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스북에서 친구가 올린 책 제목을 봤다. 〈1.2초 찰나의 유혹〉. ‘첫인상이 중요하다’ 이런 이야기를 하는 자기계발서인가 했다. 페이스북 담벼락에 그 글을 올린 친구가 자기계발서를 즐겨 읽지 않는데, 갸웃거리며 책 소개를 봤더니 ‘스브스뉴스’를 공동기획하고 만드는 SBS의 두 기자가 쓴 책이다.

왜 1.2초인가. 두 기자는 실험을 했다. 스브스뉴스 제작진에게 평소 하던 대로 페이스북에서 콘텐츠를 보라고 하고 시간을 쟀다. 12명이 100초 동안 본 평균 게시물이 20개. 1개당 5초를 소비했다. 가장 많은 시간(총 50초)을 들여 콘텐츠 3개를 보았고 나머지 50초 동안 17개 콘텐츠를 보더란다. 오래 본 콘텐츠 상위 10개를 제외하고 하위 10개의 평균 소비 시간을 계산해보니 1.2초였다. 1.2초 안에 사용자로부터 주목받지 못하면, 손가락으로 휙휙 넘겨진다. 1.2초 안에 승부를 봐야 한다. 이런 뜻을 담아 책 제목이 정해졌다.

다른 언론사는 어떻게 모바일 콘텐츠를 만드나. 궁금하던 터에 접한 책. 금세 읽었다. 배운 게 많다. 지금은 보통명사로 불리는 ‘카드뉴스’라는 말을, 2014년 여름에 스브스뉴스에서 쓰기 시작했다는 것도 처음 알았다.

실제 스브스뉴스 콘텐츠를 사례로 들어 설명해 이해하기 쉬웠다. 시끌벅적 일한다는 제작 현장을 견학하고 싶을 정도로 사례 하나하나가 인상적이었다. 책을 읽고 나니 유튜브나 페이스북에 올라오는 콘텐츠가 달리 보였다. 언젠가 유튜브에 올리는 콘텐츠를 제작한 적이 있는데, 정말이지 ‘나는 내가 하고 싶은 말만 했구나’ 싶었다. 게다가 ‘누군가 알아서 찾아오겠거니’ 하면서 용감하게도 5분 넘는 영상을 만들었으니…. 이 책을 먼저 읽었다면 그런 실수는 하지 않았으리. 모바일 콘텐츠를 고민하는 언론인들에게 특히 권한다. 책을 읽고 이야기를 더 듣고 싶어서 저자 중 한 명을 〈시사IN〉 공부 모임에 초대했다. 꼬치꼬치 더 캐물어봐야겠다.

기자명 차형석 기자 다른기사 보기 cha@sis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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