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세를 맞은 한반도의 자세 정태인 (독립연구자·경제학) 내 60 평생만 놓고 봐도 이렇게 어마어마한 일들이 동시에 터진 경험은 없었던 거 같다. 옛 어른들이 입에 달고 다니던 “말세여, 말세”가 실감난다.먼저 50일째 계속되어 역대 최장이었던 2013년의 49일, 그리고 가장 늦게 끝났던 1987년의 8월10일 기록을 갈아 치워버린 ‘장마’. 8월12일 오전 10시30분 기준 41명이 사망하고 9명이 실종됐다.“나비효과처럼 북극과 시베리아에서 발생한 기후변화로 인해 우리나라를 비롯한 동아시아 지역에 비를 퍼붓는 파생효과가 나타났다”라고 기상청은 말했다. 지난 6월20일 세계에서 가장 추 응답하라, 청와대 정태인 (독립연구자·경제학) 지금 우리 앞에는 위기가 겹겹이 쌓여 있다. 그런데 청와대가 보통 사람의 머리로는 정말 이해가 안 되는 일을 한다. 참다못해 질문하니 제발 응답해주기 바란다.첫째, 부동산 위기. 한국의 자산 불평등은 세계 1위다. 특히 부동산 비중이 80%에 이르는 한국 부동산 가격의 상승은 1990년대 일본에 버금갈 만큼 피케티의 베타값(국민순자산/국민소득)을 끌어올렸다. 청년들 절망의 뿌리는 어김없이 여기에 닿아 있다.국토부로는 힘이 부친다고 생각했는지 대통령도 나섰다. “청와대 비서관 중 다주택 소유자는 하나만 남기고 팔라”고 지시했다. 하지 문재인 정부가 ‘그린 뉴딜’ 추진하는 이유 정태인 (독립연구자·경제학) “그린 뉴딜은 우리가 가야 할 길임이 분명하다.” 문재인 대통령의 말이다. 큰 박수를 보낸다. 환경부를 주무 부처로 삼은 것에도 환호성을 지른다. 건물의 에너지 효율 향상이 일자리를 대폭 늘릴 것이라는 사례를 든 것에도 웃음 짓는다.단, ‘한국형 뉴딜’에 그린 뉴딜과 디지털 뉴딜이 나란히 들어 있을 게 아니라, 그린 뉴딜을 향해 디지털 뉴딜을 적극 활용하는 한국형 뉴딜이 되어야 한다. 어떤 혁신기술이나 혁신정책이 탄소 배출을 줄이는 것이라면 마땅히 우선순위를 주어야 한다. 실로 4차 산업혁명에는 생태 전환을 위한 기술이 들어 있다. 이중의 공포에서 벗어나는 길 정태인 (독립연구자·경제학) 통계와 그래프도 공포를 자아낼 수 있다. 미국의 셋째 주 실업수당 청구 건수는 328만 건이었다. 여느 때의 30만 건에 비하면 10배 증가다. 무디스는 넷째 주에는 450만 건을 돌파할 것으로 예측했다. 1982년 2차 오일쇼크와 2008년 세계 금융위기 때 수치의 5배 정도다. 이 추세라면 미국의 금년 실업률은 30%를 넘는다. 역사상 이런 경험은 1929년 대공황(Great Depression) 시절밖에 없었다. 〈뉴욕타임스〉는 이 비상한 사태를 보여주기 위해 신문의 오른쪽 여백 자리로 치솟는 그래프를 실었다.영국의 〈파이낸셜 탄소 순배출량 ‘0’을 위하여 정태인 (독립연구자·경제학) 2월5일 2050 저탄소사회 비전 포럼이 ‘2050 장기 저탄소 발전전략(LEDS)’을 발표했다. 정부는 올해 말까지 같은 이름의 계획을 유엔 기후변화협약에 제출해야 한다. 지구의 평균온도 상승률을 2℃ 이하로, 나아가서 1.5℃ 이하로 억제하기 위해 참가국들이 각기 스스로 결정한 감축 목표(NDC)를 제출해야 한다. LEDS는 NDC 설정을 위한 중장기 비전이다. 그러니까 환경부가 공개한 이 보고서는 파리협정의 ‘약속과 검증(pledge and review)’ 절차를 밟기 위한 첫 번째 단계로 ‘민간’의 의견을 종합한 것이다.보고 ‘녹색 전환’과 발전국가 정태인 (독립연구자·경제학) 시장의 힘은 혁신에 있다. 산업혁명 이래 자본주의는 이 끝없이 새로운 방법의 생산을 찾아내려는 시장 참가자들의 노력에 의해 생산성을 향상시켰다. 또 시장의 힘은 수긍에 있다. 사람들은 시장가격에 적응 경쟁을 했고, 특별히 독점이라거나 국가의 편애가 없다면 결과에 수긍하는 편이다(정부에 대한 불만과 비교해보라).시장이 하지 못하는 일도 있다. ‘전환(transformation)’이라는 역사적 격변기에 가격은 널뛰었고 행위자들은 떼로 몰려다니거나 아예 시장을 벗어나려고 했다. 첫 번째 자본주의로의 전환(칼 폴라니의 ‘거대한 전환’)이나 아이야, 혁명의 때가 왔구나 정태인 (독립연구자·경제학) “어쩌면 아이야. 너희들은 혁명을 해야 할지도 모르겠다.” 2015년 거침없이 악화하는 불평등을 보며, 그리고 여야 거대 정당이 오히려 이를 부추기는 걸 한탄하며 나는 한 칼럼에서 아이들을 선동했다. 2년 전, 한 청년 활동가가 찾아와서 “혁명을 어떻게 하면 되느냐”라고 진지하게 물었다. 그 글에서 소개한 “친구들과 연대해서 더 나은 공동체를 만들어야겠다”라는 이길보라 감독의 말밖에 더 할 얘기가 없었다.아이들이 연대해야 할 친구를 드디어 찾았다. 한눈에도 당차게 보이는 툰베리는 혁명가였고, 그의 연설은 슬픔의 절규이자 질타였으며, 동아시아의 ‘신냉전’ 정태인 (독립연구자·경제학) 청소년이었던 1970년대, 스태그플레이션이 전 세계에 시장 만능의 논리를 주입하고 있었다. 나에겐 그저 쪼들린 삶의 기억만 남아 있다. 군사독재를 핑계로 술독에 빠져 있던 1980년대 말미에 사회주의의 붕괴라는 역사적 대사건이 벌어졌다. 그 직전인 1986년 플라자 합의와 미·일 반도체협정은 3저 호황과 반도체 산업의 급성장이라는 호재로 내 기억에 남았지만 지금 돌아보면 이 사건은 동아시아 공급망을 급진전시킨 분수령이었다. 사상 처음으로 발전도상국이 포함된 이 네트워크의 위력은 점점 더 강해졌고 미·중 데탕트에서 비롯된 중국의 가세 ‘반도체 전쟁’의 전화위복 정태인 (독립연구자·경제학) 지난 30여 년 동안 한국의 역대 정부는 부품소재 산업의 국산화를 거듭 천명했다. 자동차 산업은 엔진과 트랜스미션 등 핵심 부품 90% 이상의 국산화라는 성과를 거두었지만 반도체 산업은 별 변화가 없다. 삼성의 설비투자 및 증산은 대일본 적자를 거의 같은 비율로 증가시킨다.한국의 IT 산업과 일본의 부품소재 산업은 동아시아 고유의 장기 거래에 기초한 분업을 이뤘다. 장기 거래는 신뢰를 낳고 상대에 관한 정보를 공유하므로 안정적이면서도 안성맞춤인 기술 발전도 일궈낸다. 하지만 이 관계가 쌍방 독점에 가까워지면 이른바 “근본적 전환”( 한국 경제 거덜 낼 ‘재정긴축’ 정태인 (독립연구자·경제학) 6월5일 문재인 대통령은 ‘환경의 날’을 맞아 “2022년까지 미세먼지 배출량을 2016년 대비 30% 이상 줄이겠다”라고 약속하면서 국회에 계류 중인 추가경정예산을 신속히 처리해달라고 거듭 요청했다. 하지만 6조7000억원에 불과한 추경예산이 언제, 어떤 조건으로 통과될지는 아무도 모른다.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이 국회 정상화의 조건으로 선거제, 사법제도 개편안의 패스트트랙 지정을 문제 삼고 있다. 최근 암울한 경제지표가 잇따르자 자유한국당은 정부의 경제정책을 신랄하게 비판하면서도 추경예산을 볼모로 대통령과의 담판을 요구하고 있다. 반도체에서 반도체로 정태인 (독립연구자·경제학) 4월26일 한국은행이 올해 1분기의 실질 국내총생산 속보치를 발표했다. 1분기 경제성장률은 지난해 4분기 대비 -0.3%를 기록했는데, 이 추세라면 올해 성장률도 1.8%에 머무를 전망이다. 필수적 정치 개혁을 온몸으로 막아내던 보수 야당과 언론, 그리고 전직 경제관료, 나아가 젊은 학자들이 단비를 만난 듯 일제히 정부의 무능을 성토했다.건설투자는 0.1%(작년 동기 대비 7.4%) 줄었고, 설비투자는 무려 -10.8%(작년 동기 대비 -16.1%)를 기록했다. 반도체와 자동차 모두 미래가 불투명하기 때문이다. 이대로라면 올해 경제 ‘양면게임’의 논리 정태인 (독립연구자·경제학) “찬반이 뜨거웠기에 협상의 결과가 더 좋아졌을 것입니다. 반대하신 분들의 주장이 우리의 협상력을 높이는 데 큰 도움이 되었을 것입니다. 그리고 전략적으로 그렇게 하신 분들도 있을 것입니다. 감사하게 생각합니다.” 2007년 4월2일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이 타결된 날 노무현 대통령의 담화에 나오는 구절이다. ‘사회적 자본’으로 유명한 로버트 퍼트넘은 1988년 〈외교와 국내정치:양면게임(two-level games)의 논리〉라는 논문을 썼다. 모든 국제 협상은 대내 협상을 동반하기 마련이고 이 구조에서 독특한 논리가 생겨 관료를 믿어야 하는가 정태인 (독립연구자·경제학) 두 달째 모든 경제 이슈를 뒤덮어버린 ‘신재민 폭로 사건’. 도대체 그는 무엇을 폭로한 걸까. 세수가 남아도는데 왜 정부는 추가로 적자국채를 발행하려 했을까? 온갖 음모론이 제기됐지만 내 결론은 세계잉여금, 즉 국회의 감독을 받지 않는 주머닛돈을 남겨서 다음 해에 쉽게 재정을 충당하려 했다는 것이다. ‘꼼수’라는 소리를 들어도 할 말이 없는 이 기술은 ‘증세 없는 복지’라는 대통령의 공약을 조용히 지키기 위해 동원되었다.문제는 다른 데 있다. 문재인 정부도 2018년 성장률을 실제보다 높게 예측했다. 2017년을 빼고 지난 세 정권 섬뜩한, 멋진 신세계 정태인 (독립연구자·경제학) 요즘 목소리 명령으로 집안의 가전제품을 작동시키는 서비스 광고 경쟁이 한창이다. 기본적인 사물인터넷 원리와 목소리 인식 기술이 결합된 것일 텐데, ‘혁신 성장’의 핵심 목표인 ‘4차 기술혁명’의 미래가 실감난다. 이 편하고 아름다운 멋진 신세계가 KT 화재처럼 예기치 않은 아주 작은 사고 하나로도 마비될 수 있다는 건 그저 비약에 불과할까?4차 산업혁명의 핵심 기술은 빅데이터와 인공지능이다. 현재 인류 사회에 축적된 데이터는 1년에 두 배로 늘어난다고 한다. 즉, 신이 “태초에 빛이 있으라”고 명령한 이래 2017년까지 인류가 쌓은 촛불 정부, 너마저 정태인 (독립연구자·경제학) 한국 경제는 절망적이다. 특히 젊은이에게 그렇다. 1인당 국민소득 1만 달러를 달성한 1996년의 20대와 올해 3만 달러에 이를 지금의 20대 중 어느 쪽이 더 미래에 희망을 걸고 있을까? 단 한 명의 예외도 없이 전자라고 대답했다.먼저 자본소득과 노동소득의 격차가 급속히 벌어지고 있다. 이 격차는 통계적으로 생산성 증가율과 실질임금 증가율의 차이로 표현되는데 2005년에서 2012년까지 한국은 이 지표의 악화에서 다른 나라의 추종을 불허한다(출처:IMF). 2010년 세금 기준으로 한국의 상위 10%는 순자산의 66%를 가지고 김현종 본부장의 빛바랜 소신 정태인 (독립연구자·경제학) 2006년 2월3일 김현종 통상교섭본부장이 느닷없이 한·미 FTA 협상 개시 선언을 한 뒤, 오랜 세월이 흘렀다. ‘투자자-국가 중재제도(ISDS)’는 그중에서도 핵심 쟁점이었고, 언제나 미국은 밀어붙이고 한국은 방어하는 양상을 띠었다.대체로 미국에서 좌파는 이 제도가 환경·복지·노동 제도의 공공성에 미칠 영향을 우려했고, 우파는 미국 사법권의 훼손 때문에 반대했다. 민주당 대부분의 의원을 포함한 한국의 우파는 오로지 투자자의 권리를 보호해야 한국 경제가 산다고 주장했다.상전벽해의 대반전이 일어났다. 트럼프 대통령은 후보 시절부터 북한 특수, ‘통일 대박’은 없다 정태인 (칼폴라니 사회경제연구소 소장) 지난해 내내 나는 핵 위기의 게임이론을 공부했다. 북한과 미국의 최고 지도자들은 곧 핵전쟁을 벌일 수 있다는 위협을 점점 강도 높게 주고받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상황은 급변해서 이젠 온 나라가 북한 특수를 입에 올리고 있다. 장하성 정책실장이 남북 경협을 맡았다는 뉴스를 내보낸 청와대보다 돈 냄새에 민감한 변호사들과 투자자들이 더 빨리 움직인다. 금융기관들 역시 평양에 지점을 내는 문제를 검토하고 중국의 투기꾼들은 훨씬 더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언론에는 연일 북한의 지하자원 매장량이 소개되며 30년 전부터의 꿈인 부산-파리 간의 미국에 유리해 보이지만 불리한 싸움 정태인 (칼폴라니 사회경제연구소 소장) 역사상 최대의 치킨게임이 잠정적 균형을 찾았다. 이 게임의 균형에서 승자는 미치광이이며, 상대는 치킨(바보·겁쟁이)이 되고, 양쪽 다 미치광이 전략을 끝내 고집하면 파국이 온다. 지난해 말 미국이 시작하고 최근 1, 2주 동안 정점에 달했던 미·중 양국 간의 관세 올리기 경쟁은 상호 위협의 향연이었다. 양국은 자칫 ‘투키디데스 함정(아테네라는 신흥 강국의 불만과 스파르타라는 기존 강국의 공포가 펠로폰네소스 전쟁을 일으켰다는 투키디데스 가설)’으로 치달을 태세였다.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4월11일(현지 시각) 보아오 포럼에서 이 ‘전 블록체인과 경제학의 대화 정태인 (칼폴라니 사회경제연구소 소장) 나는 그동안 비트코인 현상을 애써 ‘찻잔 속의 태풍’으로 간주했다. 그런데 얼마 전 한 젊은 논객이 암호화폐를 탈집중적인 새로운 사회로 가는 혁명 수단이라고 강조하고, 이어서 청년들이 당국의 암호화폐 규제를 부동산으로 한몫 챙긴 구세대의 공격이라고 비난하는 걸 보면서 달라졌다. “이게 도대체 뭐길래”라는 심정으로 본격적으로 들여다보기 시작했다.마침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스티글리츠와 크루그먼 교수, 2008년 금융위기를 예언해서 일약 스타가 된 루비니 교수, 최근에는 점잖은 경제사가인 해럴드 교수까지 암호화폐 비판에 나섰다. 암호화폐 햇볕정책의 국제화 정태인 (칼폴라니 사회경제연구소 소장) 2011년 12월17일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심근경색으로 사망했다. 뒤를 이어 김정은이 ‘경애하는 최고 령도자’가 된 지 벌써 6년이 지났다. 3대에 걸친 핵실험 여섯 번 중 네 번을, 그리고 63번(116발)의 미사일 발사 중 50번(85발)을 그가 이 짧은 기간에 감행했다. 이제 어느 누구도 조만간 북한이 미국 본토에 이르는 핵미사일을 발사할 수 있으리라는 사실을 부정하지 못한다.김정은 국무위원장은 ‘핵·경제 병진 노선’을 내세웠고 이미 ‘핵무력의 완성’을 선언했다. 그렇다면 경제는 어떻게 됐을까? 한국은행이 추정한 북한의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