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한 민주화, 실패한 민주주의 [새로 나온 책] 시사IN 편집국 성공한 민주화, 실패한 민주주의황두영 지음, 클 펴냄“‘사람 사는 세상’ ‘사람이 먼저다’라는 두루뭉술하고 아름다운 말들이 우리의 폐허를 가리고 있는 파사드다.”수많은 사회적 의제가 선거 이후로 밀려난다. 그리고 한국 정치는 늘 선거 전이거나 선거 직전이다. ‘나중에’는 한국 정치를 상징하는 말이라고 해도 무리가 아니다. 돌림노래처럼 더불어민주당 내 ‘86 용퇴론’이 반복되는 것도 제법 익숙한 풍경이다. 그러나 세대 갈등은 본질이 아니다. 국회와 청와대에서 정치 노동자로 일했던 저자는 이 책을 “실패한 업무에 대한 뒤늦은 시말서”라 ‘공포의 KKK’ 부활? 미국이 떨고 있다 워싱턴∙정재민 편집위원 2015년 6월 사우스캐롤라이나주 찰스턴의 한 흑인 교회에서 총기를 난사해 9명을 살해한 딜런 루프(21), 2017년 8월 버지니아주 샬러츠빌에서 백인우월주의 집회에 맞선 맞불집회 참가자들을 향해 자동차를 돌진시켜 1명을 숨지게 한 제임스 앨릭스 필즈(22), 2018년 10월 펜실베이니아주 피츠버그의 유대교 회당에서 총을 마구 쏘아 11명을 숨지게 한 로버트 보어스(46), 지난 8월3일 엘패소 월마트에서 총기를 난사해 20명을 숨지게 한 패트릭 크루시어스(21). 지난 몇 년간 미국을 충격에 빠뜨린 이 사건들에는 공통점이 있다 시사IN 제623호 - 우리는 왜 그와 함께 싸우나 고제규 편집국장 • 편집국장의 편지REVIEW IN• 독자IN/독자와의 수다·퀴즈IN• 말말말·이 주의 그래픽 뉴스• 기자들의 시선• 포토IN/단군 이래 최대 사업 '흔들'COVER STORY IN1924년생 이춘식이 드러낸 세계강제노동 피해자 이춘식의 끈질긴 법정투쟁은 보편주의의 언어로 한·일 관계를 인식하는 사람들의 출현을 알렸다. 게다가 이 투쟁은, 우리가 사는 세계가 어떤 맨얼굴을 하고 있는지 드러냈다. ISSUE IN• 한쪽 눈 가린 홍콩인들, 한국 거리에 서다• "검찰 조서에 외압 내용 기록돼 있다"• '리얼돌'이란 딜레마가 우리에게 던 트럼프와 제2의 구술문화 [독서일기] 장정일 (소설가) 11월6일 있을 미국 중간선거를 앞두고 충격적인 두 건의 증오범죄(hate crime)가 벌어졌다. 10월27일 미국 동부 펜실베이니아 주 피츠버그의 유대교 회당에서는 백인 극우 남성이 총을 난사하여 유대교인 11명이 숨졌다. 또 그보다 하루 전인 26일에는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 힐러리 클린턴 전 법무장관 등 반(反)트럼프 인사를 겨냥한 동시다발적 파이프 폭탄 소포를 연달아 발송한 혐의로 또 다른 백인 극우 남성을 체포했다. 트럼프는 잇따라 발생한 두 건의 증오범죄를 “정신이상자의 행동”으로 즉각 비난하고 나섰지만, 그 자... 샬러츠빌 폭동에 트럼프가 취한 태도의 진짜 의미 이종태 기자 자칭 ‘애국자(patriot)’들이 모여 반사회적인 구호를 외치며 난동을 부리는 가운데 사상자가 수십명 발생했다. 이 애국자들은 과거사를 왜곡하고 소수자 혐오를 자랑삼으며 민주주의의 기본 원칙을 통째로 부정하면서도 스스로 ‘나라를 사랑한다’고 믿는다. 대통령은 이른바 애국자들을 은근히 비호한다. 지난 박근혜 전 대통령 시대의 한국과 비슷한 사태가 최근의 미국에서 발생했다.8월11일부터 미국 동부 버지니아 주의 중소 도시인 샬러츠빌 시에는 외지인들이 꾸역꾸역 몰려들기 시작했다. 머리를 박박 밀었거나 혹은 장발에 턱수염까지 길게 늘어뜨 2020년에는 미셸 오바마 전혜원 기자 ‘2020년엔 미셸(#Michelle2020).’ 도널드 트럼프가 당선된 미국 대선 결과에 실망한 이들이 SNS에 달고 있는 해시태그다. 2020년 대선에서 퍼스트레이디 미셸 오바마(52)를 대통령으로 만들자는 의미다. 〈워싱턴 포스트〉는 “미셸은 이번 대선에서 민주당의 유일한 승자”라고 썼다. 시카고의 흑인 노동자 가정에서 태어난 미셸은 프린스턴 대학과 하버드 로스쿨을 졸업한 변호사 출신이다. 시카고의 한 로펌에서 일하다 여름 인턴사원으로 들어온 버락 오바마를 만났고 1992년 결혼했다. 2008년 남편이 대선에 뛰어들었을 ... ‘이상한 과일’ 열리게 한 KKK의 주술 [독서일기] 장정일 (소설가) 1861년 4월, 남부연합군의 발포로 시작한 미국의 남북전쟁은 4년 뒤인 1865년 4월 북부연방의 승리로 끝났다. 이 전쟁을 남부와 북부 간의 경제 전쟁으로 풀이하는 수정주의적 해석도 귀 기울일 만하지만, 노예해방이 북부와 남부의 중요한 불화 원인이었다는 것을 부정하는 역사가는 없다. 전쟁이 끝난 직후 북부연방과 공화당 지도자들은 사망자 62만명과 100만명에 달하는 부상자를 낳았던 남부연합에 대한 응징을 놓고 온건파와 과격파로 나뉘었다. 전쟁을 일으킨 11개 주의 핵심 인물들에 대한 처벌과 남부 재건에 대한 설계는, 남군이... 새로나온 책 [새로 나온 책] 시사IN 편집국 재난 불평등 존 C. 머터 지음, 장상미 옮김, 동녘 펴냄 “각 집단이 재난을 활용하는 방법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다르다.” 왜 같은 수준의 재난을 당해도 어떤 사회는 재건하는 데 1년이 채 안 걸리고 어떤 사회는 재기할 수 없을 만큼 무너지는 걸까. 자연과학자인 저자는 1차적으로 자연과학의 관점으로, 2차적으로는 사회과학의 관점으로 자연현상이 어떻게 사회문제가 되는지를 밝혀낸다. 재난은 자연이 처음 타격을 가하는 무시무시한 몇 분 또는 몇 시간 동안에만 자연적이다. 재난 이전과 이후의 상황은 사회적이다. 대다수는 자연의 ... 미국 대선 달구는 인종차별주의 워싱턴∙정재민 편집위원 오는 11월8일 대선을 겨우 10주 앞두고, 미국 역사상 이례적으로 인종차별 문제가 민주·공화 양당 대선 후보 간의 핵심 이슈로 떠오르면서 선거판이 요동치고 있다. 현재 지지율에서 앞선 민주당의 힐러리 클린턴 후보는 상대인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를 ‘오랜 인종차별 전력을 지닌 인물’이라며 맹공을 퍼붓고 있다. 이에 맞서 트럼프는 흑인과 히스패닉 등 소수 인종들로부터 높은 인기를 누리는 클린턴에게 “유색 인종을 득표 차원에서만 본다”라고 반격한다. 인종차별 문제는, 지난해 6월 대선전에 뛰어든 트럼프가 멕시코 불법 이민자들을... 좀비 영화가 무서운 이유는 따로 있다 김숙현 (서울아트시네마 프로그램 코디네이터) 좀비 영화에서 신나고 박진감 넘치는 액션 쾌감을 느끼려면 좀비를 인간이 아닌 ‘괴물’로만 보는 비정한 눈이 있어야 한다. 방금 전까지 가족·연인·친구였던 이를 괴물로 대하는 게 어디 쉬운 일인가. 〈부산행〉에서 불과 한 시간 전만 해도 친구였던 좀비들과 마주쳤을 때 영국(최우식)이 손에 든 방망이를 들고 어쩔 줄 몰라 하는 건 당연한 일이다. 잭 스나이더 [새로 나온 책] 떠날 것인가, 남을 것인가 外 시사IN 편집국 떠날 것인가, 남을 것인가앨버트 O. 허시먼 지음, 강명구 옮김, 나무연필 펴냄불만을 표출하고 항의하면 무언가를 바꿀 수 있을까. 퇴보하는 기업·조직·국가에 대해 우리는 어떻게 반응해야 할까. 떠나거나(exit), 남아서 항의하거나(voice) 그도 아니면 충성을 다한다(loyalty). 저자는 이 세 가지 ‘길’이 실제 얼마나 다양하게 변용 가능한지, 또 의도와 달리 어떤 역효과를 낼 수 있는지 사려 깊게 살핀다.교육이나 대중교통 같은 공공재의 경우 어설픈 경쟁 체제를 도입하기보다 항의하는 목소리를 높이는 것이 사회적으로 훨씬 유 트럼프에 대처하는 공화당 워싱턴∙정재민 편집위원 “Never Trump!”(트럼프 절대 불가!)는 결국 신기루였을까? 도널드 트럼프(69)가 대선 후보로 확정될 경우 당의 정체성 상실은 물론 백악관을 민주당 후보에게 자진 헌납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라며 ‘트럼프 절대 불가’를 외쳐오던 공화당이 패닉 상태에 빠졌다. 남부와 북부 11개 주에서 경선이 동시 실시돼 ‘슈퍼 화요일’이란 별칭이 붙은 3월1일, 트럼 [앵무새 죽이기] 남기고 떠난 사람 신한슬 기자 평생 단 한 권의 책을 썼다. 미국을 대표하는 소설가가 되기 위해서는 그걸로 충분했다. 〈앵무새 죽이기〉의 저자 하퍼 리가 지난 2월19일 세상을 떠났다. 향년 89세.하퍼 리는 대학 시절 학교신문과 잡지에 글을 기고하며 글쓰기를 즐겼다. 1949년, 리는 졸업을 한 학기 앞둔 시점에서 앨라배마 로스쿨을 자퇴한다. 자신의 천직이 법률가가 아닌 작가라는 것을 우드로 윌슨의 두 얼굴 문정인 (연세대 교수·정치외교학) 우드로 윌슨. 미국 제28대 대통령(1913~1921)으로 우리에게도 매우 낯익은 인물이다. 그는 윌슨주의 또는 윌슨 이상주의 (Wilsonian Idealism)라는 미국 외교정책의 사상적 기조를 만든 인사이기도 하다. 20세기 초 고립주의와 불개입주의로 일관하던 소극적 대외정책에서 벗어나 민주주의와 자본주의의 확산을 위해 미국이 적극적인 개입정책을 펴야 한다는 그의 가치 외교는 아직까지도 미국 외교정책의 근간을 이루고 있다. 그뿐 아니다. 윌슨은 1차 세계대전 직후 세계 평화의 청사진을 14개 원칙에 담아 제시한 것으로도 유명하 ‘미국판 일베’가 키운 백색테러의 씨앗 워싱턴∙정재민 편집위원 “나는 이 일을 해야 한다. 당신들은 백인 여성을 강간했다. 그리고 우리나라를 차지했다. 당신들은 이 나라를 떠나야 한다.” 지난 6월17일,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 주 찰스턴의 흑인교회에 난입한 딜런 루프(21)는 이같이 외치며 목사와 신도 9명을 사살했다. 미국 인종차별 감시단체인 남부빈곤법률센터(SPLC) 하이디 베이리히 정보국장은 ABC 방송에 나와 ‘후드 티’ 입으면 벌금 500달러? 워싱턴∙정재민 편집위원 남녀노소 가릴 것 없이 청바지만큼 많이 입는 ‘후드 티셔츠’(이하 후드 티)는 머리는 물론 얼굴까지 가릴 수 있는 모자가 달린 윗옷을 말한다. 활동성이 좋아 작업복이나 운동복 대용으로 흔히 활용되는데, 후드 티에 학교 로고와 마스코트를 새겨 입는 학생도 많다. 후드 티 애용자 중에는 페이스북 창업자 마크 저커버그와 래퍼 에미넘 같은 명사도 적지 않다. 그런 퍼거슨 사태 너머에 ‘가난한 흑인’ 있네 김영미 국제문제 전문 편집위원 지난 8월10일, 미국 미주리 주 퍼거슨 시에서 10대 흑인이 백인 경찰관의 총에 맞아 숨졌다. 이름은 마이클 브라운(18). 머리와 팔 등에 최소 여섯 발을 맞았으며 숨진 뒤에도 4시간 동안 시신이 길거리에 방치되었다. 이에 분노한 지역사회 흑인들의 시위가 한동안 이어졌다.설상가상으로 지난 11월25일, 브라운을 총으로 쏴 사망케 한 백인 경찰 대런 윌슨 인터넷 ‘자경단’의 시대 허지웅 (칼럼니스트) 바야흐로 인터넷 자경단(도난이나 화재 따위 재난에 대비하고 스스로를 지키기 위하여 조직한 민간단체) 시대다. 문제가 생기면 ‘누리꾼 수사대’라는 이름의 자경단이 출동한다. 목표가 되는 인물의 신상 정보를 수집하고 그것을 웹에 게시한다. 사건을 재구성하고 원인과 결과를 유추해낸다. 그것은 한낱 호기심으로, ‘잉여로운’ “낙마는 못 시켜도 흠집은 낼 테야” 워싱턴·권웅 편집위원 미국 공화당을 비롯한 보수파가 오바마 대통령이 연방 대법관 후보로 지명한 히스패닉계 여성 소토마요르가 ‘인종차별주의자’라며 맹공에 나섰다. 그러나 인준 저지가 최종 목표는 아니다. 왜 그럴까?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