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채영 독자 덕분에 옛 생각이 났다. 지금은 경희대 교수인 이문재 선배가 원 〈시사저널〉 커버스토리로 썼던 ‘압구정동 오렌지족’ 기사다. 한씨는 편의점에서 우연히 읽은 그 기사에 반해 원 〈시사저널〉과 독자로서 인연을 맺었다. 그는 〈시사IN〉 창간 후 첫 1년은 매주 가판에서 사 읽다 정기 구독을 시작했다. 중간에 집안 사정이 어려워졌을 때도 다른 건 다 끊어도 노무현재단 후원과 〈시사IN〉 구독은 끊지 않았다고 한다.

워낙 기자 한 사람 한 사람을 잘 기억하는 독자라 식구와 대화하듯 편하게 이야기가 이어졌다. 〈시사IN〉은 무엇보다 기사의 깊이와 정확성, 그리고 사물의 다른 면에 대해서도 질문을 던지는 자세가 장점인 것 같다고 했다. 기자 각자의 문체가 살아 있어서 좋다고도 했다.

또 스텔라데이지호 사건 기사처럼 다른 매체가 다루지 않아도 꾸준히 파고드는 패기 역시 높이 샀다. 독자들과 접촉면을 넓히기 위해 벌이는 다양한 이벤트도 좋고, 원 〈시사저널〉 기자들이 지면에 참여했던 ‘올드보이의 귀환’ 기획(제527호)도 기억에 남는다고 했다.

불만이 없는 것은 아니다. “정기 독자에 대한 혜택이 있었으면 좋겠어요. 얼마 전에 고재열 기자가 기자들 사인을 모은 책을 어떤 독자에게 보냈다고 SNS에 올렸는데 정기 독자 모두에게 보내면 좋은 선물이 될 것 같아요.” 표지 사진에 대한 제안도 했다. 그는 “이제는 그럴 일 없겠지만 이명박·박근혜 사진은 표지에서 더 이상 보고 싶지 않아요”라고 말했다. “문화 지면이 주로 젊은 독자를 타깃으로 하는데 조금 더 다양한 세대를 아우르는 기획이 있었으면 좋겠다”라는 지적도 빼놓지 않았다.

기자명 남문희 기자 다른기사 보기 bulgot@sis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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