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화당 트럼프 정부가 주도하고 있는 ‘망 중립성 폐지’ 문제는 내년 11월 의회 중간선거에서 공화당에 악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망 중립성 폐지에 따른 피해가 인터넷 소비자들에게 전가될 경우 저항이 만만치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현재 망 중립성 문제와 관련해 유지 여론이 60%에 달할 만큼 압도적이다. 시민단체들은 ‘지역구 의원들에게 항의 전화를 걸어 연방통신위원회(FCC)의 망 중립성 폐지 방침을 저지하자’며 적극 독려 중이다. 실제로 이 방침이 발표된 이후, 하루 20만 건 이상의 항의 전화가 상하원 의원들 사무실로 접수되고 있다. 매월 방문자 수가 5억4200만명에 달할 정도로 사회적 영향력이 큰 소셜 뉴스 웹사이트 ‘레딧(Reddit)’ 역시 항의성 게시물로 도배되고 있다.

ⓒAP Photo망 중립성 폐지를 정치 쟁점화하고 있는 베토 오루크 민주당 하원의원.
공화당과 민주당의 의석 차이로 볼 때 의회 차원에서 FCC의 망 중립성 폐지 결정을 뒤집기는 어려워 보인다. 하지만 의원들이 압도적 여론을 무기로 청문회에서 FCC를 압박하는 경우, 12월14일로 예정된 표결이 극적으로 연기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민주당은 망 중립성 폐지 반대 여론을 내년 중간선거의 쟁점으로 부상시킬 태세다. 공화당의 아성인 텍사스 주의 터줏대감 테드 크루즈 연방 상원의원에게 도전장을 낸 베토 오루크 연방 하원의원은 지지자들에게 보낸 이메일에서 “크루즈 의원이 망 중립성 폐지를 지지한 것은 내년 중간선거에서 그를 패배시켜야 할 많은 이유 중 하나다”라고 주장했다. 하와이 주의 민주당 소속 브라이언 샤츠 연방 상원의원 역시 IT 전문매체 시넷(CNET)과 한 인터뷰에서 다음과 같은 계획을 털어놓았다. “먼저 망 중립성 폐지를 저지하기 위한 소송을 벌이면서 의회 차원에서도 폐지 반대 입법을 시도하겠다. 이런 노력들이 모두 실패한다면 1000만명에 이르는 ‘망 중립성 유지’ 유권자들을 규합해 정치 세력화할 수 있을 것이다.”

기자명 워싱턴∙정재민 편집위원 다른기사 보기 editor@sisain.co.kr
저작권자 © 시사IN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