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즈마 가나코 지음
박승희 옮김
즐거운상상 펴냄

우리가 〈궁극의 미니멀 라이프〉 원서를 만난 것은 2015년이었다. 미니멀 라이프에 관심을 두고 여러 책을 읽었지만 아즈마 가나코의 이야기는 놀라울 정도였다. 가나코 씨는 일본 도쿄 도 아키루노 시에서 가족과 함께 60년 된 전통 주택에 사는데, 삼시세끼를 거의 자급자족으로 해결한다. 냉장고·세탁기는 물론이고 청소기 에어컨도 없다. 그래서 전기료는 한 달에 500엔(약 5000원). 이게 가능해? 전에는 물론이고 미니멀리스트를 꿈꾸는 지금도 전혀 생각지 못했던 실천법이 가득했다.


식료품은 필요한 양만 사고, 남는 것은 보존식품으로 만든다. 빗물을 받아 비누를 푼 대야에 빨래를 담가둔다. ‘빗자루와 걸레’로 쓱쓱 청소하기, 여름에는 발을 늘어뜨리고 부채를 들며 녹색 식물로 커튼을 드리운다. 흔히 미니멀라이프는 버리고 비우는 것이 전부라고 생각한다. 나 역시 크게 다르지 않았다. 가나코 씨의 〈궁극의 미니멀 라이프〉는 차원이 달랐다. 나와 이웃, 마을, 자연 모두에게 도움이 되는 삶의 방식을 추구한다.

나는 가나코 씨의 미니멀 라이프를 대부분 실천하지 못하고 있다. 냉장고·세탁기는 꼭 있어야 하며, 스마트폰·온라인 쇼핑 등 ‘편리의 유혹’을 떨치지 못한다. 그럼에도 이웃과 얼굴을 맞대며 친밀감을 키우려 하고, 얼굴을 아는 가게에서 장보기, 여름은 덥고 겨울은 추운 것이 당연하다고 여기기, 심플하게 옷 입기, 남과 비교하지 않고 내게 맞게 살려고 애쓴다. 환경과 물건의 순환까지 생각하면서 최소한의 것으로 여유를 누리는 가나코 씨의 삶은 생각만 해도 마음이 차분해진다.

〈궁극의 미니멀 라이프〉에는 계절 밥상 차리기, 햇빛과 빗물, 바람을 이용해 시원하고 따뜻하게 생활하기, 오랜 물건 되살려 쓰기, 인간관계에 이르기까지 페이지마다 삶의 지혜가 가득하다.

기자명 홍현숙 (도서출판 즐거운상상 편집장) 다른기사 보기 editor@sisain.co.kr
저작권자 © 시사IN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