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 간부라면 알아야 할 한국 경제 특강〉
김유선 외 지음
레디앙 펴냄
한국노동사회연구소는 대표적인 노동 관련 싱크탱크 중 하나다. 19대 대선 직전인 지난 3~4월 이 연구소는 노동조합 현장 간부를 대상으로 한국 경제에 대한 특강을 마련했다. 주제는 양극화·노동·경제성장·재벌·금융· 경제민주화·재정혁신. 현실 참여적 지식인으로 평가받는 경제학자 7인이 연단에 섰다. 강사들은 대체로 김대중·노무현 정부 시절 청와대와 정부 부처·위원회 등에서 중요한 직책을 맡았던 이들이다. 정부에 참여했던 경험을 전하고 한국 경제 전반에 대해 진단하며 대안을 같이 고민해보자는 자리였다. 이 특강이 책으로 묶여 나왔다. 〈노조 간부라면 알아야 할 한국 경제 특강〉이다. 당시 청중 상당수가 노조 간부들이어서 제목을 이렇게 지었나 보다. 제목을 보고서 ‘독자층을 노조 간부로 한정하나’ 지레 생각할 필요는 없다. ‘촛불 시민도 함께 읽으면 좋은 오늘의 한국 경제 실상과 대안’이라는 부제가 적합하다. 강의록이어서 쉽게 읽힌다.

불평등 문제를 다룬 이정우 경북대 명예교수의 글과 노동시장·노사관계를 설명한 김유선 한국노동사회연구소 선임연구위원의 강의가 특히 흥미롭다. 노무현 정부 때 청와대 정책실장을 지낸 이정우 교수는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과의 차이를 드러낸다. 이 교수가 장하성 교수의 두 책 〈한국의 자본주의〉 〈왜 분노해야 하는가〉를 보았는데, ‘장 교수가 임금 불평등을 주로 강조하는 데 놀랐다’고 한다. 노동 불평등뿐만 아니라 토지·복지 불평등도 중요하게 생각하는 자신과 차이를 느꼈다는 것이다.

김유선 선임연구위원은 재계와 노동계가 서로 다르게 주장하는 부분을 통계 수치를 들어 사실관계를 밝히고 있다. 통계청·고용노동부·한국은행 등에서 각각 발표하는 노동·임금 관련 통계들이 각기 어떤 차이가 있는지 짚은 대목은 기억해둘 만하다.

기자명 차형석 기자 다른기사 보기 cha@sis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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