면에 올렸다. 창간 104주년을 맞아 ‘전태일재단’과 공동기획했다. 연재가 끝나고 사흘 뒤인 3월25일 전태일재단 이사회는 한석호 재단 사무총장에게 사퇴를 권했다. 이 정도 사안은 이사회 의결을 거쳤어야 한다는 이유다.〈매일노동뉴스〉에 따르면 한 사무총장은 공개 질의에 대한 답변에서 “진행 단계와 과정마다 이사장에게 보고했다”라고 했다. 그에 따르면 〈조선일보〉가 기획을 제안했을 때 재단은 원·하청을 비교하되 정규직과 양대 노총을 비판하지 않을 것을 조건으로 걸었다. 모든 세월호 참사 그후, 아빠가 카메라를 들었다 김영화 기자 오후 4시16분이 되자 알람이 울렸다. 문종택 감독이 말없이 휴대전화를 꺼내 화면을 보여주었다. ‘우리 지성이’라는 짤막한 한 줄이 쓰여 있다. 딸을 떠나보내고 10년간 매일 “전화 오듯” 알람이 대신 울렸다. 손에 쥔 휴대전화 케이스에 붙은 ‘416TV’라는 큼지막한 글자가 눈에 들어온다. 그가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 이름이다. “국가도 안 나서, 기자도 안 나서, 그러니 내가 해야지.” 4월1일 서울 종로구에서 만난 문종택 감독이 말했다. 단원고 2학년 1반 지성이 아빠는 세월호 참사 이후 카메라를 들었다. 다큐멘터리 〈바람의 세 북미 대륙 찾아온 개기일식 [기자들의 시선] 김연희 기자 이 주의 하늘미국 뉴욕 타임스퀘어. 화려한 전광판이 줄지어 선 거리에서 사람들의 시선이 일제히 하늘을 향했다. 달이 서서히 태양을 가리고 대낮인데도 컴컴한 어둠이 사방을 뒤덮었다. 4월8일(현지 시각) 달이 태양을 완전히 가리는 개기일식이 북미 대륙 상공에서 펼쳐졌다. 태양은 달보다 약 400배 더 크지만, 지구와의 거리도 약 400배 더 멀기 때문에 지구에서 보기에는 태양과 달의 크기가 거의 같다. 이번 개기일식은 달이 움직이는 경로를 따라 멕시코에서부터 미국을 거쳐 캐나다 동부 지역까지 관측할 수 있었다. 한반도에서 볼 수 있는 유럽 난민 규제, 더 엄격해진다 [기자들의 시선] 이상원 기자 이 주의 협정4월10일 신(新) 이민·난민 협정이 유럽의회에서 통과됐다. 유럽에 가는 난민을 더 엄격하게 규제하는 내용을 담았다. 회원국은 난민 유입으로 부담이 생기는 경우 유럽연합(EU)의 다른 회원국에 난민을 배분할 수 있다. 본국에 물품을 지원하고 난민을 돌려보내거나, 안전하다고 판단되는 EU 외 제3국에 인도하는 조치도 가능하다. 2015년 시리아 내전으로 대규모 난민이 유럽에 향한 뒤부터 논의된 협정이다. 특히 난민이 몰리는 국가들이 이번 협정을 환영하고 있다. 그러나 헝가리와 폴란드 등 일부 국가는 난민 배분에 여전히 반 예언이 되어버린 〈조선일보〉 인터뷰, 대통령의 선택은? [편집국장의 편지] 차형석 편집국장 4·10 총선은 여당의 참패로 끝났다. 보수든 진보든, 정권이 심판당했다는 데 이견이 없다. 국민의힘은 그야말로 비상 상황이다. 선거 패배 이후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사퇴했다. 당장 ‘비대위의 비대위’를 꾸려야 할 판이다. 윤석열 대통령 취임 이후 네 번째 비대위다(주호영 비대위, 정진석 비대위, 한동훈 비대위).애초에 대통령 국정수행 평가가 낮은 상태에서 치른 총선이었다. 몇 달째 한국갤럽 조사에서 대통령 국정수행 부정 평가의 이유로 ‘경제·민생·물가’ ‘독단적·일방적’ ‘김건희 여사 문제’ 등이 꼽혔다. 이 세 가지 김제동은 다시 닿을 수 있을까 이상원 기자 인터뷰를 하기 위해 만난 김제동씨는 평소 이미지와 달랐다. 예의 ‘사이다’는 없었다. 자꾸 단어를 고르고 설명을 덧붙였다. 그렇게 10분쯤 부연하고 나서도 쓴웃음을 지으면서 말했다. “아, 이렇게 말하면 이런 식으로 받아들이려나… 모르겠네요, 알아서 잘 써주시겠지.” 말과 달리 얼굴은 불안한 기색이었다.그는 여러 차례 ‘두렵다’고 했다. 말과 행동의 뉘앙스가 자꾸 곡해된다는 것이다. 최근 신간 출판기념회에 대한 보도조차 진의와 다르다고 했다. ‘김제동씨가 과거의 사회적 발언을 후회한다’는 보도에 대해서 ‘사람들과 장벽 없이 대화하고 김은지의 뉴스IN ‘시즌 2’도 함께해요 장일호 기자 〈시사IN〉 유튜브 ‘김은지의 뉴스IN’, 〈경향신문〉 유튜브 ‘구교형의 정치 비상구’, ‘장윤선의 취재편의점’이 4월10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제2간담회실에 모였다. 정치권에서 실패한 빅텐트, 우리가 쳐보자는 야심 찬 기획이었다. 이름하여 ‘2024 총선 빅텐트’. 최한솔 PD가 총선 당일 오후 5시부터 밤 12시까지 이어진 생방송을 총괄했다.어디서도 본 적 없는 개표방송이었다.3사 합동 ‘총선 빅텐트’라니 듣자마자 혹했다. ‘뭉치면 강하다’라는 말도 있잖나. 우리 채널에서 총선 개표방송을 하려니 엄두가 안 났는데 3사가 “이것도 인권이야?” 가장 먼저 답하는 곳 김은지 기자 ‘공감’이 20년을 맞이했다. 국내 최초로 공익 활동을 전업으로 하는 비영리 변호사 단체다. 4명으로 시작한 공감은 현재 박영아(50)·김지림(35)·장서연(46)·조미연(35)·황필규(56) 변호사(왼쪽부터) 등 12명이 함께하고 있다. 첫발을 디딘 2004년은 다양한 인권 이슈가 태동하던 때였다. 장애·이주·성소수자 등 당시만 하더라도 인권 담론에 잘 들어오지 않던 사건에 공감이 나섰다.산업연수생 개념에 머물던 이주노동자의 인권 문제를 제기한 게 대표적이다. 2007년 여수 외국인보호소에서 불이 나 구금돼 있던 이주민 10명이 10년을 견뎌 세월호 그림책을 쓰다 [사람IN] 이오성 기자 10년 전 그날 일기처럼 시를 썼다.‘나는 한 마리 고래/ 잠긴 첫숨마다 푸른 탯줄을 달아/ 물 위로 들어올리네.’그날 이후 동화작가 문은아씨에게 세월호는 숨쉬는 고래 한 마리였다. 출산한 고래가 새끼의 몸을 물 위로 들어올려 첫 호흡을 시키듯 그 역시 바닷속 깊이 잠겨버린 수많은 숨들을 들어올리고 싶었다. 동화를 써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날 세월호가 자신과 승객을 지키기 위해 얼마나 분투했는지.책이 나오기까지 결국 10년이 걸렸다. 제목은 〈세월 1994-2014〉. 1994년 ‘나미노우에(바다의 신에게 평화를 빌던 절)’라는 이름 막을 수 없는 레임덕의 물줄기 [프리스타일] 문상현 기자 대통령의 레임덕은 숙명이다. 재집권이 불가능한 5년 단임제 아래, 정도의 차이가 있었을 뿐 대부분의 역대 대통령들이 겪었다. 레임덕은 일종의 패턴이 있었다. 보통 3단계를 거쳤다. ①여권 내부의 권력 지형이 새로 그려지고 ②기존 권력과 미래 권력의 교체 또는 충돌로 ③최종적으로 국정 동력이 약화되는 것이었다. 물론 사전에 ①과 ②를 차단하려는 노력은 있었다. 다만 이 경우 거꾸로 ③을 가속화했다. 레임덕은 기존 권력이라는 둑으로 막을 수 없는 거센 물살과 같았다.여권이 이번 총선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①에 접어든 게 아니냐는 평가가 25년 만에 타이완 덮친 지진 [기자들의 시선] 김동인 기자 이 주의 숫자4월4일 교육부가 내년부터 교육대학교 입학정원을 12%가량 감축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학령인구 감소가 원인이 되었다. 현재 교대 정원은 3847명인데, 신규 초등교원 채용은 2026년부터 2000명대로 줄어든다. 교육부는 교대 졸업생이 채용 규모보다 커 조정이 불가피하다고 설명하고 있다. 교대 정원 감축은 저출산 시대의 씁쓸한 단면이다. 학교 측은 운영 재원 확보를 위해 감축 규모를 줄이고 싶어 하고, 반대로 학생들은 임용 경쟁률 상승을 우려해 감축을 환영한다. 정부는 당초 20% 감축을 목표로 삼았으나, 세월호 10년, 100명의 얼굴과 100명의 말 [편집국장의 편지] 차형석 편집국장 2014년 4월16일. 10년이 지났다. 그날, 멍하니 TV 화면을 보다가 망연자실했던 기억이 생생하다. 어떻게 이런 일이… 무어라 말을 해야 할지 몰랐다. 다들 그러했으리라.〈시사IN〉 사진기자 4명은 1월7일부터 세월호의 기억을 가진 100명을 취재했다. 세월호 참사로 가족을 잃은 사람들, 잠수사, 화물차 운전기사, 세월호에 탑승했던 생존자, 참사 이후 희생자 가족을 도운 사람들 등. ‘100명의 얼굴과 100명의 말’을 모았다. 그중 22명의 이야기를 이번 호 커버스토리에 담았다. 각각의 10년 세월, 그 장면들을 읽다가 몇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