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 번호:107102258
이름:신준희(45)
주소:세종시 전동면

1992년 도쿄 인근 가네가와 현에서 ‘위안부’ 무덤으로 추정되는 곳을 취재해 기사를 쓴 적이 있다. 신준희씨가 그 기사를 기억해 깜짝 놀랐다. 원 〈시사저널〉과 인연을 맺게 된 계기였다고 한다. 그리고 2007년의 파업 투쟁. 자본이 신(神)인 사회에서, 기자들의 파업이 신선하게 다가왔다고 한다. 길거리 투쟁과 고재열 기자의 TV 퀴즈쇼 출연, 세종호텔에서 열린 발기인 총회와 소액투자. 그는 〈시사IN〉 창간의 전 과정을 함께한 열혈 독자이자 투자자였다.

그에게서 뼈아픈 얘기를 들었다. 여가나 문화 활동에 대한 정보를 주로 카드회사가 보내주는 잡지들에서 얻는다는 것이다. “세월호 리본을 달고 무대에 오르는 연극배우도 많다. 이런 연극 정보를 〈시사IN〉에서는 볼 수가 없다.”
 

〈시사IN〉을 읽고 나면 우울해진다고 한다. 심지어 아프기까지 하다고. 어둡고 우울한 기사 일색이라는 느낌을 받는다는 것이다. 위안부 기사를 읽고 ‘나눔의 집’에 소액기부를 시작했고, 5~6년 정기구독을 끊었다가 ‘메갈 사태’ 때 주위 사람들까지 독려해 구독을 재개하는 등 차별과 억압, 불평등에 분노하며 언제든 행동할 준비가 되어 있지만, 일상까지 우울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기자들이 삶을 즐기지 않는 것 같다. 찌든 티가 난다. 좀 즐기세요.”

2012년 대선 직후 큰 폭으로 정기구독 부수가 늘었다. 지난해 대선 이후에는 반대로 구독자가 줄었다. 독자들이 안타까운 심정으로 봐주는 매체여서는 곤란할 것 같다. 독자의 삶에 없어서는 안 되는 잡지, 논란이 되는 이슈에 평형수 같은 구실을 하면서도 유익하고 재밌는 잡지가 돼야겠다. 〈월간 BC카드〉보다는 재밌어야 하지 않을까?

기자명 남문희 기자 다른기사 보기 bulgot@sis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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