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몰랐던 세상의 도서관들〉
조금주 지음, 나무연필 펴냄
어쩌다 해외에 나갈 일이 있으면 지도를 펼쳐 근처에 도서관이 있는지 찾아본다. 2년 전 〈시사IN〉에 연재되었던 ‘도서관 여행’에 실린 글 한 편을 읽고 난 후부터 생긴 습관인데, 당시 필자는 책을 읽으러 가는 게 아니라 현지 정보를 ‘접수’하러 도서관에 간다고 했다. 도서관에는 여행 책자에서 얻기 힘든 현지 정보가 쏠쏠하게 있다고 했다. 나의 경우엔, 언어 능력의 한계로 정보를 얻는 데는 줄곧 실패했지만 현지인들의 일상적 순간을 잠시나마 들여다볼 수 있다는 점에서, 또 그것이 고요한 가운데 이뤄진다는 점에서 꽤 매력적인 경험이었다.

저자인 조금주 도곡정보문화도서관 관장은 미국의 사립대학에서 사서로 일한 경험이 있다. ‘기적의 도서관 2.0’ 등 새로운 도서관을 모색하는 데 관심을 기울이고 있는 그는 틈이 날 때마다 배낭을 짊어지고 세계의 도서관으로 떠난다.

개인적으로는 어린이를 배려한 도서관에 눈길이 갔다. 최근 집 앞에 공공도서관이 생겼는데 어린이책 열람실 한가운데 커다란 지구본과 함께 미끄럼틀이 있어서 놀랐다. 아이들은 환호했고 열람실은 늘 즐거운 비명소리로 아수라장이었다. 발 디딜 틈 없이 붐비고 사서들은 분주해 보였다. 왠지 아슬아슬한 마음도 없지 않았는데 결국 주말에는 미끄럼틀 이용을 제한하기에 이르렀다. 책을 통해 전 세계 많은 공공도서관이 미래 세대의 주인공인 어린이를 도서관으로 끌어들이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여왔다는 걸 알게 되었다. 미국 뉴욕 주에 있는 미들 컨트리 공공도서관은 ‘가족 공간 도서관’이라는 개념을 시도했다. 아이와 부모가 함께할 수 있는 공간으로 도서관에 장난감, 자연체험장 등을 마련해두었다. 책에 실린 도록을 보면 집 앞 도서관보다 더한, ‘본격 놀이방’의 느낌이 든다. 불만을 가진 이용객도 있었지만 그들을 설득해 도서관의 특색을 유지한다.

기자명 임지영 기자 다른기사 보기 toto@sisain.co.kr
저작권자 © 시사IN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