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박근혜 정권 인사들 주변에서 ‘적폐 청산 피로감’ 얘기가 나오더니 이번에는 국회부의장이 직접 나섰다. 11월28일 자유한국당 소속 심재철 국회부의장(사진)이 ‘문재인 대통령 내란죄’를 들고나왔다. “문재인 대통령과 임종석 비서실장, 서훈 국정원장과 윤석열 서울중앙지검장을 법치 파괴의 내란죄와 국가 기밀 누설죄 등으로 형사 고발해야 한다.”

ⓒ연합뉴스

심 부의장의 발언에 박근혜 전 대통령 제부인 신동욱 공화당 총재가 자신의 트위터에 ‘꼴값 사이다’로 대응해 누리꾼들로부터 호평을 받았다. 그는 “한국당 심재철 의원 ‘문재인 대통령 내란죄로 고발해야’ 주장, 보수 입장에서는 시원한 사이다 터진 꼴이지만 국민 입장에서는 김빠진 사이다 꼴이다. 겁 많은 ○○ 요란하게 짖는 꼴이고, 홈런은 홈런인데 파울성 홈런 꼴이다. 말이라고 다 말은 아닌 꼴이고 나가도 너무 나간 꼴이다. 후안무치의 패악질 꼴”이라고 비판했다.

사이다의 청량함에 중독되면 점점 더 ‘센 맛’을 찾게 된다. 탄산이 5배 강화된 ‘칠성사이다 스트롱’이 인기를 끄는 이유다. 자유한국당 내부에서도 ‘스트롱’한 막말 대결이 치열하다. 이 분야의 독보적인 ‘스트롱맨’은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다. 홍 대표는 11월27일 당 홍보위원 임명장 수여식에서 친박계를 겨냥해 “고름, 암 덩어리를 도려내는 수술을 해야 우리가 살 수 있다”라고 말했다.

저격당한 의원들도 가만있지 않았다. 11월28일 한선교 자유한국당 의원은 원내대표 경선 출마를 선언하며 “자유한국당이 광기 어린 1인 독재의 길로 가고 있다”라고 말했다. 자유한국당 나경원 의원도 페이스북에 “지금 보수의 혁신, 변화의 가장 큰 걸림돌은 홍준표 대표의 막말이다”라며 반격했다.

반박에는 재반박이 뒤따랐다. 자유한국당 수석부대변인 장제원 의원은 한선교 의원의 스트롱한 발언을 되받아쳤다. 11월29일 “망둥이가 뛰니 꼴뚜기가 뛴다는 옛 속담이 어울리는 기자회견 잘 보았습니다”라는 글을 페이스북에 올렸다.

그러나 이 모든 말싸움은 ‘칼로 사이다 베기’였다. 11월30일 장제원 의원은 페이스북에 “한선교 선배님을 뵙고 말씀을 나눴다”라며 화해했음을 밝혔다. 홍준표 대표의 페이스북도 조용하다.

기자명 정희상 기자 다른기사 보기 minju518@sis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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