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체적으로 경찰이 어디 배치돼 있었는지 모른다.” [말말말] 시사IN 편집국 “(참사 당일) 구체적으로 경찰이 어디 배치돼 있었는지 모른다.”지난 12월21일 현장조사를 위해 이태원 해밀톤호텔 골목을 방문한 이태원 참사 국정조사특별위원회 위원들에게 임현규 용산경찰서장이 한 보고. 국조위 위원장을 맡은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경찰은 어디에 배치했느냐”라고 묻자 임 서장은 “37명 정도 배치됐다고 알고 있으나 구체적으로 위치는 모른다”라고 답했다. 이어 “배치된 경찰이 누구였는지 모른다”라는 답변도 더해. 그것도 모르면 뭘 브리핑하러 나온 건지. “알겠습니다. 수고하세요.”지난 12월19일 ‘10·29 이 그 주지사는 왜 파업 진압을 거부했을까 김형민 (SBS Biz PD) 1886년 5월1일 미국 일리노이주 시카고에서 ‘8시간 노동제’를 외치며 노동자들 수만 명이 총파업에 나섰다. 5월3일 총파업 진행 도중 어느 공장에서 경찰이 쏜 총에 사상자가 발생하자 격분한 노동자들은 이튿날인 5월4일 헤이마켓 광장에서 대규모 항의시위를 벌였어. 시위는 일단 평화적으로 전개되어 밤 10시까지도 이렇다 할 충돌은 없었지. 하지만 광장에 남아 있던 소수의 노동자들을 향해 경찰이 곤봉을 휘두르기 시작하면서 사태는 비극으로 치닫게 돼. 아수라장 속에서 별안간 누가 던졌는지 알 수 없는 사제폭탄이 경찰들을 쓰러뜨린 거야. 인간의 성숙은 더는 필요하지 않은지도 모른다 [독서일기] 장정일 (소설가) 〈나이트 러닝〉(한겨레출판, 2022)은 2015년에 등단한 이지의 첫 번째 소설집이다. 작가의 등단작 ‘얼룩, 주머니, 수염’의 남자 주인공은 ‘신의 직장’이라는 공항에 취직한 지 한 달이 채 되지 않아 그보다 여섯 살 많은 애인에게 이별을 통보받는다. 작가는 그녀를 신경증과 성격장애를 동시에 갖고 있는 인물로 묘사한다. “신경증이 있는 사람은 배려심이 과해 자신을 괴롭히고, 성격장애인 사람은 남을 괴롭힐망정 본인은 태연자약하기 마련인데 그녀는 신기하게도 이 둘을 한 몸에 아주 자연스럽게 장착했다.”그녀는 신경증과 성격장애 모두를 젓고 섞고 끓이고 굽는 메리 크리스마스 [맛없는 나라, 맛있는 이야기] 김세정(변호사)·최은주(이학박사) 한국과 영국의 크리스마스는 분위기가 많이 다르다. 영국의 크리스마스는 한국으로 치면 ‘명절’에 해당한다. 선물도 받으니 애 어른 할 것 없이 고대하는 날이라 하겠다.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크리스마스를 어떻게 넘길 것이냐가 전 국민의 관심사였을 정도로 크리스마스는 사람들이 모이는 시기이기도 하다. 12월이 되면 직장의 크리스마스 파티를 비롯해서 여러 모임이나 만남이 계속 이어진다. 하지만 크리스마스 당일은 가족이나 아주 가까운 친지가 모인다.영국의 크리스마스 준비는 여전히 기독교 절기에 따라 이루어진다. 일요일에 교회에 가는 사람이 신고 5시간 후 살해당했다, 국가의 배상책임은? [세상에 이런 법이] 박성철 (변호사) 범인은 귀가하던 여성을 자기 집으로 납치했다. 범인이 화장실에 간 사이, 피해 여성이 결박을 풀었다. 방문을 잠그고 112에 신고했다. 끌려간 집 위치를 말했다. 성폭행당하고 있는 위급 상황을 설명했다. 구조를 요청했다. 밤 10시50분경이었다.신고 도중에 범인이 창문을 통해 들어와 피해자를 폭행했다. 전화가 끊기지 않고, 7분33초 동안 연결되어 있었다. 폭행과 비명 소리가 고스란히 전달되었다. 112 접수원은 주소를 다시 알려달라고 반복했다. 핸드폰을 놓친 피해자는 답할 수 없었다.순찰차에 출동 지령이 내려졌다. 위급함까지 전달 삶이 위태로운 야생동물의 똥이 우리에게 하는 말 [반려인의 오후] 김영글 (미술작가) 겨울이 완연해진 11월 중순, 예정에 없던 태백행 버스를 탔다. 녹색연합에서 진행하는 야생동물 탐사를 따라가기 위해서였다. 삼척의 깊은 숲속으로 들어가 멸종위기 야생동물들의 자취를 추적하는 1박2일의 일정이었다. 예상은 했지만 만만하지 않았다. 사람을 위해 만든 길이 아니라 동물들이 다니는 길로만 가려니 여간 어려운 게 아니었다. 절로 사족보행이 나왔다.울진 삼척은 멸종위기 야생생물 1급인 산양이 집단 서식하는 지역으로, 산양 외에도 담비와 수달 등이 사는 생태계의 보고다. 하지만 이들은 국가의 보호를 제대로 받지 못했다. 녹색연합 ‘중앙은행들의 중앙은행’ BIS의 역사가 궁금하다면 [새로 나온 책] 시사IN 편집국 바젤탑아담 레보어 지음, 임수강 옮김, 더늠 펴냄“BIS는 설립 첫날부터 중앙은행의 이익을 확대하고 초국적 금융구조를 세우는 데 전념해왔다.”‘BIS 비율’은 한국에서도 낯선 용어가 아니다. ‘은행 건전성’을 가르는 기준으로, 주요국의 통화량과 시민들의 경제생활을 좌지우지한다. 여기서 BIS는 스위스 바젤에 있는 ‘국제결제은행’의 약칭이다. 책의 주인공인 BIS는 ‘중앙은행들의 중앙은행’으로 불릴 정도로 엄청난 영향력을 자랑하지만 비밀스러운 조직이기도 하다. 소수의 이사들이 다스리지만 치외법권을 인정받는다. BIS의 역사를 인물과 참사 보도와 보도 참사 경계는 종이 한 장 차이 [미디어 리터러시] 김달아 (⟨기자협회보⟩ 기자) 지난 10월29일 늦은 밤 한 방송사의 ‘주니어 기자’ A는 이태원으로 향했다. 서울 한복판에서 인명피해 사고가 발생했다는 속보가 나오자 급히 파견된 것이다. 그가 현장에서 마주한 장면은 비현실적이었다. 바닥에 누워 있는 사람들이 보였고, 당장 그 수를 헤아리기 어려울 정도였다. 정확한 피해 상황을 파악하기 위해 누워 있는 사람이 몇 명인지 세기 시작했다. 50명쯤 세고 나서야 인지했다고 한다. 이분들은 부상자가 아니었구나, 모두 돌아가신 분들이구나. 기자는 두려움 속에서 밤새 현장을 지켰다. 지금도 그는 이태원 참사를 취재하고 있 뭉뚱그리지 말고 실마리를 제시해달라 [시사IN 독자위원회] 임지영 기자 12월3일 14기 독자위원 네 명이 편집국에 모였다. 정은자씨(58)가 가져온 잡지에 붙은 색깔 인덱스가 눈에 띄었다. 2년 전 교직에서 은퇴한 그는 언제부터 〈시사IN〉을 구독했는지 기억이 안 날 정도로 오랜 독자다. 의사로 일하며 학생을 가르치는 이재환씨(40)는 보건의료 분야에 관심이 많다. 울산 석유화학공장에서 안전관리 업무를 하고 있는 박용석씨(32)는 KTX를 타고 막 도착했다. 취업준비생인 신다인씨(25)는 지면에 고정적으로 ‘독자 리뷰’를 쓰고 있다. 이들은 4개월 동안 독자위원으로 활동하고 한 달에 한 번 오프라인 [영상] 당원들은 과연 ‘윤심’을 따라줄까? 전당대회 룰 개정한 국민의힘 (ft.결선투표제) [정치왜그래?] 최한솔 PD·김진주 PD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회는 12월19일 ‘전당대회 룰 개정’을 만장일치로 의결했습니다. 차기 당대표를 ‘당원 투표 100%’ 방식으로 선출하기로 하고, 최다 득표자의 득표율이 과반을 넘지 않는 경우 1, 2위 후보가 다시 결선을 치르는 ‘결선투표제’를 도입하기로 한 겁니다. 당 지도부가 만장일치로 의결한 데에 반해, 이 같은 전당대회 룰 개정에 우려를 표하는 목소리도 있습니다. 룰 변경을 최종 추인할 상임전국위원회 개최를 하루 앞둔 12월22일, 국민의힘 허은아 의원은 페이스북에서 "아직 당심이 민심을 다 담아내지 못한다는 것을 우리 YTN 사영화, 이토록 노골적인 언론 개입이라니 [취재 뒷담화] 고제규 기자 “MB 시즌 2인 줄 알았는데 전두환 시즌 2다.” 최근 만난 언론계 간부 총평. “이간질” MBC 기자의 전용기 탑승 배제에 이은, YTN 공기업 지분 매각 결정까지. 거침없이 노골적인 행보에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는 YTN을 취재한 김영화 기자다.YTN 내부 구성원들 분위기는?갑작스러운 매각 결정에 당혹감. 기수별로 기자들이 성명서 내기도. 공기업 지분 소유가 무조건 정답은 아니지만, 준공영에서 ‘사영화’로 바뀌면 보도 독립성을 어떻게 지켜낼지 숙의가 필요. 그런 제도적인 과정이 전혀 없어 당혹해하기도.YTN 공기업 지분 인수에 ‘어산지에게 자유를’, 언론사에서 공개편지 쓴 까닭은? 워싱턴∙정재민 편집위원 2010년 6월 미국 기밀문서·외교 전문 수십만 건을 폭로한 위키리크스(WiKi Leaks) 창립자 줄리언 어산지(51). 당시 어산지는 이라크전, 아프가니스탄전과 관련한 기밀문서 49만 건, 재판 없이 구금된 미군 관타나모 기지 수감자 약 800명에 대한 정보 및 외교 전문 25만 건을 공개했다. 그의 폭로로 이라크전, 아프간전에서 공식 추정치보다 훨씬 많은 민간인이 죽거나 다쳤다는 사실이 알려졌다. 현재 영국 내 교도소에 복역 중인 그가 다시 주목을 받고 있다. 미국 〈뉴욕타임스〉와 유럽의 대표 언론 4개 등 5개 언론사가 미국 ‘닻 없이 표류하는’ 해외 입양인들의 삶, 하나로 만난 이야기 김다은 기자 카오미 리. 한국에서 태어난 그는 일본인 이름으로 불렸다. 생후 6개월인 그를 미국으로 데려온 양부모는 한국과 일본의 차이를 몰랐다. 친구들도, 이웃들도 그의 이름에서 이상함을 느끼지 못했다. 1970년, 카오미 씨는 미국 미네소타주 작은 시골 마을의 유일한 유색인종이었다. 카오미 씨가 양어머니에게 자신을 입양한 이유를 물었을 때, 그는 “개발도상국의 인구과잉이 전 지구적인 문제라고 생각해서 가난한 나라였던 한국의 아이를 입양했다”라고 답했다.당시 한국에서 아이를 입양해오는 것은 너무 쉬운 일이었다. 한국에는 ‘대리 입양’ 제도가 신진검사대부의 부상 [굽시니스트 시사만화] 굽시니스트 밟히고 묻히는 ‘추모’를 지켜내다 [2022 올해의 인물] 이은기 기자 〈시사IN〉이 선정한 2022년 ‘올해의 인물’은 ‘이태원 참사를 기억하는 사람들’이다. 2022년 10월29일, 158명이 희생된 이태원 참사는 희생자와 유가족, 생존자와 그 주변 사람들, 일반 시민들의 삶까지 뒤흔들었다. 대형 참사 앞에서 정치와 관료제는 무능했고, 우리 사회는 어떻게 참사를 기억하고 추모해야 할 것인지 근원적인 질문 앞에서 여전히 방황하고 있다. 참사를 추모하는 이들의 아픔은 물론이고 해결해야 할 질문과 과제가 여전히 산적한 상태로 2023년을 맞이한다. 굳건한 연대와 온전한 추모가 이어져야 한다는 뜻을 담아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